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창작

[내 마음의 隨筆] 축구 이야기

2024.02.07

[내 마음의 隨筆]  


축구 이야기


저는 축구를 어릴적부터 아주 좋아하였습니다. 이번에 AFC Asian Cup 4강에서 탈락한 요르단과의 경기를 어제 보고 새삼 손흥민 아버님 손웅정 감독의 말씀이 다시 떠오릅니다. Asian Cup 한국이 지금 우승하면 안된다고다시금  말씀을 곱씹어 보면 한국 축구가 아직 기본기가 되어 있지 않고 겉멋과 자만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요르단과의 경기를 어제 보고서 이제는 더욱 무언가 한국 축구계의 개혁이 참으로 절실하고 썩어빠진 축구협회를 대대적으로 쇄신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그냥 보통의 축구팬이지만 저의 아버님그리고 동생이 축구선수 였습니다동생은 체육중고-사범대를 졸업했습니다한국에서 프로축구 리그가 막 생기던 무렵인데 서울시청, 한양대, 그리고 신생 프로팀들을 뒤로하고 신중하게 미래를 생각해서 또 교사라는 직업의 안정성 때문에 동생은 국립대로 진학하고 몇 해  체육교사로 평생을 보내고 은퇴 하였습니다박종환씨가 서울시청 감독으로 재직 시 동생이 고교선수 시절 서울시청과의 연습경기들을 서울에서 몇 번 치르면서 그의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 보고 상경을 권유한 기억이 납니다.
 
 
포지션은 CF(Center Forward)였는데 대통령금배 전국고교축구선수권대회에서 나중에 유명한 국가대표가 되었던 최순호 선수 다음으로 득점력을 보여준 유망주였습니다체격도 크고 육상으로 다져진 순간 돌파 스피드와 공중볼 경합 능력도 꽤 괜찮았습니다제가 가끔 개인훈련시에 도우미도 되주고 출장 경기 때 전주로도 따라가서 응원하고 이제는 한국축구의 명문이 된 모교 금호고와의 경기도 흥미있게 지켜본 기억이 납니다.
 
 
50여년이 지난 아직도 저의 기억에 또렷하게 남는 말이 있습니다축구 청소년국가대표 선발전이 있어 동생이 경남 마산에 간다고 하길래 열심히 해서 청소년국가대표로 선발되면 좋겠다 했더니 내게 하는 말이 선발할 사람  미리 정해놓고 나는 그냥 들러리로 따라가.” 하더군요저로서는 그 때 그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한 비리가 반세기가 지난 이제는 정말 말끔히 고쳐졌는지 저는 아직도 의심이 갑니다. 
 
 
마침내 졸업 후 얼마간 집에서 쉬다가 드디어 그토록 고대하던 체육교사 발령을 받고 동생은 너무 좋아하였고 여러 농어촌의 시골 중고등학교를 전전하며 교사 생활을 시작하였는데, 그래도 나는 축구에 대한 그의 재능이 너무 아깝고 미련이 남아 있어서 동생에게 시골서 축구팀을 만들어 지도하면 어떨까 조심스럽게 권유했으나 대쪽 같은 성격을 가진 동생은 한국축구의 비리를 무엇보다 10년 넘게 선수로서 직접 몸으로 겪어봐서 그런지 단칼에 저의 제안을 거절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나는 동생이 재직하던 시골 중학에서 가정형편이 어려운 가난한 학생들로 그들의 밝은 미래를 위해 배드민턴 팀을 만들어 전국대회 우승을 시키고 한국대표 팀을 이끌고 일본원정을 다녀 온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는 저와 달리 구기를 비롯한 많은 종목에 운동신경이 매우 뛰어나서 그 소식에 그리 놀라지는 않았습니다. 
 
 
시간은 흘러 저는 이곳 미국에서 제가 가르친 제자 두명이 워싱턴 디시의 DC United 프로 축구팀으로 스카웃되어 가게 되었습니다연습 때문에 그들은 학업 따라가기가 매우 힘이 들었는데 여름학기를 듣고자 둘이서 저의 연구실에 어느날 찾아 왔습니다.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많은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었는데, 제가 동생이 축구선수로서 고생했던 과거를 기억하면서 그들의 어려운 처지를 십분 이해해주고 그들이 무사히 졸업할  있도록  신경을  주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겨울날 저의 연구실 방문을 열고 환하게 웃으며 들어오는 두명의 건장한 청년을 저는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그 두 제자가 미국 프로축구리그 Major League Soccer(MLS) 소속의 DC United 에 성공적으로 데뷔해서 진심으로 감사한다며 선수 유니폼을 제게 특별히 선물로 주었습니다제가 축구 좋아한다는 사실을 용케도 기억한 모양입니다저는 정말 고맙다며 감격하였습니다.
 
 
저는  jersey 한국의 동생에게 보냈습니다. 작년에는 비지니스 컨퍼런스에 참석하면서 딸아이가 또 내가 축구 좋아하는 줄 알고 영국 프로축구 팀 Manchester United 팀의 멋진 공인구를 하나 선물로 제게 가져다 주었습니다. 그 공도 어릴 적 꿈 많았던 축구선수였던 동생에게 또 보낼까 합니다.   
 
 
요즘은 영국의 English Premier League(EPL)에 푹 빠져 지내고 있습니다특히손흥민의 경기는 빠지지 않고 봅니다정말 보기 드믄 훌륭한 선수 입니다. 그와 같은 시기에 함께 살아가면서, 특히 손흥민 존(Son Heung-Min Zone)에서 그가 감아찬 슛의 궤적을 따라가다 보면 절로 감탄사가 나옵니다. 그가 다시금 새로운 각오로 심기일전하여 선수생활을 큰 부상없이 무사히 마칠 수 있게 되기를 빕니다.
 
 
어제 Asian Cup 경기를 보고  여러가지 생각을 두서없이 적어 보았습니다.
 
 
축구공은 참으로 둥글다는 생각을 혼자서 해 봅니다.
 
 


 
2024년 2월 7일


淸淨齋에서

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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