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

236. 폴 고갱 삶 속에서 나를 보았다. “ 달과 6펜스 리뷰 “

2022.12.19

Review of The Moon and Sixpence   

Novel by William Somerset Maugham


나는 폴 고갱의 그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윤곽선이 강한 그림, 원색에 가까운 색체. 원근법도 없는 단순한 평면 구도 무엇이 그리 특별하단 말일까? 도대체 고갱이 그림이 세상에서 가장 비싼 이유가 무엇일까? “ 언제 결혼하니? ” 작품은 3억 달러에 팔렸다고 하는데 고갱의 그림이 아닌 그런 종류의 느낌의 그림을 우리 집 거실에 걸어놓으라고 누가 나에게 선물을 주었다면 나는 분명히 그라지에 처박아 놓았을 것이다. 아를의 노란 집에서 반 고흐와의 갈등도 그의 이상한 성격 때문이라는 추측과 함께 그의 생애도 맘에 안 든다. 예수를 마치 자신인 것처럼 그린 고갱의 자화상은 지극히 자기중심적이다. 내가 보는 고갱은 현실을 도피한 40대 중년 남자가 타이티에 가서 어린 소녀와 애정행각 끝에 병마와 약물중독으로 살아생전에는 평가받지 못하고 고독한 죽음을 맞이한 난봉꾼 괴팍한 예술가 정도였다. 남들이 멋있고 천재라고 하니 그냥 그런가 보다 하는 정도였다. 그런데 지금은 재조명되어 그의 작품은 독창적인 화법으로 인상주의에서 현대회화의 문을 열어 피카소, 마티스와 같은 대가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달과 6펜스는 이상과 현실을 상징하고 우선 제목이 워낙 유명 해고 내용과 줄거리를 이미 알고 있었기에 그동안 책은 안 읽었어도 마치 읽었다는 착각을 할 정도로 나는 그동안 이 책에 대해 아는 척을 무척이나 한 거 같다. 그런데 막상 읽어보니 나는 아는 게 하나도 없었다. 소설 방식도 화자인 나를 통해서 스토리가 전개되는 것부터 생각하지 못한 글 쓰기 기법이다. 맨 마지막은 뜬금없이 “ 숙부는 일 실링에 굴을 열세 개나 살 수 있었던 시절을 떠 올렸던 모양이다 “라고 마무리한다. 무슨 뜻일까? 색 다르다. “ 나는 그림을 그리고 싶소. 나는 그릠을 그려야 해요 “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집을 나오고 가정을 버리고 타이티로 간 이유이다. 예술에 대한 강한 의지와 집념이 이 한마디로 모든 게 다 설명되는 것 같다. 달과 6펜스의 소설은 나에게 강한 여운을 남긴다.


찰스 스트릭랜드의 통해서 나는 폴 고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를 통해서 나를 보았다. 그리고 동감하였다. 그리고 예술 창작의 신념. 몰두할 때의 기쁨, 밤을 꼬박 세우며 무용작품을 만들고 그리고 그 작품이 무대에 올려졌을 때 느끼는 환희는 나에게서는 카타르시스며 숭고의 미다. 경험하지 않으면 모르는 절대의 감정이다. 물론 서머싯 몸은 고갱을 모델로 쓴 책이지 고갱의 삶은 소설과 많이 다르다고 한다. 책을 읽으면서 동감이 가는 부분도 있고 부정하고 싶은 부분도 많다. 소설이니깐 하며 부인도 잃고 자기 집에서 쫓겨나는 말도 안 되는 스트로브 같은 사람이 있지 하며 혀를 찬다. 다시 짠짠히 책을 다시 본다.


사람들은 예술을 왜 하는 것일까? 나의 큰언니는 홍대 미대를 나온 화가였다. 십 년 전 직장암 말기였을 때 임종 바로 전까지 밤을 꼬박 새우며 그림을 그렸고 생의 마지막 미술 전시회를 하였다. 나는 지금 언니의 그림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으나 차마 볼 수가 없어 한구석에 감춰 놓았다. 그림을 보면 마음이 아파 눈물이 난다. 고갱은 그림을 그리면서.. 찰스 스트릭랜드는 그림을 그리면서 … 언니는 그림을 그리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나는 춤을 추고 싶소.. 나는 춤을 추고 싶소 … 이렇게 당당하게 누구에게 나는 말할 수 있을까? 대답은 머뭇거리지 않고 YES라고 말한다. 내 삶에는 항상 목표가 있다. 예술가로 최고가 이니라 최선을 다하는 것.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 밖에는 지금 비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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