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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저사진 rousou 열린마당톡 2014.06.07 신고
읽어 볼만한 억지
자본주의를 제외한 모든 이념은 '연고주의'다<자유경제스쿨>자기 힘만으로 권력 유지 힘들어 연고자에 혜택 제공
기사본문댓글 바로가기등록 : 2014-06-08 10:34 가 가 인쇄하기
황수연 경성대 교수 기사더보기 +
랜들 홀콤(Randall G. Holcombe)과 안드레아 카스티요(Andrea M. Castillo)는 '자유주의와 연고주의: 대항하는 두 정치 경제 체제(Liberalism and Cronyism: Two Rival Political and Economic Systems)'라는 책에서, 자본주의, 사회주의, 공산주의, 파시즘, 조합주의, 전제 정치, 진보주의, 과반수결주의, 환경 보호주의, 사회적 정의, 연고 자본주의, 민주주의, 산업 정책 등 다양한 주의들 혹은 정치 경제 체제들을 비교 검토한 후, 자본주의를 제외한 모든 정치 경제 체제들이 연고주의에 이른다는 점과 우리가 부유하게 살기 위해서는 자유주의와 자유주의의 경제적 성분으로서의 자본주의를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모든 체제들은 자유주의 체제 아래에서 자원 배분이 교환과 상호 합의에 근거하여 일어나거나 비자유주의 체제 아래에서 어떤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의 활동을 지휘할 권력을 가지거나 둘 중 하나다. 어떤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의 활동을 지휘할 때는 그러한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결정을 내린다. 또 권력자들은 자신들의 힘만으로는 권력을 유지하기 힘들어 연고자들(cronies)을 필요로 하며, 연고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연고자들에게 혜택을 제공한다. 이런 연고주의 체제에서는 연고자들은 생산성 향상보다 정치적 연줄을 통해 성공하려 한다.

자유주의는 다른 사람들을 다룰 때 개인 권리 보호와 자발적 합의에 의거하는 정치 철학이다. 자유주의에서 정부의 역할은 개인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에 국한된다. 위에 열거된 모든 주의들 혹은 체제들 중에서 자본주의만이 자유주의에 속하고 나머지는 모두 연고주의의 폐해를 겪는다. 저자들은 책에서 이 나머지 모든 체제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연고주의를 야기하며 그 결과가 어떻게 되는지 설명한다.

위에 열거된 주의들 혹은 체제들에서 사회주의, 공산주의, 파시즘, 조합주의, 혹은 전제 정치를 우리가 신봉해야 할 주의 혹은 채택해야 할 체제라고 믿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그러나 민주주의, 진보주의, 환경 보호주의, 사회적 정의, 산업 정책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호감을 가진다. 그렇지만 전자들과 마찬가지로 후자들도 연고주의의 변종일 뿐임을 저자들은 책에서 잘 설명하고 있다.

민주주의가 그저 과반수의 의지를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면 그러한 민주주의는 과반수 연고자들의 이익을 위해서 사회 전체에 해를 끼치는 정치적 압력 아래 놓이게 된다. 그 결과 경제에 위험을 일으킨다. 따라서 민주주의에는 헌법적 제약이 있어야 한다. 민주 국가들이 파괴적으로 되기보다 생산적으로 되기 위해서는 정치적 권력을 잡고 있는 사람들이 행사할 수 있는 재량을 제한해야 하며 그래야 그들이 연고주의에 종사할 능력이 제한된다.

진보주의는 정부가 단순히 국민들의 권리 보호에 국한하지 않고 국민들의 이익도 돌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정부에게 국민들의 이익을 돌보도록 권한을 부여하면 불가피하게 어느 집단이든 다른 집단들의 이익을 희생시키고 자기 집단의 이익을 얻게 되어 연고주의에 이른다. 연고주의 아래서는 사람들은 경제적 생산성을 증대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기보다 정치적 연줄을 통하여 다른 사람들의 이익을 빼앗으려고 한다.

환경 보호주의자들은 환경 저하에 기여하는 소위 불가피한 시장 자본주의 과잉을 교정하기 위해 많은 상이한 종류들의 정부 개입을 지지한다. 그러나 정부 개입이 항상 그렇듯이 정부가 법령화하는 많은 환경 보호주의 정책들은 다른 집단들의 희생으로 어느 집단에 이익을 가져다준다. 환경 집단은, 때로는 혼자 힘으로 때로는 생산자 집단과 제휴하여, 다른 집단을 희생시키면서 자기 집단의 이익을 추구한다. 이 책은 특히 미국 오바마 정부에서 일어난 그러한 연고주의 사례들을 많이 제시한다.

오늘날 사회적 정의 운동은, 예를 들면 페미니즘(feminism) 운동이나 소수 집단 우대 조치(affirmative action) 정책을 통해, 다른 집단들을 희생시키고 어느 집단에 특권을 부여하려고 한다. 이것은 집단의 구성원들이 인적 자본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려고 노력하기보다 각 집단이 정치적 영향력을 사용하여 특권을 누리는 집단이 되려고 하는 연고주의를 초래한다.

따라서 환경 보호주의나 사회적 정의는 자유주의에 입각한 정책을 사용해야 연고주의의 폐해를 피할 수 있다. 환경 보호주의에 대해서는 개인이 환경 친화적 기술과 제품을 사는 것에서부터 환경 단체가 보존 지역권(地役權)을 사는 것에 이르기까지 자유주의적 대안이 있다. 사회적 정의도 모든 사람을 집단의 구성원 자격에 근거해서가 아니라 개인으로서 취급하고 모든 사람을 법 아래에서 평등하게 취급해야 한다. 초창기 페미니즘 운동과 민권 운동이 그랬다.

한국이 산업 정책 때문에 번영하게 되었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정부가 산업 정책을 통하여 특정 기업과 산업을 선택하여 지원할 때는 연고주의에 이른다. 연고주의 아래서는 기업이 생산성 향상에 노력하기보다는 정치적 연줄로 이익을 얻으려고 하기 때문에 성장이 저해된다. 한국은 산업 정책 때문에 경제가 성장한 것이 아니라 산업 정책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성장했다. 이 점은 홍콩과 싱가포르의 예가 암시한다.

오늘날 산업 정책에 대한 반발로서 경제적 민주주의가 주장된다. 과거에 산업 정책을 통해 근로자를 희생시키고 재벌에 특혜를 주었으니 이제는 근로자에게 혜택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재벌에 혜택을 주는 산업 정책이나 근로자에게 혜택을 주는 경제적 민주주의나 시장의 생산성 대신 정부의 권력에 맡기자는 생각으로 다 같이 연고주의의 피해를 겪는다.

연고주의 체제에서는 사람들이 생산적인 활동에 종사하기 보다는 정치적 연줄을 통해 성공하려고 한다. 연고주의 체제를 채택하면 사람들이 가난하게 된다. 정치적 연줄의 힘이 경제적 생산성의 힘을 능가할 때 국가는 쇠퇴하기 시작한다. 개인의 생산성보다 정치적 연줄이 성공을 좌우하는 사회는 미래가 없다.

자유주의의 경제적 구현으로서의 자본주의를 제외하면 위의 정치 및 경제 체제들은 모두 연고주의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바람직한 경제 정책 방향은 자유방임 자본주의이다. 여기서 정부의 역할은 법치를 확립하고 개인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뿐이다. 서양 민주 국가들은 자기들의 민주 정부 때문에 번영한 것이 아니라 그런 정부의 권력을 제한한 헌법적 제약 때문에 번영했다. 우리가 나아갈 방향은 연고주의가 아니라 자유주의다.

글/황수연 경성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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