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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저사진 parandon 열린마당톡 2013.03.01 신고
제사상에 절을 해 보는 첫 경험
지난 한국 방문때 설날 아침에 아버지 어머니에게 세배를 하고 작은 집을 방문했다. 작은 아버지가 작년 돌아가셨는데 장례식에 참석도 못했으니 당연 가야하는 일이었다. 거기서 나는 일생 처음으로 차례상에 절을 했다.

신기하게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나의 아버지는 내가 태어나기 훨씬 전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이고 제사를 지내지 않아서 나도 자연 그런 경험이 한 번도 없었다.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지만, 장례식장에 가서 관 앞에서도 절도 하지 않고 곡도 하지 않았다. 잠시 앉아서 기도하는 척 했지만 어릴적의 치기정도 밖에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작은 아버지는 젊어서는 기독교 신앙인이었지만, 기독교인이 아닌 작은 어머님을 만나시고 나의 사촌 동생들도 교회에 나가지 않았다. 물론 그들이 할아버지, 할머니의 기일에는 우리 집에 모여 추도식을 같이 보았지만 그것은 다 아버지의 위압에 눌린 탓이었던 모양이다.

작은 집에 갔더니 차례상을 잘 차려 놨다. 사촌 동생들도 우리집의 영향을 받아 차례를 지내본 적이 없다가 작은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처음으로 차례상을 준비했다고 한다. 집안에서 제사나 차례의 법식을 잘 아는 사람은 지방이나 축문을 쓰던 나의 아버지 밖에 없으니 인터넷을 보고 상을 차리고, 또 다행히 사촌 여동생의 남편, 나의 매제되는 친구가 차례의 법칙을 잘 알아 그의 지시에 따라 순서를 진행했다.

나의 순서가 되어 두 번 반의 절을 하란다. 전혀 망설이지 않고 절을 했다. 내가 성장한 까닭일까? 아니면 나의 기독교 신앙이 변절된 탓일까? 심정적으로도 전혀 거리낌이 없었다. 그리고 이전 나의 유치한 신앙이 부끄러웠다.

제사나 차례는 아주 좋은 전통이라 생각한다. 사람은 어느 정도의 강제력이 있어야 행동을 하게된다. 할머니 할아버지 추도식이라 하면 빠지는 사람들도 적지 않게 있었다. 그런데 제사라는 전통은 일종의 강제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사이가 소원했던 친척들이 만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고 이를 통해 결속력을 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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