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창작

[내 마음의 短篇小說] 마지막 사과

2026.04.19

[내 마음의 短篇小說]


마지막 사과 


골짜기 위로 아침이 천천히 내려왔다.
아침은 마치 자신이 완전히 낮이 되어도 좋은지 망설이는 듯했다.
얇은 안개가 들판과 언덕 사이에 걸려 있었고, 땅은 아직 깨어날지 말지 결정을 내리지 못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엘리엇은 오래된 집 앞에 서 있었다.

그 집은 더 이상 집이라 부르기 어려웠다.
나무와 바람과 기억이 서로를 붙잡고 겨우 형태를 유지하고 있을 뿐이었다.
집 뒤편에는 사과나무가 한쪽으로 기울어진 채 서 있었다.
마치 시간이 너무 오래 그 나무에 기대 있었던 것처럼.

그 나무는 그의 아버지가 이 땅에 처음 들어왔을 때 심은 것이었다.

이제 그 나무에 남아 있는 것은 단 하나의 사과뿐이었다.

그는 일주일 전 그것을 이미 알아차렸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곳에서는 말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잘 이해되는 경우가 많았다.

아버지는 늘 말하곤 했다.
말이라는 것은 때때로 침묵이 이미 정리해 둔 것을 흐트러뜨린다고.

“손으로 유지할 필요가 없는 것은 그대로 두어라.”

아버지는 그렇게 말했다.

그때의 엘리엇은 아직 어렸다.
가지는 것이 곧 살아가는 것이라고 믿을 만큼.

사다리는 헛간 뒤편에 있었다.
더 이상 많은 일이 남아 있지 않은 집에서, 여전히 버려지지 않은 도구들 사이에 기대어 있었다.

그는 그것을 천천히 끌어왔다.
나무의 무게보다 더 오래된 기억의 무게가 함께 따라오는 듯했다.

사다리를 나무에 기대자 가지는 그를 밀어내지 않았다.
그저 받아들였다.
이 나무는 언제나 그랬다.
비와 바람, 그리고 잃어버린 것들까지도.

그는 올라가기 시작했다.

올라갈수록 나무는 작게 신음하듯 삐걱거렸다.
마치 오래된 노인이 말을 꺼내기 전에 목을 고르는 소리처럼.

중간쯤 올라갔을 때 그는 멈췄다.

아래에서 보던 것보다 세상은 작아져 있었다.
세상이 변한 것이 아니라, 거리는 사물의 의미를 지워버리는 방식으로 작동하기 때문이었다.

사과는 이제 가까이 있었다.

생각보다 작았다.
완벽하지도 않았다.
한쪽이 조금 무르게 변해 있었지만, 오히려 그것이 더 진짜처럼 보였다.

그는 잠시 생각했다.
아버지라면 아마 이 사과를 끝내 올라가지 않았을 것이다.

신성해서가 아니라,
그냥 두는 것으로 충분했기 때문에.

바람이 지나갔다.

그 순간 엘리엇 안에서 무언가가 느슨하게 풀렸다.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가뭄 끝에 물이 스며드는 방식처럼.

그는 깨달았다.

이 사과는 결코 사과가 아니었다.

그것은 사라지지 않으려는 기억이 스스로 만든 형태였다.

아버지의 목소리가 다시 떠올랐다.
 소리가 아니라 무게로.

“모든 것을 가져갈 필요는 없다.”

“모든 것은 손에 속한 것이 아니다.”

그는 한참 동안 그 자리에 있었다.
한 손은 사다리를 붙잡고, 다른 손은 나무 껍질 위에 놓은 채.

마치 나무가 대답해 줄지도 모른다는 듯.

하지만 나무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그를 붙잡고 있을 뿐이었다.

결국 그는 내려왔다.

결정이라기보다는 포기였고, 선택이라기보다는 수용이었다.

땅은 더 무겁게 느껴졌다.
마치 그가 무엇인가를 가지고 올라갔다가, 덜어낸 채로 돌아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처럼.

그는 한동안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그리고 몇 걸음 뒤에야 다시 올려다보았다.

사과는 여전히 거기에 있었다.

작은 채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날 밤 집은 조용했다.

오래된 집 특유의 조용함이었다.
비어 있어서가 아니라, 너무 많은 것을 기억하고 있어서 조용한 집.

엘리엇은 창가에 앉아 바람이 나무 틈 사이를 지나가는 소리를 들었다.

아버지의 손을 떠올렸다.
말이 아니라 손이었다.
도구를 잡던 방식, 흙을 만지던 방식, 그리고 사라진 것을 다루던 방식까지도.

그는 잠이 드는 순간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잠들었다.

꿈속에서 아버지는 과거가 아니라 같은 계곡 안에 서 있었다.
같은 빛. 같은 침묵.

아버지는 말하지 않았다.

말이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저 엘리엇을 바라보았다.
이해란 반드시 동의가 아니었음을 말하듯.

다음 날 아침은 어떤 의식도 없이 찾아왔다.

나무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

그러나 사과는 사라져 있었다.

누가 가져간 것도 아니고,
누가 훔쳐간 것도 아니었다.

그저 더 이상 남아 있을 이유가 없어졌을 뿐이었다.

엘리엇은 한동안 그 나무 아래에 서 있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그는 사라진 것에서 의미를 찾지 않았다. +++


2026. 4. 19. 

崇善齋에서


{솔티}


English translation: The Last Apple

https://www.k-gsp.org/publish/post/194709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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