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재롱잔치 - 교사의 보람
크리스마스 하면 누구나 행복하고 아름답던 어린 시절 기억들을 갖고 있을 것이다. 캐롤송을 부르면서 산타할아버지의 선물을 기다리고 ‘메리 크리스마스!’하고 인사를 하며 즐거워하던 성탄절은 나이가 들어도 다시 동심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는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일 것이다. 해마다 12월이 되면 성탄절 분위기와 함께 크리스마스를 가장 먼저 알리면서 분주해지는 곳이 있다. 각 유치원마다 크리스마스에 열리는 행사는 단순한 아이들의 재롱이 아니라 파티를 겸한 잔치로 그동안 학교에서 배운 것을 보여주는 아이들과 부모를 위한 자리다. 유치원에서는 전문 무용선생님을 모시고 일주일에 한 번씩 아이들에게 짜임새 있는 유아 발레 프로그램 커리큘럼으로 정규적인 전문 발레교육을 통하여 발표회를 일 년 전부터 준비한다.
처음 무용을 시작할 때는 줄을 설 줄도 모르고 자기 순서를 기다릴 줄도 몰라 친구와 싸우며 먼저 하겠다고 울던 아이들이었다. 근데 이제는 진지한 표정으로 발레, 재즈, 힙합까지 척척 해내며 율동이 끝나면 발레 동작으로 멋있게 인사를 하는 자신감 있는 모습과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준비된 아이가 되어 버린 것에 부모님은 깜짝 놀라며 대견해 한다. 내 아이의 춤 추는 아름다운 모습을 한 장면이라도 놓칠세라 오랫동안 간직하려고 열심히 비디오와 카메라에 담는다. 또한, 어떤 부모님은 열성적으로 참여하여 아이들의 이름과 “사랑해 파이팅”이 적힌 플랭카드를 손수 만들어 내 아이가 무용공연을 할 때마다 객석에서 손을 흔들어 주기도 한다. 친구들에게 “우리 엄마 아빠야” 하며 자랑하는 아이의 모습에서 사랑이 가득한 행복한 가정을 볼 수 있으며 선생님은 감동을 받기도 한다.
아이들은 발레를 배우는 과정에서 단순한 무용 율동 동작만 배우는 게 아니다. 친구들과 어울려 무용을 통하여 자연스럽게 자신을 표현하는 적극적이고 자신감 있는 아이로 변하며, 건강한 신체, 건강한 정신, 꿈과 사랑을 키워나가고 있다. 나는 15군데의 각 유치원 재롱잔치 준비에 해 년마다 12월이 가장 바쁜 달이기도 하다. 발표회는 단순히 무용공연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의상, 소도구, 헤어, 화장 등 모든 것을 준비하여야 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경비가 들어간다. 때로는 지치고 힘이 들지만, 교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발레 선생님 하며 반갑게 달려오는 초롱초롱한 눈빛의 순수한 아이들에게 오히려 나는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아이들과 함께한다는 자체가 행복이며 발레 선생님이란 직함에 나에게 힘을 준다. “나는 커서 발레 선생님이 될 거예요.” 라고 말하는 순수한 우리 아이들을 사랑한다. 아이들은 가르치는 그 시간만큼은 나 똑같이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산타할아버지의 선물을 기다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