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년 간은 직장 일에 얽매여서 좀처럼 개인 시간을 내기가 힘들었다.
그러다보니 자연적으로 여름철에 트레킹을 즐기는 기회가 별로 없었다.
그러나 지난 오월에 그동안 오년간 몸담았던 직장에서 해방되어 프리랜서가 될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한동안 뜸했던 여름 산행을 시간이 허락되어 홀로 나서기로 하였다.
처음 찾아 나선 곳은 LA 인근에 있는 해발 10,064피트(3,068미터) 발디 산이다.
초입에서 물을 두병 가득 채우고 간단한 준비 운동을 한 후 천천히 오르기로 한다.
오늘 선택한 코스는 발디 산 등정인 중에서 선호도가 가장 높은 사우스 루트(South Route)다.
소방 도로를 지나 산으로 올라가는 곳에는 방문자 명단을 적어 놓는 방명록이 구비되어있다.
이 코스의 등산 거리는 11.5마일, 등반 고도 3,900피트, 소요 시간은 7시간이고
난이도와 선호도는 둘 다 4점(최고 5점)이다.
나는 여기 초록색 집을 만날때 까지 숨을 고르면서 천천히 걸어서 올라갔다.
초록색 집이 있는 이 곳에는 옆에 물이 흐르고 화장실과 이런 쉼터가 마련 되어 있다.
샌안토니오 헛(San Antonio Hut)이라고 불리는 이 집은 전에 스키어들을 위한 쉼터로 지어졌지만
현재는 시에라 클럽(Sierra Club)소속으로 일정 금액을 받고 대여를 하기도 한다.
주위를 둘러보면서 크게 심호흡을 하면 자연의 신선한 공기에 금방 몸이 반하게 된다.
고개를 들고 위쪽을 바라보면 병풍처럼 펼쳐진 발디 보올(Baldy Bowl)을 볼수있다.
잠시 휴식을 가진후 정상을 향해서 힘차게 오르기로 한다.
온통 바위로 형성된 등산 길은 계속 지그재그로 발걸음을 힘들게 만든다.
그러나 간혹 이런 희귀한 모양의 나무를 보면서 휴식을 하며 계곡 아래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을때면 아래에 있는 동요가 콧노래로 흥얼 흥얼 나오기도 한다.
1.산 위에서 부는 바람 시원한 바람
그 바람은 좋은 바람 고마운 바람
여름에 나무꾼이 나무를 할 때
이마에 흐른 땀을 씻어 준대요
2.강가에서 부는 바람 시원한 바람
그 바람은 좋은 바람 고마운 바람
사공이 배를 젓다 잠이 들어도
저 혼자 나룻배를 저어 간대요
동요
작사 : 윤석중 , 작곡 : 박태현
가쁜 숨을 고르며 지그재그 바위길을 계속 올라 가다 보면 앞에 보이던
나무가 사라지면서 크고 작은 돌 들이 굴러 다니는 평평한 언덕이 나온다.
나무가 시야에서 사라지고 이런 돌 들이 보이면 정상에 다 다른 것 임을 알수있다.
바로 이 표시가 발디 산 정상을 알리는 것이다.
정상에 서서 나이스 샷을 홀로 한방 날려본다.
근데 어째 얼굴 표정이 좀 그렇다. 보아하니 힘이 들긴 한게 분명하다.
이 곳을 오늘 홀로 찾은 것에는 아주 커다란 이유가 있다.
그 이유는 계속해서 다음에 올리는 나의 포스팅을 보면 알수 있을것이다.
하여간 "체력은 국력이다" 라는 말이 생각난다.
정상에서 준비해온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약간의 쉼을 가진후 하산을 하기로 한다.
내려가는 길은 올라온 길 과는 다른 스키장으로 가는 길을 선택한다.
그리고 내려 가는 길에서 아주 귀한 손님을 만났다.
급경사인 바위 산을 얼마나 빨리 달려서 내려가는지 귀하게 사진에 담을수 있었다.
아래로 내려가는 길에 여기 있는 아름다운 나무를 보면서 잠시 휴식을 가지면서
아까 불렀던 동요를 다시 떠 올리며 개사를 해서 3절로 만든 노래를 불러본다.
3. 산 위에서 부는 바람 시원한 바람
그 바람은 좋은 바람 고마운 바람
여름에 등산객이 산을 오를때
온 몸에 젖은 땀을 식혀 준대요.
동요
작사 : 케니지 작곡 : 박태현
아래쪽에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스키장에 거의 다다른 느낌이다.
겨울철에는 저기 보이는 리프트를 스키 타는 사람들을 위해서 가동하겠지만
지금은 하절기라서 운행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리프트 한 개는 계속해서 운행을 한다.
한 개 운행하는 리프트를 타고 하산하면 한시간 정도 등반 시간을 절약할수있다.
만약에 너무 힘들거나 해가 떨어질 경우라면 리프트를 이용 하길 권한다.
나는 보통은 끝까지 걸어서 내려오지만 한번 이용을 해보니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이 리프트를 이용해서 내려온 경우다. 오랜만의 산행으로 발에 물집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렇게 오랜만에 발디 산(Mt. Baldy)오름을 잘 마쳤다.
다음에 찾아갈 위트니 마운틴의 전초전을 무사히 치루고 내려왔다.
Kenny Ch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