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창작

[내 마음의隨筆] 독후감: The Moon Is Down

2022.03.18

[내 마음의隨筆]



독후감: The Moon Is Down



The Moon is Down은 미국의 소설가 존 스타인벡이 1942년 노르웨이의 한 바닷가 마을인 Narvic을 배경으로 쓴 연극용으로 본래 집필한 단편소설 (novella-play)인데 1942년 3월에 Viking Press에 의해 출판되었다.


지금으로부터 딱 80년 전에 출판된 이 단편소설은 전쟁의 잔인함, 부조리, 그리고 사람들의 자유와 평화를 얻기 위한 끊임없는 투쟁을 적나라하게 그리고 있다. 공교롭게도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군의 무차별한 공습과 학살의 암울하고 가슴아픈 소식들이 시시각각 전해오는 요즈음의 전황과 관련하여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소설이다. 역사는 늘 되풀이 되는가?


이 소설은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노르웨이의 한 조그만 어촌마을에서 벌어졌던 실화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스타인벡 자신이 월남전의 종군기자로 참전한 경험이 있어, 이 소설에서는 점령군과 마을사람들과의 미묘하고도 거친 갈등과 투쟁을 통한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인간심리의 묘사가 적나라하게 기술되어 있다.


이야기는 마을을 지키던 군인 12명이 침략군의 기습에 의해 3명만 생존하게 되고 나머지는 전사하거나 부상을 입고 마을은 순식간에 침략군에 의해 점령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윽고 곧바로 대령급의 침략군장교를 필두로 침략군인들은 그 마을의 시장 (Mayor Orden) 집무실에 상황실을 강제로 설치하여 마을을 통제하고자 한다. 


마을에는 좋은 석탄광산이 있어 침략군은 마을사람들을 강제동원하여 석탄을 파내게 하여 전쟁 수행을 위한 군수물자로 마을의 포구를 통해 공출해 나가는 작업을 치밀하게 계획하여 시행한다.  당연히 마을사람들의 침략군의 행패에 대한 분노와 저항은 극에 달하고, 마을의 시장은 침략군과 마을주민들의 가운데서 중재역할을 점령군 책임자에게서 강요 받으면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마을 사람들 중에서 침략군과 내통하고 있는 한 사람을 새로운 시장으로 추대하려는 음모가 점령군에 의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마을 사람들의 점령군에 대한 저항은 날이 갈수록 더욱 점점 격렬해진다. 이런 혼란과 기만의 시간이 지나는 가운데 시장과 그의 가장 절친한 친구이며 마을 유지인 Doctor  Winter는 침략군의 회유와 협박에 끝까지 굴하지 않고 더 큰 희생을 막고자 마을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결국에는 점령군 병사들에 의해 끌려가게 되면서 소설은 끝나게 된다.                   


소설에서는 전쟁이 주는 참혹함은 물론 전쟁에 참여한 군인들의 적나라한 심리상태와 전쟁으로 인해 하루아침에 갑작스럽게 고통과 배고픔 속에서 살아가야하는 평범한 마을사람들의  아픔이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우리가 느끼는 일상의 평화로움과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지, 그리고 먹고, 입고, 편하게 자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망충족이 얼마나 귀중한지 스타인벡은 이 소설을 통해 사실적으로 잘 나타내고 있다.  


어떤 이유로든 전쟁은 결코 일어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 소설에서 침략군의 지도자는 ‘The Leader’로서 기술되어 있다. Doctor Winter가 침략군 병사에 의해 강제로 밖으로 끌려나가는 Mayor Orden과 마지막으로 대화를 나누면서 그는 Mayor Orden에게 과거에 자신에게 물어보았던 질문이 무엇이었던가를 아직도 기억하느냐고 물어오자 Mayor Orden은  “The debt will be paid.” (나는 빚을 갚겠다.)이었다고 대답한다. 그러자 Dr. Winter는 마지막으로 그의 말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Yes, you remembered. The debt shall be paid.” (그래 맞아요, 당신은 기억하는군요. ‘나는 빚을 갚겠다’였어요.”)라고 대답한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든 하나의 생각. 나는 이 소설의 제목 ‘The Moon Is Down”에 호기심이 일었다. 스타인벡은 왜 제목을 그렇게 붙였을까? 소설에서 달이 언급되는 부분은 딱 한번인가로 생각된다.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고즈녁한 저녁이 되면 평화로운 달빛 아래 평화와 자유를 마음껏 누리고 살아가던 노르웨이의 한적한 조그만 마을이 삽시간에 이 모든 평화와 자유를 빼앗기고 혼돈과 억압의 세상 속으로 빠져들어가는데 이러한 암울하고 어두운 이야기가 전개되는 배경의 분위기를 상징적으로 나타내기 위하여 소설의 제목을 ‘떨어지는 (사그러지는) 달’로 묘사하지 않았을까 상상해 본다.      


최근에는 존 스타인벡의 이 소설이 왜 여러나라 언어로 번역되었고 또 어떻게 침략군에 저항하는 방법을 자유와 평화를 갈망하는 세계인들에게 일깨워 주었는가 하는 사실이 최근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하여 다시금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이런 면에서 Mr. Charles Edel이 The Washington Post에 2022년 3월 1일에 기고한 글 “President Zelensky’s leadership of Ukraine’s resistance is a testament to democracy”는 공동체 (마을, 도시, 국가, 세계)가 아주 어렵고 힘든 상황에 처해 있을 때 공동체구성원의 지지를 전폭적으로 받는 훌륭한 지도자의 역할이 난국을 성공적으로 타개하기 위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관점을 잘 표현하고 있다 하겠다.       



자유와 평화는 결코 공짜가 아니다.



2022년 3월 18일



崇善齋에서

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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