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치고 살았으면 좋을 말(일)(9 회)>(난, 바빠서..)

<고치고 살았으면 좋을 말(일)(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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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회에 이어 

욕먹을 각오하고 이 글을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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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바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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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묻고 싶다.

이 세상에 바쁘지 않은 사람 있을까?

그런데 살아남기 바쁜가, 죽으러 가기 바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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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서울에서 보행자의 도로 무단횡단을 심하게 단속을 할 때

단속원이 길 건너편에 있다가 이를 어긴 사람들에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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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저쪽에 보행자용 횡단로가 있는데 무단으로 횡단을 하였습니까?

열 사람에게 물으면 열 사람의 답, “바빠서요...”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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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속원이 30분 정도를 이 사람들을 길가 일정 장소에 있게 하였다가 

일장 훈계를 하고 다시 그렇지 않겠다는 구두 언약을 듣고 모두 가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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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면서 모두 들, 고맙다 미안하다 등 어떤 말도 없이...

재수 없이 걸렸다는 표정으로 뒤도 안 보고 휘적휘적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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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렇게 바쁜 사람들이라면 30분씩이나 지체를 했으니

빨리 걷든지 뛰든지 급한 낌세가 있어야 할 터에.. 

아무도 그런 흐트러짐 없이 점잖게 휘적휘적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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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급한데 몸은 아니라는 건가?

아니면 바빠도 양반이라 그렇다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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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보면 횡단로에선 지금 막 빨간 불이 들어와 

들어가지 말아야 할 걸 알고서도 자동차가 보이지 않는다고 급하게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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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곤 다 건너서는 세월아 네월아 하고 걷는다.

이들도 바빠서 그랬다고 하겠지.

어쩌다 일어난 교통사고는 바쁜 사람들이 만드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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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그 나라 사람들의 기질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일까. 

유라시아 대륙의 서쪽 끝, 아일랜드에선

하루에 1년의 날씨를 경험할 수 있을 만큼 날씨가 변덕스러울 때가 많아 

그에 대비한 옷차림을 갖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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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아일랜드에는 포근한 봄날의 아침이 

낮에는 차가운 북풍이 휘몰아치는 겨울로 변하는 일이 흔하게 벌어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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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비해 우리나라의 1년은 사계절에 맞춰 서서히 변하는 편이다. 

이런 예측 가능한 날씨 덕분에 우리 조상들은 '때'를 아주 중요하게 여겼다. 

씨앗을 뿌려야 할 때 씨앗을 뿌리고, 

수확 철에는 때맞춰 곡식을 거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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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와 아일랜드 사람들의 성격은 두 나라의 날씨만큼이나 딴판이다. 

변덕스러운 날씨의 아일랜드 사람들은 대체로 느긋한 편이고 

어떨 땐 속이 터질 만큼 느리게 행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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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빨리빨리' 사고에 

익숙하고 또 이것을 좋아하기도 한다. 


어쩌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계절의 변화를 놓치면 큰일 난다는 

조상들의 스트레스가 우리에게 '빨리빨리'를 물려주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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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아일랜드가 유럽에서 가장 역동적인 나라가 된 것은 

그들의 정확성과 차분함이 한몫 했을 것이라 보는 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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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경우는 '빨리빨리' 사고와 행동이 

발전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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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린 이런 건 고쳐야 한다.

대충대충해! 눈치껏 해! 난 바빠서.. 냄비근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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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사람들은 한국인들을 “라피도 피플(rapid people)”이라고 한다.

빨리빨리 와 성급함과는 다르다. 

일을 열심히 빨리빨리 하는 것과

성급하게 대강대강 빨리빨리 하는 것과는 다르다.

...

국가의 질은 국민의 질을 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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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좋은 하루 되십시오!

==== 의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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