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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저래 지나고 보니 남는 건 노쇠한 몸과 희미해지는 정신력뿐이고 더 해진다는 게 나이가 있을 뿐이다. 나이를 먹는 게 어찌 나만의 일일까 마는 세상사 모두가 더불어 삶에서 희로애락을 찾게 되니 주위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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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말하길,
“늙으면 말은 줄이고 지갑은 자주 열어라!”
라고 한다더니 이 말의 뜻을 점점 깊게 이해가 가기 시작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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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노인네의 말이란 젊은이가 아닌 또래의 노인이 들어도 영양가 없는 괜한 잔소리 같은 것, 무슨 푸념 같은 게 많음을 내가 뱉어내는 말에서도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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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소릴 듣지 않고 살려면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던지는 말은 모두가 우리 자신이 보고 듣고 느낀 것에서 나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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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스스로의 언행을 바르게 하려면
그 보고 들음을 늘려야 할 것인가?
아니면 이미 나의 뇌리에 차지하고 있는 것만이라도 바르게 쓸 생각을 해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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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내가 젊은이라면 전자를 택하는 게 옳을 것 같고
나 같은 노인네에겐 후자를 택해야 할 듯싶다. 특히나 나 같은 노인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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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유는 이렇다.
내가 뭘 몰라서 언행이 바르지 못 한 게 아니고
내가 아는 앎을 바르게 알지 못 하고 있거나 아니면 나의 현재의 처지를 망각한데서 나온 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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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한국에서 스님들이 좋은 말씀들로 중생들의 마음 다스리기를 일러주는 분들이 많이 계신다. 특히나 정목, 비구니 스님의 말씀 중 하나를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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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로 화가 나려고 하거든 이렇게 해보라고 하신다.
자기의 검지(둘 째 손가락)를 세워 스스로의 이마에 대고는 남이 나를 부르듯 자기의 이름을, “ xxx 씨!” “ xxx 씨!” “ xxx 씨!” 하고 세 번 만 천천히 눈을 감고 불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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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곤,
“난, 반응 않는다!” “난, 반응 않는다!” “난, 반응 않는다!” 라고 해보면 어느 듯 자기의 욱하던 감정이 가라앉게 됨을 느끼고 바로 스스로의 감정통제가 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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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라도 해서
내가 잘 못했다고 보는 일이던 아님 아무런 잘못이 없었다고 보는데도 주위의 시선이 곱지 않을 땐 이렇게 해보니 무척 나의 삶이 홀가분해짐을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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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정답은 없다.
그건 그 사람의 답이고 이건 나의 답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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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도 없는 문제에 얽매여 살 필요가 있을까?
이렇게 사는 게 나이를 바르게 먹는 법이 아닐까하는 나의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