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창작

[내 마음의 隨筆] “길거리 도서관이라고?”

2021.10.12

[내 마음의 隨筆]  “길거리 도서관이라고?”



저게 무얼까…?  최근 교차로에서 신호를 대기하다가 호기심에 나는 조금 색다른 구조물을 보았다.  길건너 마주편에 있는 교회의 앞에 세워진 또다른 조그만 교회건물 모양의 구조물을 본 것이다.  자세히 살펴보니 그것은 하나의 아주 조그만 도서관이었다.


길거리에 있는 도서관이라...?  유리창을 통해 얼핏 보니 그 구조물 안에는 책이 몇권 쌓여져 있었다.  책을 대출해 가고 싶은 사람은 무료로 집에 가져다 보고 난다음 다시 제자리에 돌려 놓을 수 있도록 아주 조그만 도서관을 그 교회에서 길거리에 만들어 놓은 것이다.


이러한 ‘길거리 도서관 운동’에 동참하는 적극적인 마을 주민들은 자기 집 앞에 아예 길거리 도서관을 설치하여 마을 주민들이 마음껏 책을 대출하고 반환해 갈 수 있도록 도서관을 멋지게 장식하여 놓은 것을 보았다.


참으로 참신하고 멋진 일이다.  책이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임자가 아니라 그 책을 읽은 사람이 진정한 임자가 아니던가?  그런 측면에서 값비싼 책을 그저 혼자만 읽고 끝내버리는 것 보다는 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마음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유용하게 읽을수 읽도록 하는 이러한 방법도 꽤 바람직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인터넷을 통하여 전자책이 출판되고 오디오 북으로도 책이 나와서 예전보다는 훨씬 손쉽게 책에 가까이 갈 수 있게 되었지만, 여전히 끊임없는 평생독서의 태도는 우리에게 늘 필요하리라.   그런 측면에서 길거리 도서관 운동은 우리 마음에 더더욱 친근하게 다가온다.


미국인들은 그런대로 꽤 독서를 즐기는 사람들인 것 같기도 하다.  가끔 주변의 벗들에게 물어보면 요즘 자신이 읽고 있는 책들의 주제에 대해 심심찮게 이야기 하며 내 의견을 물어보고, 방학이나 휴가 때 읽었던 책들에 대해 열심히 소개해 주기도 한다.  여행갈 때는 거의 빠짐없이 소설 한두권이라도 가지고 간다고 하고, 또한 여행하면서 항공기를 이용하게 되었을 때 무료한 비행기 안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독서로 보내는 승객들도 나는 꽤 많이 보아왔다.


요즘은 전자책이 대세라고는 해도 나는 여전히 종이책이 주는 매력에 빠져있다.  물리적으로 한페이지씩 읽어내려가면서 느끼는 뭔지 모르는 뿌듯함과 모르는 단어나 중요한 문장들을 연필로 밑줄을 그어가면서 읽어가는 소소한 즐거움도 있다.


은퇴를 하고자 하거나 이미 하신 분들의 큰 고민거리 중의 하나는 수많은 책들의 처리문제이다.  자원재활용의 측면에서 볼 때 여러가지의 좋은 방법이 있을 수 있겠지만, 길거리 도서관과 같은 방법을 통해 필요한 사람들이 그 책들을 가져가서 활용할 수 있게 할 수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아주 귀중한 책들은 도서관이나 관련 연구기관 등에 특별히 기증할 수도 있겠고.


자랑스런 우리 선조의 금속활자의 발명으로 인하여 더욱 발전하게 된 인쇄술을 이용하여 인류가 이룩한 위대한 문화유산중의 하나인 도서출판의 소중함, 그리고 인류역사에서 지식의 확산에 지대한 공헌을 해온 서적의 보다 효율적인 활용과 사회봉사의 측면에서 ‘길거리 도서관’의 개념을 더욱 발전시켜 인터넷 가상공간(假想空間)에서 SNS (Social Network Service)를 이용한 개인장서 (個人藏書) 나누기를 통한 온라인과 오브라인 (online and offline) 경계를 자유스럽게 넘나드는 다양하고 활발한 지식공유 (知識共有) 운동도 해봄직 하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독서의 즐거움과 이로움을 설파한 왕안석의 한시를 여기 한수 소개하고자 한다.



勸學文 (권학문) 


                                   - 王安石 (왕안석) -

讀書不破費 (독서불파비)     독서는 비용이 들지 않고

讀書萬倍利 (독서만배리)     독서를 하면 만 배의 이로움이 있다.


書顯官人才 (서현관인재)     책은 사람의 재능을 드러내고

書添君子智 (서첨군자지)     책은 군자의 지혜를 더해준다.


有卽起書樓 (유즉기서루)     여유가 있거든 서재를 짓고

無卽致書櫃 (무즉치서궤)     여유가 없다면 책궤라도 만들라.


窓前看古書 (창전간고서)     창가에서 옛글을 보고

燈下尋書義 (등하심서의)     등불 아래서 글 뜻을 찾으라.


貧者因書富 (빈자인서부)     가난한 사람은 책으로 부자가 되고

富者因書貴 (부자인서귀)     부자는 책으로 귀하게 된다.


愚者得書賢 (우자득서현)     어리석은 자는 책으로 어질게 되고

賢者因書利 (현자인서리)     어진 자는 책으로 인해 이롭게 된다.


只見讀書榮 (지견독서영)     책 때문에 영화 얻은 것 보았으나

不見讀書墜 (불견독서추)     독서해서 실패한 일은 보지 못했다.


賣金買書讀 (매금매서독)     황금을 팔아 책을 사서 읽으라.

讀書買金易 (독서매금이)     독서하면 황금을 사기 쉬워진다. 


好書卒難逢 (호서졸난봉)     좋은 책은 만나기 어렵고

好書眞難致 (호서진난치)     좋은 책은 참으로 만들기도 어렵다.


奉勸讀書人 (봉권독서인)     독서하는 이에게 조심해서 권고하노니

好書在心記 (호서재심기)     좋은 책을 만나거든 마음에 두어 기억하라. 



2021년 10월 12일 


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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