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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내가 좋아하는 것 71

2017.12.22

승애: ..... 침묵이 흐르고..... 저 선배님.

찬혁이 눈 감고 목 받침에 기대어 비스듬이 앉아있다.

승애는 하려던 말을 안 하고 고개를 돌려 창밖을 내다본다.

찬혁: (조용히 그 자세 그대로) 승애 만나기 참 어렵다. 많이 기다렸는데.

승애: 왜요. 뭘 기다리는데요? 그냥 일상생활로 돌아가면 되죠!

찬혁: 승애 마음은 그런가!

난 많이 미안하고 보고 싶었고, 궁금했었고,

승애: 선배님은 겨울을 좋아한다고 했죠. 그래서 겨울증상이 나타난 거 아닐까요!

찬혁: 정말 승애는 나에 대한 생각이 조금도 없나?

승애: 나도 많이 생각했어요.

내가 왜 이러는지 내 마음이 무엇을 원하는 것인지.

찬혁: 그땐 승애가 너무 좋아서 나도 모르게 돌발한 것. 미안해. 정말.

승애: 그게 아니에요. 그것 때문이 아니에요. (차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온다.)

찬혁: (차분하게 차 밖으로 나오며)

아직도 내가 승애를 이해하지 못하는 건가!”

승애: 모르겠어요. 난 선배님이 나의 운명이라 생각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아직까지는 모르겠어요. 선배님을.

찬혁: 알게 될 거야. 첫술에 배부를 순 없으니까! 지금은 그냥 마음 가는대로 서서히 알아가야지.

승애: . 그래요. (목도리를 두르며 한 걸음 옮긴다.)

찬혁: 조심해서 들어가. (승애를 붙잡고 싶지만 꾹 참는다.)

점점 멀어져 가는 승애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승애는 자기를 지켜보는 찬혁에게 뭐라 말하고 싶은데 생각나지 않는다.

외로움이 몰려온다.

초인종을 누른다. 윤영의 쾌활한 목소리가 들린다.

윤영: 승애야 이제 들어오니? (윤영이 문을 열어준다.)

멀지감치 승애가 들어가는 모습을 찬혁은 바라보며 거기에 서 있다.

몇일 후

윤영 부모님 전화를 한다.

윤영아 혼자서 잘 지내고 있니? 보고 싶다. 너 시간되면 오거라.”

윤영: 나 요즘 바빠요. 선배님 누님 하시는 고아원에도 봉사가야하고.

엄마~ 아빠랑 함께 나오세요.

엄마: 나도 시간을 내고 싶은데. 너도 보고싶고.

윤영: 엄마 오셔요. 오빠랑 언니 형부도 잘 지내고 있죠?

엄마: 그렇잖아도 네 언니가 임신 중이라 내가 꼼짝을 못할 것 같다.

윤영: 알았어요. 조금 있으면 언니 애 보느라 바쁘겠지요.

엄마: 천상 네가 와야지.

전화를 마친다.

승애: 어머니 건강 하시다니? 거기 생활은 안정되셨고?

윤영: 행복하신가봐. 목소리가 좋으셔.

승애: 좋으시겠다. 식구들 다 모여 사시니.

윤영아 엄마 안 보고 싶어? 너 혼자 외톨이로 남아 있어서.

윤영: 네가 있잖아. 네가 가족같이 지켜 주어서 좋아.

승애: 고맙네. 너는 참 말로도 사람을 행복하게 해.

나 직장 나간다. 넌 오늘 연습실 가지?

윤영: 너는 오늘 저녁에 안 와?

승애: 내일 모이기로 했어. 주말이기도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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