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내가 어릴 때는 컴퓨터는 말할 것도 없고 텔레비젼이나 전자오락같은 것들도 없었으므로, 추운 겨울에도 밖에서 썰매를 타거나 연날리기를 하면서 노는 경우가 많았다. 그 당시 우리 또래들은 쓰고 남은 자투리 한지를 네모로 잘라서 거기에 부서진 비닐우산의 대나무살을 얇게 깎아서 둥그렇게 구부려 붙여서 가오리연, 방패연같은 것을 만들어서 날리고 놀았다. 그런데, 연을 날리고 싶을 때 늘 바람이 적당하게 불어 주는 게 아니어서 동네 여기 저기로 바람이 잘 부는 곳을 찾아 다니기도 하고, 연줄을 잡고 넓은 벌판에서 막 뛰어가면서 바람을 일으켜서 억지로 연을 띄우기도 했다. 연을 날리다 보면 바람이 늘 일정한 방향으로만 부는 게 아니므로 때로는 근처 나뭇가지에 연이 걸려 힘들여 만든 연을 찢어먹거나 아예 잃어버리는 일도 종종 생기곤 했다. 그런데도 우리 동무들은 늘 큰 나무들이 있는 근처에서 연을 날리곤 했다.
그러던 어느날 지나가던 이웃집 아저씨가 나뭇가지에 걸린 연을 내려주면서 왜 넓은 벌판 놔두고 굳이 나무숲 바로 옆에서 연을 날리느냐고 물었다. 우리는 그 걸 몰라서 묻느냐는 듯 “숲 근처라야 바람이 많이 불잖아요?”라고 했다. 아무 것도 없는 넓은 평지에서는 바람이 부는 것이 보이지 않지만, 나무숲을 보면 나뭇잎이 펄럭이고 나뭇가지가 휘는 게 보이니까 어린 우리 눈에는 나무가 바람을 일으키는 걸로 보였던 것이다. 우리 얘기를 들은 그 아저씨는 껄껄 웃으면서 나무가 바람을 일으키는 게 아니라 바람이 나무를 흔드는 것이란 사실을 일깨워 주었다. 세상에는 ‘겉으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이면의 진실’이 따로 있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나는 그 때 처음 깨닫기 시작했다.
흔히 공원 연못이나 호숫가에 가면 오리나 백조들이 한가롭게 물위를 유영하면서 오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가끔씩 머리를 물속에 담그기도 하면서 유유히 떠돌아 다니는 그 모습을 바라보노라면 무척 여유롭고 한가해 보여 마치 여유시간을 즐기기 위해 산책나온 우리들처럼 저들도 여유로운 한 때를 보내고 있는 걸로 착각을 하곤 한다. 그런데, 그렇게 한가롭게 느릿느릿 놀이하듯이 물위를 떠다니는 모습은 다만 겉으로 보이는 모습일 뿐이고, 사실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물밑에서는 양 다리가 쉴 새 없이 물을 할퀴며 움직이고 있으며, 두 눈은 쉴 새 없이 먹이를 찾고 있는 것이다.
어떤 사물이나 현상을 볼 때 겉으로 보이는 것만이 아니라 그 뒤에 숨어 있는 보이지 않는 것들을 알아차리는 힘이 곧 지력(知力)이다. 지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당장 눈앞에 보이는 현상의 겉모습밖에 볼 수 없고, 그에 따라 일차원적인 반응을 한다. 사과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걸 보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사과가 다 익어서 또는 상해서 떨어지는구나.” 라고 생각할 때 그 이면에서 눈에 안 보이게 작용하는 ‘만유인력’을 생각해 내는 것은 고도의 지력이다.
20여년전 유홍준교수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서문에서 인용하여 유명해진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느낀다”는 말이 있다. 그 책에서 이 말은 똑같은 예술작품이나 유물을 보더라도 전문지식을 갖춘 눈으로 보면 훨씬 더 많은 걸 볼 수 있어서 보다 깊은 감흥을 느낄 수 있다는 의미로 쓰였지만, 이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부딪히는 사회현상에 대해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같은 사물이나 사회현상을 보더라도 각자의 지력에 따라 보는 깊이가 다르고, 따라서 그 반응도 판이하게 다를 수 있다는 말이다.
이 지력의 문제는 비단 개인 차원에서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 어느 사회나 국가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한 사회나 국가의 수준은 그 구성원들 각자의 지력이 모여서 나타나는 ‘집단지력’의 수준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국민의 대다수가 문맹이며 평균적 지적 수준이 형편없이 낮은 국가에서 아무리 훌륭한 헌법을 만들고 그럴듯한 민주국가체제를 갖춰 놓아도 선진민주국가처럼 작동이 되지 않는 이유도 바로 국가라는 집단으로서의 의사결정에 있어서 국민들의 ‘집단지력’이 그 체제를 제대로 작동시킬 만큼의 수준에 와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한 집단의 지적수준과 성숙도는 평시보다는 위기가 닥쳤을 때 더욱 극명하게 나타나는 법이다. 최근 한국에서 전대미문의 비극적인 참사인 세월호침몰사고를 겪으면서 사람들이 보이고 있는 반응들을 보면서 새삼 이 '집단지력’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된다.
사람 사는 세상에는 늘 크고 작은 사건과 사고가 일어나게 마련이지만, 이 번 사고는 ...... http://blog.naver.com/damianrah/220000448372
그러던 어느날 지나가던 이웃집 아저씨가 나뭇가지에 걸린 연을 내려주면서 왜 넓은 벌판 놔두고 굳이 나무숲 바로 옆에서 연을 날리느냐고 물었다. 우리는 그 걸 몰라서 묻느냐는 듯 “숲 근처라야 바람이 많이 불잖아요?”라고 했다. 아무 것도 없는 넓은 평지에서는 바람이 부는 것이 보이지 않지만, 나무숲을 보면 나뭇잎이 펄럭이고 나뭇가지가 휘는 게 보이니까 어린 우리 눈에는 나무가 바람을 일으키는 걸로 보였던 것이다. 우리 얘기를 들은 그 아저씨는 껄껄 웃으면서 나무가 바람을 일으키는 게 아니라 바람이 나무를 흔드는 것이란 사실을 일깨워 주었다. 세상에는 ‘겉으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이면의 진실’이 따로 있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나는 그 때 처음 깨닫기 시작했다.
흔히 공원 연못이나 호숫가에 가면 오리나 백조들이 한가롭게 물위를 유영하면서 오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가끔씩 머리를 물속에 담그기도 하면서 유유히 떠돌아 다니는 그 모습을 바라보노라면 무척 여유롭고 한가해 보여 마치 여유시간을 즐기기 위해 산책나온 우리들처럼 저들도 여유로운 한 때를 보내고 있는 걸로 착각을 하곤 한다. 그런데, 그렇게 한가롭게 느릿느릿 놀이하듯이 물위를 떠다니는 모습은 다만 겉으로 보이는 모습일 뿐이고, 사실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물밑에서는 양 다리가 쉴 새 없이 물을 할퀴며 움직이고 있으며, 두 눈은 쉴 새 없이 먹이를 찾고 있는 것이다.
어떤 사물이나 현상을 볼 때 겉으로 보이는 것만이 아니라 그 뒤에 숨어 있는 보이지 않는 것들을 알아차리는 힘이 곧 지력(知力)이다. 지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당장 눈앞에 보이는 현상의 겉모습밖에 볼 수 없고, 그에 따라 일차원적인 반응을 한다. 사과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걸 보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사과가 다 익어서 또는 상해서 떨어지는구나.” 라고 생각할 때 그 이면에서 눈에 안 보이게 작용하는 ‘만유인력’을 생각해 내는 것은 고도의 지력이다.
20여년전 유홍준교수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서문에서 인용하여 유명해진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느낀다”는 말이 있다. 그 책에서 이 말은 똑같은 예술작품이나 유물을 보더라도 전문지식을 갖춘 눈으로 보면 훨씬 더 많은 걸 볼 수 있어서 보다 깊은 감흥을 느낄 수 있다는 의미로 쓰였지만, 이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부딪히는 사회현상에 대해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같은 사물이나 사회현상을 보더라도 각자의 지력에 따라 보는 깊이가 다르고, 따라서 그 반응도 판이하게 다를 수 있다는 말이다.
이 지력의 문제는 비단 개인 차원에서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 어느 사회나 국가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한 사회나 국가의 수준은 그 구성원들 각자의 지력이 모여서 나타나는 ‘집단지력’의 수준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국민의 대다수가 문맹이며 평균적 지적 수준이 형편없이 낮은 국가에서 아무리 훌륭한 헌법을 만들고 그럴듯한 민주국가체제를 갖춰 놓아도 선진민주국가처럼 작동이 되지 않는 이유도 바로 국가라는 집단으로서의 의사결정에 있어서 국민들의 ‘집단지력’이 그 체제를 제대로 작동시킬 만큼의 수준에 와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한 집단의 지적수준과 성숙도는 평시보다는 위기가 닥쳤을 때 더욱 극명하게 나타나는 법이다. 최근 한국에서 전대미문의 비극적인 참사인 세월호침몰사고를 겪으면서 사람들이 보이고 있는 반응들을 보면서 새삼 이 '집단지력’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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