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쇠

갑자기 집의 열쇠를 잃어버려 열쇠를 복사할 일이 생겼다. 어떻게 해야하나 곰곰 생각하다가 다행히 보조열쇠를 전에 미리 복제해 놓아서 하나만 더 복제하면 문제가 잘 해결 될 것 같았다.

미국은 뭘 조그만 일을 하려고 해도 사람을 부르면 우선 돈이 많이 든다. 인터넷 검색을 하여 어떤 업체에 전화를 해보니, 그냥 전화하여 열쇠수리공을 부르는데에만 $19, 그리고 추가로 열쇠를 복제하는데 $30 이상을 요구하였다. 그래서 포기하고 두번째 회사에 전화를 걸었는데 안내원이 내가 현재 전화를 거는 곳의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곳의 kiosk(실제로는 ATM 같은 기계였음)가 설치되어 있는 곳의 위치를 나에게 친절하게 알려 주었다. 일종의 열쇠복제작업 전용 로봇(robot)이라고나 할까?

가장 가까운 kiosk는 동네의 WALMART에 설치되어 있었다. 점원에게 기계의 위치를 물어보고 나는 다음과 같이 정해진 사용설명 지시들을 따라서 해 보았다.

1. 복제하고자 하는 열쇠를 구멍에 꽂아 오른쪽으로 돌리고 (기계가 열쇠의 형상을 자동으로 인식함) 

1. 자신이 원하는 열쇠의 형태와 종류(가정용 또는 사무실용)를 선택하고 난 다음

1. 복제하고자 원하는 열쇠의 갯수를 입력하고 (2개의 열쇠 복제를 최소로 요구함, 추가로 하나의 열쇠는 무료로 복제해 줌)

1. 열쇠 제작비를 지불하고자 하는 방법(신용카드 또는 현금)과 카드의 종류를 선택결정하고 지불해야할 금액을 지불하고 난 다음

1. 마지막으로 “START” 단추를 누른다.

사용법이 아주 쉽고 간단하였다. 한 3분 정도도 채 되지 않았는데 기계가 북북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복제된 열쇠가 하나씩 하나씩 자동판매기에서 판매하는 물건이나 음식이 나오듯 톡톡 경쾌하게 떨어지며 나오고 있었다. 기계공학과 형상인식기술을 실생활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유용하게 잘 적용한 경우라고 생각한다.    

비용도 $13 정도로 아주 저렴하였고, 모든 작업이 완료되니 기계가 고객이 복제 요청한 열쇠를 돌려주고 난 다음 고객에게 영수증을 이메일로 받을지, 문자로 받을지 등을 물어보고 선택사항을 입력하면  모든게 끝난다. 참으로 매우 편리하고 매우 빠르며 간단하였다.

20 여년 전에 WALMART에서 수동으로 열쇠를 복제한 기억이 나고, 한국에서는 어릴적 열쇠수리공이 줄로 열쇠를 갈아가면서 열쇠복제한 기억이 나는데, 세상은 물질적으로 참으로 좋아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중요한 열쇠는 꼭 미리 복제를 해 놓아야 하겠다. 요즘처럼 세상이 매우 복잡해지고 해야할 일, 기억해야 할 일들이 많은 경우는 전화기나 열쇠같은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것들을 그냥 깜빡 잃어버리기기 쉽기 때문이다.

열쇠는 어떤 물건이나 시설을 여닫거나 이용하는 경우에 사용하는 가장 핵심이 되는 도구임은 틀림이 없다. 요즈음은 전자적인 열쇠도 많지만 미국에서는 여전히 전통적인 물리적 열쇠를 많이 사용한다. 이런저런 열쇠들을 가지고 다니다 보면 호주머니가 늘 두둑하게 (?) 된다. 그런 면에서 우리나라가 이제는 훨씬 더 선진국이라는 생각이 든다.

열쇠를 잃어버려서 열쇠복제기계를 한번 뜻하지 않게 직접 사용해 보았는데, 百聞不如一見(백문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있지만 요즈음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같은 많은 전자기계적인 것들을 본인이 직접 작동을 시도해 봐야 그 원리나 사용법을 정확하게 알게 되는 百見不如一行(백견불여일행)인 세상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제 세상은 듣는 세상에서 보는 세상으로 그리고 또 모든 것들을 직접 실행해 보는 세상으로 점점 더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다. 인터넷과 세계적인 통신망으로 IoT(Internet of Things) 기반의 모든 사물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 되어 IT 산업의 ABC인 AI, Big Data, 그리고 Cybersecurity 기술들을 기반으로 급속하게 확장되어 발전되어 나아가고 있음을 필자는 kiosk를 이용한 열쇠복제를 이번에 직접 경험해 보면서 이러한 사실을 몸으로 느끼게 되었다.   

August 29, 2022

솔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