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면 10월부터 전문직 취업비자(H-1B) 갱신이 미국에서 가능해질 전망이다.
연방 국무부는 6일 H-1B 외에 주재원 비자(L-1) 소지자는 이르면 내년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10월부터 본국이나 미국 근접국가에 가지 않고도 미국 안에서 비자 연장을 할 수 있는 ‘국내 비자 갱신’ 프로그램을 재도입해 시범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무부는 시행 결과를 지켜본 후 이를 다른 비자로 확대 적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 H-1B 또는 L-1 비자를 신청했거나 갱신한 한인들은 본국에 돌아가지 않고 비자 갱신이 가능해서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피터 황 변호사는 “취업비자 신청이 많은 인도와 독일, 스위스 등 일부 유럽 국가의 경우 관련 비자발급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드롭박스를 설치해 서류를 받았지만, 이 역시 신청자가 본국으로 귀국해야 한다는 점에서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 정책은 비자 신청자뿐만 아니라 직계가족들도 미국 안에서 비자를 받을 수 있어 시행되면 외국인 비이민 취업비자 신청자들에게는 시간이나 경비를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비자 갱신 프로그램은 2004년까지 허용됐으나 신청자의 신원조회 강화 등의 이유로 중단됐다. 이후 H-1B 등 비이민 취업비자 신청자는 국내에서 비자를 갱신할 경우 본국으로 돌아가 미국 대사관 또는 영사관에서 인터뷰하고 비자를 발급받아야 했다.
업무 등의 이유로 본국으로 돌아갈 수 없는 신청자는 미국 국경 인근 영사관을 방문해 비자를 받고 돌아왔다. 이 과정에서 비자 발급이 늦어져 장기체류하거나 비자발급이 거부돼 미국 입국을 할 수 없는 케이스가 나와 문제가 됐었다. 하지만 새 정책이 시행되면 해외에 나가지 않고도 비자 갱신이 가능해진다.
국내 비자 갱신 정책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6월 인도와 정상회담을 가진 후 본격적으로 나왔다. 국무부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해외 공관마다 비자 인터뷰 대기자가 계속 늘어나자 이를 해소하기 위해 국내 비자 갱신 프로그램의 부활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온 것으로 보인다.
국무부 대변인은 6일 본지에 “올 하반기중 시행할 예정으로 준비하고 있다. 미국에 거주하는 특정 자격을 갖춘 비이민 취업비자 신청자들이 대상”이라며 “(프로그램이 가동되면) 비자 갱신을 위해 해외로 여행할 필요가 없어지고 전 세계 영사관은 다른 지원자들을 위해 꼭 필요한 면접 기회를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무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H-1B를 취득한 한국인은 2922명이며, L비자는 5218명이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