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공부

미국 스쿨버스 운전수에 대한 설명(3 편)

2022.04.25


그렇게 문제아들을 나름 정리하고 앞으로는 별 문제가 없겠거니 했더니,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고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그 날도 평소와 같이 학생들을 등교시키고 나서, 오후 하교 시간에 맞춰 다시 학생들을 싣고 집 근처 정거장에 하나 둘씩 내려놓고 있었다. 아이들이 다 내린 것을 확인하고, 또 길을 무사히 건넜는지를 확인한 후, 버스를 막 출발시키려는데, 갑자기 승용차 하나가 고속으로 달려오더니, 나의 버스 앞을 끼익! 하며 가로 막았다. 버스가 빠져 나갈 수 없게 기술적으로 막았다. 많이 해본 솜씨같았다. 나는 이게 무신 일이고..? 하고 의아해 했다.


그랬더니.. 뚱뚱한 해비급 흑인 여자가 차 문을 신경질적으로 열고 나오더니, 버스로 와서 문을 열으라고 쾅쾅!! 거의 부서질 정도로 막 두들겨댔다. 그래서 나는 무슨 영문인지 몰라 "도대체 무슨 일로 그러냐?"고 물었더니, "오픈 더 도어!!"하고 계속 문을 두들겼다. 마치 예전 한국의 절구공이 만한 주먹으로 버스 문을 사정없이 두들겼다. 


나는 저 여자 저러다 차 문 다 부쉬겠다 싶어, 할 수 없이 문을 열어줬다. 그랬더니, 이 여자가 성난 황소처럼 버스로 뛰어올라 오더니, 운전석에 앉은 나에게 황소 눈 뒤집힌 듯 허연 흰자를 드러낸 채, 그 큰 대형 소시지같은 손가락으로 내 눈 앞을 막 찔려대며, 왜 우리 아들 아무 잘못도 안했는데, 정학을 받도록 했냐고 막 큰 소리로 따졌다. 까딱하면 들고 칠 기세다. 


그래서, "도대체 아들이 누군데 그러냐?" 그랬더니, 윌리엄이라고 했다. 나는 그제서야 그 지 엄마 닮아 뚱뚱하면서 뺀졸거리게 생긴 아이 하나를 생각해 냈다. 이 아이가 사고뭉치 1번은 아니지만, 일종의 보스 밑에서 까불거리며 분위기 잡고, 1번과 짝짝쿵이 되어 온통 버스 안을 개판으로 만드는 말하자면 서열 2번이었다. 좋게 말하면 1번 비서관이고, 나쁘게 말하면 상감마마 모시는 내시 정도 됐다. 물론 이 녀석이 정학처분을 받고 학교도 못가고 집구석에서 빈둥거리니까, 엄마가 "야! 너 또 사고 쳤어?" 하고 물었을 것이 분명하고, 또 이 녀석은 엄마한테 혼나는 것이 정학보다 더 두려우니까,(저 후라이판같은 손바닥으로 맞으면 골로간다) "아니요! 절~~~대 사고 안치고요.. 정말 얌전하게 있었는데, 그 이상한 애시안 운전수 XX가 나를 찔렀다니깐요.." 이랬을 게 분명했다. 그닝깐, 이 뚱보 아줌마는 지 멀쩡한 착한 아기를 이 나뿐 운전수가 아무 이유없이(?) 고자질해서 정학을 당하도록 했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나는 성난 황소같이 길길이 뛰는 이 아줌마를 일단 진정시킬 필요가 있었다. 나는 슬며시 무전기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 이 여자에게 "지금 당신이 무슨 짓을 하고있는지 아느냐? 스쿨버스를 강제로 막은 것과 이렇게 버스 위에 뛰어 올라와 난동을 부리고, 아이들 안전을 위협하고, 공포심을 조성하는 행위가 중범에 해당하는 거 아나? 지금 당신 엄청 실수하고 있는데, 내가 당장 911 불러서 테러당하고 있다고 신고하랴? 아니면 스쿨 디스트릭에 연락해서 버스가 괴한으로 부터 공격당해 서 있다고 신고하랴? 어떡할래? 순순히 내릴래? 아니면 계속 뻐팅기고 서 있을래?" 했더니, 이 뚱보가 그 때서야 사태를 알아차리고 슬그머니 돌아서 내려갔다. 나는 그 날은 그렇게 일정을 마치고 퇴근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 날 일어났다. 아침 학생들을 등교시키고, 직원들과 맥다놀 식당에 점심을 먹으러 가는데, 갑자기 사무실에서 호출이 왔다. 빨리 사무실로 들어오라는 것이였다. 나는 할 수 없이 사무실로 향했다.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디스펫처(무전기 담당 직원. 이 친구가 권한이 막강하다. 모든 운전수를 총괄한다.)가 지금 회의실에 많은 사람이 모여 어제 버스에 녹음된 동영상을 다 같이 봤다며, 들어가 보라고 했다. 이 뚱보 아줌마가 어제 있었던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스쿨 디스트릭에 신고를 했던 것 같다. 그러자 스쿨 디스티릭 관계자들이 녹화된 동영상을 보고 결정하기로 한 것이다. 누가 처벌을 받던.. 


내가 회의실에 들어가니 긴 테이블에 한 10명 정도의 사람들이 앉아있다 나를 일제히 주시했다. 그 뚱보도 보이고, 학교 교장, 교무 주임, 스클 디스트릭 디렉터, 우리 부서 슈퍼바이저, 매니저, 청원경찰 등등.. 


나는 "무비 재밌게 잘 보셨습니까?" 하고 농담을 하며 들어가니, 우리 부서 여자 슈퍼바이저가 나에게 오더니 갑자기 포옹을 했다. 그러면서 "정말 일을 잘 했습니다. 당신을 다시 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하고 말했다. 사실.. 운전수가 문제가 있으면 슈퍼바이저도 책임을 질 수 있기 때문도 있지만, 학부모나 학생들 말만 믿고 나를 마치 나쁜 운전수로 생각했을 수도 있다. 


슈퍼바이저는 이어서 "당신은 법과 규칙대로 행동했고, 녹화된 동영상 어디에도 잘못된 걸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문제는 그 학생들이었습니다"고 말했다. 학교 교장도 악수를 청하며 고맙다고 하고, 디스트릭 디렉터도 악수를 청하며 고맙다고 했다. 다만 이 뚱보 아줌마만 혼자 구석에 앉아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풀이 죽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 일 이후로 그 문제아들 라우트가 조용해진 건 물론이고, 학생들이 나를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저 사람은 한다면 하는 사람이다라고 생각했는지.. 


미국은 이렇게 순간적으로 범법자가 될 수 있고,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그래서 항상 법과 규칙을 준수하고 사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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