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

55. 발레와 드림오케스트라의 만남은 감동 그 자체 ….

2019.06.03

발레와 드림오케스트라의 만남은 감동 그 자체….

“영원히 춤추며 살리라”( Im gonna live forever)


“라스베가스의쇼같지는않습니다.그러나여러분은음악을들으며,발레를보며자유를느낄것입니다.”라고말하는드림오케스트라의연출은시작부터특이했다.지난주드림오케스트라단이발레와함께하는“영원히춤추며살리라”( Im gonna live forever)공연이LA지퍼홀에서열렸다.

유명발레단의공연에는오케스트라의연주는당연하게항상있었다.그러나이번공연은오케스트라가출연자가되어한무대에발레와어우러져절묘한조화를이루며동등한입장에서이색적인신공간적무대를보여주었다.왼쪽은오케스트라오른쪽은발레무대중앙에는그림과영상이함께하는콜라보레이션공연으로나의눈동자는점점바빠졌다.저그림은잭슨폴록에그림인가?왜이그림을배경으로했을까?무엇을전달할려고할까?생각에잠겨본다.

일년전인가!나는한미여성회에서다니엘석씨의음악이론사를배웠었다.베토벤바이러스의드라마의주인공마에스트로를연상케하는그는카리스마와함께수업방식은남달랐다.완벽에가까운해박한예술지식에또한번의감탄과함께10번의강의의마지막수업에는학생들에게시험도보게했다.시험을제일잘본사람에게는와인을선물로주었다.내가몇개를맞추었는지는상상에맡긴다.나의형편없는음악지식에스스로용서가안되었다.그후로나는열심히음악,미술,소설,오페라,인문학등교양을넓히려고강좌가있으면지푸라기라도잡는심정으로열심히따라다닌다.

발레를배우는학생들에게는무료로입장을해준드림오케스트라의배려로진발레스쿨학생들은공연을보았다.“발레가얼마나힘든예술인가를알려야죠”하며단장님은웃으며말한다.학생들은진발레스쿨선생님이며선화예중고후베이기도한엘에이발레단의수석발레리노김정건선생님의놀라운실력에감탄한다.

카르멘,안나카레리나,컨템포러니발레,아리랑환타지등시작전안무가의작품해설및다양한장르의공연은우리의눈을즐겁게한다.나는초등학교시절마코트폰테인의빈사의백조를세종문화화관에서처음보고발레를하겠다고마음을굳혔었다,그작품을엘에이발레단의페트라콘티가다시보여주었다.음악이흐르는순간나는40여년전의나로돌아갔다.온몸이얼어붙는느낌을다시받았다.더큰감동은페트라콘티발레리나는간암으로투병생활을하다재기를하였다고한다.그녀의춤에서인생의고뇌와삶이보인다.

아리랑음악만들어도가슴이뭉클한것은나만의감정일이었을까?그림,음악,춤,모든장르가함께어우러져공감대를형성한다.이것이바로예술이야하며나를일깨워준다,예술은나의삶을표현하는연장선이다.드림오케스트라의공연은감동의무대로예술에대한새로운드림을나에게주었다.



발사모 헬렌씨의 공연리뷰 

Pathos is in the Air in Eifman’s New Unstrictly Ballroom: Eifman Ballet of St. Petersburg 에이프만 발레단의 신작 ‘피그말리온 효과’ – (May 25, 2019 Segerstrom Center for the Arts, Costa Mesa)  

2017년도에 비운의 실제 발레리나의 인생을 모티브로한 발레 Red Giselle (1997)로 마지막 남가주공연을 한 에이프만 발레단이, 다시 2년만에 신작 ‘피그말리온 효과’의 미국에서 첫 데뷔를 시카고에서 마치고 서부 프리미어를 위해 코스타 메사의 Segerstrom Center for the Arts를 찾아왔다. 보리스 에이프만의 발레 중 가장 스타일적인면에서 클래식 발레에 가까운 ‘붉은 지젤’ 은 에이프만의 트레이드 마크인 캐릭터의 광기에 이르는 심리적 고통에 대한 묘사가 주를 이룬 비극 스토리 발레였는데, 신작 ‘피그말리온 효과’는 일단 볼룸댄싱월드가 배경이라 발레리나들이 토슈즈를 신고나오지 않는다 (‘오네긴’처럼 현대무용적인 다른 에이프만의 작품들도 토슈즈를 신지는 않는다). 사전에 발표된 새 발레에 관한 기사/프리뷰를 보면서 화려하고 “캠프”한 느낌의 프로덕션 때문에, 아마도 에이프만이 요번에는 희극발레를 시도하여 기존의 스타일에 변화를 주려는가보다 했는데...도스토옙스키 신봉자인 에이프만은 끝내 해피엔딩을 허락하지는 않았다. 발레는 자신이 만든 조각상 Galatea ‘갈라테아’와 사랑에 빠지는 그리스 신화의 ‘피그말리온’ 이야기가 모티브인데, 에이프만은 이미 이전에 조각가 로댕과 카미유 클로델을 관계를 다룬 발레 ‘로댕’ (2011)에서 (골수팬으로서...얼떨결에 두번이나 관람...그러나 나의 favorite Eifman ballet 는 ‘오네긴’) 댄서들의 몸을 이용하여 강렬한 인간 조각상들의 이미지를 표현해낸적이 있다. 발레 ‘피그말리온 효과’는 그리스 신화보다는 이를 바탕으로 버나드 쇼가 지은 희곡 ‘피그말리온’과 쇼의 희곡을 각색한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오드리 헵번 주연의 뮤지컬 영화  ‘My Fair Lady’에서 더 직접적 영향을 받은것같다. 더군다나 스토리라인이나 비주얼적인 면에서는 ‘물랑루즈’로 유명한 호주의 영화감독 Baz Luhrman의 Strictly Ballroom (1992)과 정말 많이 흡사하다. 주인공인 볼룸댄싱 챔피언이 파트너와의 갈등으로 촌스러운 초짜 여성 댄싱파트너를 맞이하면서 둘은 너무 뻔하게 거듭나는 연습으로 여자는 점점 우아해지고 정말로 사랑에 빠지는....영화는 언제나 해피엔딩이다.

에이프만은 본인의 발레에 주로 차이콥스키의 음악을 많이 사용하는 편인데, 아무래도 새 발레의 특성상 처음으로 왈츠킹 요한 스트라우스의 음악으로 안무를 하였다고 한다. 만일 classically trained 러시안 발레댄서들이 볼룸댄스계에 진출하면 어떤광경이 나올지 궁금하다면 ‘피그말리온 효과’를 보면 답이 나온다. 스탠다드 볼룸댄싱과 다르게 ‘발레틱’하다보니 스텝은 더 가볍고 에너지는 땅으로 꺼지지 않고 위로 올라간다. Pasodoble, jive, tango 등의 사교댄스안무에 여성댄서들의 매우 발레스러운 거의 얼굴옆에까지 닿는 포인트한 발의 develope a la seconde라던지, 발레 pas de deux 에서나 있을법한 리프트 동작이 strictly ballroom dancing과 다른점이라고도 할수있겠다. 처음에 막이 오르면서 심플한 블랙톤의 아트데코디자인으로 꾸며진 무대 가운데 오리엔탈풍의 패널스크린을 경계선으로 기모노가운을 입고 네명의 하녀들의 시중을 받는 볼룸댄스세계의 슈퍼스타 남주인공  Leon, 그리고 알코홀릭 아버지 Holmes와 다이나믹 듀오를 이루어 관광객을 등쳐먹고 사는 톰보이 빈민가의 소녀 Gala의 아주 상반되는 세계와 일상이 그려진다. '변신’ 이전의 Gala는 구부린 등에 허우적되는 뽈드브라, 발도 플랙스된 상태에서 힙합댄스와 유사한 거칠고 과격한 동작이 몸에 밴 구제불능 케이스인데, 볼룸댄스 여신으로의 ‘transformation’ 일단계는 Gala가 풀어헤친 긴 검은머리에 밀리터리 자켓과 멜빵바지를 입고 Leon과의 티격태격 서스펜더를 이용해 마리오네트 인형 꼭두각시 댄스를 추며 시작된다. 그러다 중간 transformation 단계에서는 여성성을 찾아 슬립드레스를 입고 머리를 올리고 나오기 시작한다. 에이프만은 극중 시종 카메라 세례를 터트리는 ugly tourist 들의 군무,  셀폰에 집착하는 Leon 의 모습에서 현대의 팝 컬쳐와 테크놀로지를 비웃는데 - Leon은 Gala 의 댄싱이 나아지지 않자, 황당하게 핑크드레스를 입은 Gala 에게 virtual reality headset 같이 생긴 디바이스를 머리에 쒸우고 마치 호두까끼인형 나오는 구제관절인형처럼 손목이 꺽여져있는 Gala의 등과 허리를 조종하여 펼치면서 진짜 ‘인형’으로 만들어 버린다. 혹독한 훈련을 거친 Gala는 Leon과 함께 Leon의 전 파트너이자 라이벌 Tea를 제치고 챔피언이 되어 마지막에는 번쩍이는 시퀸드레스를 입고 미스유니버스에 버금가는 커다란 왕관을 쟁취하지만 허탈해한다. 이제는 빈민가에도 볼룸댄싱월드에도 설 자리가 없어진 그녀는 (80년대 마돈나나 펑키 부르스터처럼 깃털목도리에 온갖 치장을하고 처음 Galatea 극장의 회전문을 넘어서던) 과거 자신의 환영을 보고 서글퍼한다.  

Gala역을 맡은 Mariana Chebykina는 에이프만 댄서들 중 적당한 키와 변신이 가능한 귀여운 외모에 오드리 헵번처럼 ‘gamine’ 같은 quality가 있어서, 꽤 역할을 아주 잘해냈는데, 라이벌 Tea로 나온 Daria Reznik은 내가 본 그 많은 아름다운 금발의 러시안 발레리나 중에 정말 최고로 우아하고 아름다와서, 이런 발레리나가 Gala 역을 하기에는 불가능할듯 싶었다. 좌석이 무대에서 꽤 가까운 B석이였는데, 정말 에이프만 댄서들은 보고있으면 감탄이 저절로 나온다....the intensity, sheer physicality....눈빛이 다르다고 해야 하나, 러시아 고유의 theatrical tradition에서 나온 모방불가 아우라와 unleashed passion으로 춤을 추는데, 물론 에이프만 레파토리가 그런 스타일을 요구하는것이겠지만, 확실히 다른 러시아 발레단의 절제된 우아함과는 또 다른것 같다.  

Leon역할의 Sergey Volobuev는 베테랑 에이프만 댄서인데, 이제 30대 초반이지만 살짝 톨스토이를 연상시키는 마스크의 상당한 노안으로, 25세때에 돈키호테 분장을 하고나온걸 보면 정말 할아버지같았는데, 분장없이 나이에 맞는역할을 하니 꽤 분위기있는 미남이였고, 오히려 이날보니 Oleg Markov 나 Oleg Gabyshev 보다 더 뛰어난 댄서인것 같았다. 코미디연기도 정말잘해서 Gala와 Leon이 술이 떡이 되어 들어오는 씬에서 술취한 연기를 정말 레알하게 잘하였다. 쇼의 ‘피그말리온’의 히긴스교수 포지션인 Leon과 콤비인 피커링 대령 포지션에는 그냥 ‘coach’ 라는 조연역할이 등장했는데, 4번에 걸친 쇼에서 코치역을 맡은 Igor Subbotin은 차세대 에이프만 수석으로 2017년 Red Giselle에서 섹시한 비밀경찰로 나와서 관객들에게 엄청난 갈채를 받았었다. 여기선 안경을 쓰고 볼룸댄스특유의 살짝오버하는 코믹캐릭터로 나와서 못알아볼뻔했다. Gala의 아버지 Holmes도 어느날 하얀날개에 가발을 쓴 식스팩이있는 천사의 방문이후, 술과 여자를 끊고 금욕의 아이콘으로 성장하려는 ‘변신’을 꾀하는 코믹캐릭터로 나오며, Leon의 욕구불만 가정부와 3명의 하녀들은 심술맞은 신데렐라 언니캐릭터와 비슷하다. ‘피그말리온 효과’는 넘쳐나는 슬랩스틱과 ‘캠프’한 스타일로 에이프만 발레중에선 제일 밝고경쾌하였으며, 전 출연진이 코믹한 앙코르댄스까지 선사했음에도 불구하고, 에이프만의 모든발레에서 깊게 묻어나는 pathos 때문에 전체적인 overtone 은 시종일관 어딘가 슬펐다. Nobody does it better...than the Russians. 왜 칼리 사이먼의 오래된 007 주제가가 떠오르는지 모르겠다.

Segerstrom Center for the Arts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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