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대선을 앞두고 연방 정부가 불법 이민자 단속 강화에 나선 가운데 멕시코 국경으로 향하는 중국인들의 행렬은 계속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 미국으로 입국하는 길은 더욱 좁아졌지만, 중국의 이민 희망자들은 우회로를 찾으려는 노력을 그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금껏 미국으로 가려는 중국인들은 일반적으로 남미에서 에콰도르를 첫 목표지로 삼은 뒤 이후 멕시코와 미국 국경으로 올라가는 경로를 선택했다.
에콰도르는 중국인들이 무비자로 90일간 체류할 수 있는 국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에콰도르는 지난달부터 중국과의 무비자 체류 협정 효력을 중단했다. 에콰도르 정부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과정에서 불법 이민자의 경로를 차단하려는 미국 행정부의 압력이 작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멕시코를 통해 미국으로 불법 입국을 시도하다 적발된 중국인은 3만 명을 훌쩍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 10년간의 연평균 수치인 1,500명의 20배가 넘는 수치다.
이후 일부 중국인들은 에콰도르 대신 아직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는 볼리비아를 선택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볼리비아 정부도 중국인들에 대한 입국 허가를 더욱 엄격하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도 라파스에서 중국인 이민 희망자들을 상대로 영업하는 한 중개인은 “최근 이집트와 터키에서 볼리비아행 비행기를 탄 중국인 고객 10명이 전부 입국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8명은 항공기 승무원들에게 유효한 호텔 예약을 제시하지 못해 비행기에 타지 못했고, 나머지 2명은 볼리비아 출입국 관리들의 심문을 통과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만약 운 좋게 무비자 입국에 성공하더라도 볼리비아는 에콰도르보다 훨씬 남쪽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미국 국경까지 가는 길은 더욱 험난해진다. 이에 따라 미국 국경과 가까운 멕시코행 비행기를 타는 중국인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중국인들은 수리남에서 가이아나와 베네수엘라를 거치는 위험한 경로를 짜거나, 쿠바에서 조각배를 타고 미국으로 가는 방안도 검토하는 상황이다. 다만 11월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해 강력한 반이민 정책을 되살린다면 다른 경로들도 막힐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평가다. 또한 미국 입국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실제 난민 신청이 가능할지 여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연방 정부는 지난달 텍사스에서 전세기를 통해 116명의 중국인 불법 이민희망자들을 중국으로 되돌려보냈다. 볼리비아에서 중국인 불법 이민희망자를 상대로 영업하는 한 중개인은 “우회로를 통해 미국에 입국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민행렬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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