palsprings1님의 다른글 더 보기 :: 총 160
목록 닫기목록닫기 목록 열기목록열기
교육/공부

미국 스쿨버스 운전수에 대한 설명(1 편)

2022.04.16


오늘은 미국 스쿨버스 운전수에 대해 좀 소개하고자 한다. 


사실은 50대 후반에 회사를 정리하고 은퇴를 해서 나의 배불뚝이 마누라와 함께 미 전역을 여행할 계획을 세웠었다. 그래서 모터홈도 예전에 가지고 있던 36 피트가 너무 커 둘이 다니기에 좀 불편할 것 같아, 조금 작은 22 피트짜리로 준비하고 팜스프링스로 거처를 옮겼다. 


그런데, 팜스프링스에서 교회 사람들을 싣고 센디에고를 갔다 왔는데, 개스값이 400불 가까이 나왔다. 나는 이거 개스통이 어디 새나 하고 밑을 봐도 전혀 새는 곳이 없었다. 예전 36 피트나 거의 같은 연비였다. 아무리 여행도 좋지만 이렇게 개스비를 쓰다간 살림이 거덜 날 것 같았다. 은행에 돈을 쌓아놓은 것도 아니고.. 


그래서 그냥 교회에 모터홈을 기증하고(나중에 교회에서도 관리가 힘들다고 다시 가져가라고 해서 그냥 팔았다) 집에서 빈둥빈둥 소파에 누워 감자침이나 먹으며 TV 보는 걸로 세월을 보내려니, 일하던 사람이 너무 게을러지고 답답해서 못 견딜 지경이었다. 



나는 생각 끝에 다시 칼리지에 등록해 의료관련 일을 좀 해 볼려고 집을 나섰는데, 배불뚝이가 자기 병원에 좀 데려다 주고 끝나면 같이 가자고 했다. 그래서 배불뚝이가 의사와 상담하는 동안 나는 대기실에 앉아서 옆에 백인 남자와 이런 저런 세상 얘기를 주고 받다 보니, 이 사람이 지금 스쿨버스 운전수를 구한다는 광고를 봤는데, 거기나 한번 가보지 그러냐고 했다. 그래서 배불뚝이가 끝나는 걸 데리고 일단 그 곳으로 한번 가 보기로 했다. 목적은 칼리지 등록이니까 스쿨버스는 그냥 한번 가법게 들러 보는 걸로 갔다. 


그런데, 마침 스쿨버스 운전수 희망자들의 오리엔테니션을 하는 날이었다. 이미 신청을 다 마감하고 2개월 간의 교육에 들어가는 참이었다. 모든 교육과정은 스쿨 디스트릭에서 지원했다. 그거 괜찮겠다 싶어 그 날 당장 등록했다. 이건 교실에서 공부하고 또 시험 보고, 버스로 실기하고 검사관이 평가하고 장난이 아니었다. 점수가 어느 수준 안 나오면 바로 탈락시켰다. 처음에 한 30명 등록했는데, 나중에 운전수가 된 사람은 12명 정도였다. 나는 무슨 떼돈 주는 줄 알았다. 그런데 떼돈은 쥐뿔.. 나야 은퇴후 취미삼아 하는 거지만, 이걸 생계수단으로 삼기는 보수가 좀 적었다. 시간당 17불. 문제는 학생들 아침 등교시간 3시간, 오후 하교시간 3시간이 기본이고, 가끔 필드트립같은 밴드 경연이나 운동경기 혹은 소풍, 극장공연, 관람 등에 갈 때는 추가로 시간이 더해졌다.   


나는 미국에서 크레인을 비롯해 세마이 트럭 등 여러 중장비 면허를 따 봤기 때문에 아는데, 이 스쿨버스는 그 중에서 가장 힘들고 최상의 스킬이 필요한 직업이었다. 나는 미국에서 스쿨버스 운전수를 운전수 중 최고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이들은 수 십년을 해도 거의 사고가 없다. 미국은 학생들과 관련된 안전문제를 가장 중시하기 때문에, 학생을 싣고 다니는 운전수 훈련은 엄격했다. DMV에서 트럭 운전 면허 따는 건 기본이고, CHP(켈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대)에 가서 필기 3시간 보고(3번 떨어지면 처음부터 다시 공부), 고속도로 및 로컬 도로 주행 시험(역시 3번 떨어지면 처음부터 다시 2달 공부), 그리고 음급처치법, 면허를 따고 나서도 2년 마다 CHP 가서 시험 다시 봐야 하고.. 매년 30시간의 안전교육 이수, 리포트는 평균 하루 2번(학생들이 싸우거나 문제가 있으면 운전수가 일일이 그 때 상황을 리포트로 써서 내야 함) 그리고 암행 감시원이 버스 뒤를 쫓기도 하고.. 또 초 단위로 버스가 달리는 속도가 기록돼 조금이라도 과속한 기록이 나오면 슈퍼바이저에게 불려가서 경고를 받아야 했다.(경고가 쌓이면 해고) 참고로 스쿨버스는 어느 고속도로에서도 55 마일 이상 달릴 수 없다. 혹시 버스가 너무 늦게 달린다고 뒤에서 경적을 울리면 안된다. 그리고 버스가 서서 학생들이 타고 내리는 순간에는 모든 차가 서서 기다려야 하고, 그렇지 않고 그냥 옆으로 스쳐 갈 경우, 운전수가 그 차 번호를 적어서 고속도로 순찰대에 보고하게 되어있다. 나도 수 백건을 보고한 것 같다. 


이 스쿨버스가 작은 밴 타입부터 위에 사진 같은 큰 버스까지 다양한데, 이 고참들이 작은 밴으로 장애자나 스페설 케어가 필요한 학생들을 실어주는 쉬운 일을 하고, 신참들은 제일 큰 버스를 몰게 하는 건 물론이고, 코스도 고참은 고급 동네 학생들 싣고 다니며 룰루랄라 쉽게 하는데, 신참은 주로 빈민가나 문제아들 많은 동네 학생들 실어오는 코스에 배당이 돼서 매일 매일이 거의 전쟁이었다. 이 놈들 말 드럽게 안 듣고 엄청 문제를 일으켰다. 보통 운전수가 일과 후 버스를 청소하는데, 이 놈들이 먹던 음식을 일부러 바닥에 버리고 발로 막 짓 뭉게기도 하고, 의자 가죽 시트를 면도칼로 막 잘라서 못 쓰게 해놓기도 했다. 때로는 아침에 늦게 와서 버스가 이미 출발해 신호대에 섰는데, 뛰어 와서 문을 두드리고 열으라고 해서 안 열어주면 가운데 손가락을 세우고 욕을 하기도 했다. 규정상 길 가운데서 학생을 태울 수 없게 되어 있다. 물론 나중에 학교를 찾아가 교장에게 그 학생 좀 불러달라고 해서 단단히 주의를 주기는 했다. 교장이 학생이 지금 수업 중인데, 자기가 데리고 오겠다고 하더니 그 놈을 끌고 왔다. 교장이 빨리 사과하라고 하니까, 이 놈이 잘못했다고 사과해서 봐줬다. 


못 다한 얘기는 2편에서..                                                                                       

좋아요
태그
인기 포스팅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