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이터 레이크 국립공원(Crater Lake National Park)에는
깊고 맑은 호수, 깍아지른 듯한 절벽, 그리고 그림 같은 섬이 있어
세계의 절경 중 하나로 손꼽힌다.
수심이 600미터에 달하는 크레이터 호수는 세계에서 9번째로
깊은 호수이며 미국에서는 수심이 가장 깊은 호수이다.
미국 오레곤 주 남서부에 위치한 이 호수는 실제로
수천년 전에 분출한 화산이 폭발해 무너지면서 만들어진
구멍에 물이 흘러들어서 생성되었다.
백두산 천지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진 칼데라 호수이다.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호수 주위를 한 바퀴 빙 도는 림 드라이브를
이용하고 어제는 혼자서 쉼을 가지느라 여기 경치를 아직 보지
못한 아내와 함께 관광길에 오른다.
어제와 다른 점이 있다면 아침 일찍부터 엄숙한 마음으로 자연을
대하는 것 이라서 내 마음의 넓이와 또 태양의 위치가 달라서
호수면에 반영되는 모습이 어제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아침 공기가 신선하니 보이는 경치 또한 상쾌감을 듬뿍 안겨준다.
여기에 있는 산의 이름은 마자마(Mazama)산이다.
이 산에서 수천년 전에 대규모의 화산 폭발이 있었고 그로부터
150년 동안 몇 차례의 크고 작은 폭발을 일으킨 후 막대한 양의
화산재와 가스를 분출한 뒤 거대한 산 정상은 사라지고 오늘날
볼수 있는 깊이가 4000피트나 되는 분화구에 물이 채워져서
직경 6마일의 호수를 만들어 놓았다.
저기 보이는 위저드 섬(Wizard Island)은 최초 생성된 분화구
속에서 2차 폭발로 분출된 용암이 쌓여서 생긴 작은 화산 섬이다.
마자마 산에서 폭발한 화산재는 캐나다 남부에서부터 네바다 주에
이르기까지 확산되었고 오레곤 주의 5000 평방 마일에 달하는
광범위한 지역이 6인치 두께의 화산재로 덮혔다고 한다.
최근(1980년 5월 18일)에 폭발한 미서부 워싱턴 주에 있는 세인트 헬렌
(Mt. Helens) 화산 규모와 비교하면 그보다 42배나 큰 규모였다고 한다.
이런 화산 폭발이 원인이 되어 하늘에 떠 다니는 화산재가 태양열을
가리워 지구의 온도를 낮추고 화산 폭발로 물이 뜨거워져 수증기가
하늘로 올라가서 비를 뿌리게 되는데 지표면 아래로 내려오면서
지구의 낮은 온도 영향으로 비는 눈으로 변하여 계속해서 쌓여서
빙하기는 만들어지게 되었다.
여기서 보는 청록색의 호수 물은 다른 곳에서 유입되는 경로는 전혀 없고
오로지 눈 녹은 물과 빗물이 고여서 만든 것이고 아름다운 색깔은 여기에
포함하는 광물질과 결합하여 만든것이라고 그렇게 알고있다.
이쯤에서 골치 아픈 학구적인 이야기는 그만 하기로하고
크레이터 레이크 경치 감상에 나서면 어떨까?
지난편에 소개한 동영상을 촬영한 장소인 'Sinnott Overlook'
에서 아래 경치 감상을 하는 아내의 모습을 공개한다.
호수 전체를 모두 한 눈에 볼수 있는 곳이라서 꼭 가서 보기를 강추한다.
중간 중간 조금 걸으면서 아름답다고 생각이 들면 바로 카메라를 들이댄다.
어제는 너무 희미하게 보인 위저드 섬이 오늘은 훨씬 잘보인다.
이 곳도 배경으로 하여 기념 촬영을 해본다.
여기 모습을 동영상으로 보면 더 좋을것 같아서..
크레이터 호수 아래로 직접 내려 갈수
있는 길이 여기는 다행히 한 군데가 있다.
보통때(코로나 팬데믹이 아닌)는 호수 아래로 걸어
내려가서 보트 투어를 할수 있는 그런 곳이다.
그런데 올해(2021년)는 보트 투어가 전면 중단 된 상태이다.
사실 너무 하고 싶었는데....
그래서 우리는 비록 보트 투어는 하지 못하더라도 호수 아래까지 내려가서
과연 크레이터 호수의 물은 어떤지 직접 피부를 맞대어 교감하고 싶었다.
크리트우드 코브(Cleetwood Cove)에 가면 호수
아래까지 내려 갈수 있는 트레일 코수가 있다.
경사가 심한 산비탈로 둘러 쌓여 있어서 내려 갔다가
다시 걸어서 올라 오려면 좀 힘이 들긴 하지만 세상 만사
고생 끝에 낙이 있다는 말이 있지 않는가!!!
어지간하면 여기 온 모두에게 이 코스에 도전해보라고 적극적으로
권하고 싶다. 내 아내가 했다면 모두에게 문은 열려 있다 고도 할수있겠다.
한참을 걷다 보니 호수 아래 경치가 눈에 들어온다.
다 내려와서 이렇게 팔을 번쩍든다.
나는 더 높이 들어 올려본다.
여기선 낚시와 수영을 할수 있게 개방해 놓았다.
나는 수영에 도전해 보기로 하였다.
여기의 물은 내가 만난 물 중에서 과연 최고의 물이다.
세상의 물은 다 같은 물일텐데 여기에 있는 크레이터 레이크의
물은 무어라 표현을 해야 할지 한참을 생각해 보아도 표현할
방법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거저 '하나님 감사합니다.' 라는 단어 밖에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이런 경험을 할수 있도록 건강과 또 다른 여러 조건들을 허락하신
그 분께 무한 감사의 말을 전할수 있어서 마음이 너무나 기쁘다.
지구 최상의 물을 경험하고 다시 림 드라이브를 즐긴다.
유독 추위를 타는 아내는 비록 크레이터 레이크 물에서
온 몸으로 즐기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발 만은 깊이 담가보았다.
그 담가본 발을 이렇게 공개 하며 다리를 자랑질 하련다.
여기 배경 또한 일품이다.
그 일품인 자연 속에 녹아든 사랑스런 연인의 모습은
그것을 능가하는 그런 그림을 선사한다.
나는 사람의 모습이 자연의 모습보다 그 위에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창조주께서 그 분의 형상대로 사람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크레이터 레이크를 나름대로 만끽하고 숙소인 캠핑장으로 돌아왔다.
편하게 위자에 앉아서 독서를 하며 오늘의 마무리를 하고싶다.
그런데 느닷없이 불청객 한 사람이 우리를 방문하였다.
우리 숙소 바로 앞에는 그 유명한 PCT(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를
걷는 사람들을 위한 캠핑장이 있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해서 우리에게 연장을 빌리러 온
프랑스에서 온 아가씨이다.
PCT는 멕시코 국경에서 캐나다 국경까지 걷는
대략 6개월 정도가 소요되는 그런 코스이다.
이 아가씨는 멕시코 국경에서 부터 풀 코스에 도전하는 사람이다.
지금 이 시간 아마도 4개월 보름 정도는 걸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프랑스에서 온 여인에게 그녀의 손에 들고 있는 나의 양식을 주면서
끝까지 건강하게 잘 마치라는 격려의 말을 하니 너무 고마와 하면서 내가 준 스낵은 일행들과 함께 니누어서 양식으로 쓰겠다고 연신 인사를 건낸다.
다음날 아침 우리는 다음 목적지로 가기전 지난 이틀간 머문
크레이터 레이크에서 건진 마치 보물과도 같은 사진을 보면서
행복이 무엇인지 느껴보았다.
언제 또 다시 크레이터 레이크에 갈수 있을지는 알수 없지만
내가 살아 있는 동안 잊지 못할 명소를 다시 갈수 있음에
무한한 감사를 느끼며 이번 여행 이야기를 여기서 마치기로 한다.
다음 방문지는 캘리포니아 끝자락에 있는 세상에서
가장 키가 큰 나무가 있는 레드 우드 국립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