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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역술의 한계

2022.04.22




                 역술의 한계  


 옛말에 ‘중이 제 머리 못 깎는 다’ 라는 말이 있다. 옛 부터 현재에 이르기 까지 관상이나 사주팔자의 대가(大家)들도 자기 자신이나 자기 식구들의 불운(不運)을 미리 예견치 못하여 세상 사람들에게 “지 앞날도 못 보는 것이 무슨 남의 운을 봐 준다는 거야?” 라는 비아냥에 시달리곤 했다. 역술의 대가들도 자기 자신이나 자기 식구들의 운에 대해서는 예측이 종종 어긋나는 경우가 많다. 역술은 통계학이자 해석학이다. 여기에 감정적인 주관이 개입되면 정확한 예측이 어려워진다. 예를 들어 자기 자식의 앞날을 예측 하는데 있어 좋게 풀리리라는 관점에서 주관이 개입된다. 나쁜 쪽으로 보지 않고 좋은 쪽으로 자신도 모르게 통변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래서 유명 역술인들도 자기 자신이나 가족의 운은 스스로 풀어보려 하지 않고 다른 도반(함께 공부한 동료)에게 의뢰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심장병수술의 최고 권위자가 있다고 치자. 하지만 이이가 자기 자식의 심장병 수술을 잘 해 낼 수 있을까? 자식의 가슴을 칼로 째서 열어놓고 침착하게 실수 없이 평소처럼 집도할 수 있을까? 물론 아닐 것이다. 혹시나 스스로 실수 할까봐 손이 떨리고 가슴이 떨려 제대로 해내지 못할 것이다. 이와 같이 유명 역술인도 자기 자식의 팔자에 대해 냉정히 객관성을 유지하며 통변(해석)해 내기는 어렵다. 이러다보니 ‘중이 제 머리 못 깎는 다’는 소리를 듣게 된다. 조선 성종 때 사람 서거정(徐居正)이 고려 말기와 조선 초기에 걸쳐 유명인들 사이에서 있었던 재미난 일들을 해학과 섞어 엮은 책이 <태평한화골계전>이다. 이 책에 어떤 소경 점쟁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어떤 유능한 소경 점쟁이가 있었다. 치는 점마다 매우 정확하여 인근에 이름이 높았다. 그런데 소경의 계집이 매우 음탕하여 간부(姦夫)를 두었는데 하필이면 소경의 친구였다 한다. 하루는 소경의 아내가 외출 했다가 집에 돌아오는 길에 간부를 만났다. 간부가 소경의 아내에게 “집에 남편(소경)이 있는가?” 하고 묻자 남편이 집에 있다는 대답이 나왔다. 그런데 이 음탕한 남녀는 마침 욕정이 크게 일어 서로 의 몸을 탐하고 싶었다. 남편(소경)이 외출중 이면 느긋하게 서로 즐길 터인데 아쉬웠다. 간부인 소경의 친구는 이때 한 가지 계교를 내었다. 간부는 소경의 아내에게 무슨 일이 있어도 결코 소리를 내지 말 라고 하였다. 그리고는 함께 소경의 집으로 들어갔다. 간부인 소경의 친구는 짐짓 태연한 목소리로 소경에게 인사를 하였다. 


“그사이 편안하셨는가?” 이에 소경은 친구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아이고! 반갑네! 어찌 오랫동안 나타나질 않았는가?” 라고 물었다. 그동안 소경의 아내와 방사를 치루느라 바빠 소경을 한동안 못 만난 것 이였다. “어찌하다 보니 그리되었네! 그런데 자네 부인은 어디 가셨는가?” 옆에 소경의 아내를 세워 두고도 이런 소릴 하였다. “출타 중이라네! 아내가 있어야 뭘 좀 대접할 텐데 이를 어쩌나... ”소경은 친구대접 못함을 미안 스럽게 생각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에 대해 소경 친구인 간부는 “아니 그건 괜찮네! 그건 그렇고 내가 자네에게 부탁이 있네! 자네 집 앞을 지나다가 마침 옛날 애인을 우연히 만났지 뭔가! 옛 애인을 만났으나 마땅히 일(?)을 치를 곳이 없으니 미안 하지만 방을 잠시만 빌리세! 이렇게 부탁하네!” 친구의 간청에 소경은 어리석게도 방을 빌려 주었다. 이리하여 소경의 친구인 간부와 소경의 아내가 방에 들어가 막 일을 치루려고 하는데 자리를 피해 주었던 소경이 헐떡거리며 방문 앞에 와서 소리쳤다.


“이보게! 빨리 피하게! 내가 방금 점을 쳐보니 그 여자의 남편이 아주 가까이 있다하네 빨리 빨리 끝내고(?) 피하는 게 좋겠네!” 라고 하였다 한다. 이 소경의 점 쾌처럼 주어지는 정보가 올바르지 못하면 점 쾌는 엇나가기 쉽다. 그 여자(?)의 남편이 가까이 있는데 그 남편이 바로 자신이고 그 여자가 자기 여편네 일거라는 생각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다. 이렇듯 판단을 흐리게 할 사사로운 감정이 있을 때에는 정확한 판단을 하기 가 어려워진다. 세상에는 별별 사람들이 다 있듯이 필자가 상담을 하다보면 별별 유형의 특이한 사람들도 만나게 된다. 


예전에 있던 일이다. 어떤 중년부인이 찾아와 자신과 한 남자의 생년월일시를 주며 감정을 의뢰하였다. 필자가 “이 남자분이 누구입니까?” 물으니 자신의 남동생 이라고 답한다. 이날 질문의 핵심은 ‘자기 동생과 자신이 동업으로 함께 어떤 일을 시작해도 좋은가?’였다. 시간이 한참 흐른 뒤 이분이 재차 방문 하였다. 재차 방문해서는 오늘 처음 방문하는 것이라고 시치미를 뗀다. 뭐! 그리 보이고 싶어 하는 이도 간혹 있으므로 모른 체 하고 처음 상담하는 예에 따라 사주팔자를 진단해 주었다. 건강, 수명, 앞으로 닥치는 운세 등등을 풀어주었다. 어떤 이 들 중에는 필자를 test 해 보기 위해 짐짓 처음 오는 것처럼 하여 다시 사주팔자를 풀어내게 하여 전과 조금이라도 다른 소리를 하는가? 집중적으로 체크하고 싶어 하는 의심 많은 특이한 체질을 지닌 이들도 있으므로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한남자의 생년월일시를 내밀며 감정을 부탁한다. 


전에 보았던 그 남자이건만 이름을 바꿔 이야기 하며 관계를 물으니 남편(?)이란다. 전에는 자신이 싱글 이라고 하더니 이제는 남편이 있다하고 전에 자신의 남동생 이라는 남자의 생년월일시를 대면서 이번에는 남편이라고 한다. 괴상한 취미를 지닌 여자라고 생각하고 있는 그대로 풀어 주었다. 세월이 한참 지난 뒤 이 여자 분이 또 방문 하였는데 역시나 같은 생년월일시를 지닌 남자를 봐달라고 하며 이번에는 애인(?)이라고 한다. 이번에도 역시나 이름을 바꿔 대면서...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지 모르겠지만 자기 자신이 꽁꽁 뭔가를 숨기고 무슨 정확한 답을 듣겠다 는 것인지 답답했다. 아무리 역술의 고수라고 하여도 엉터리 정보를 들이 대고서는 올바른 답을 얻는 것은 불가능 하다. 엉터리 정보에 판단이 흔들리기 쉽기 때문이다. 


역학은 심오한 학문이다. 통계학이자 자연과학인 것이다. 올바른 정보를 IN PUT 하여야 Processing(프로세싱)을 통해 올바른 답 즉 OUT PUT 이 나오는 것이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올 때마다 이름과 생년월일시를 바꿔서 댄다. 이게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돈이 썩어나서 못 갖다버려 안달 난 것도 아니고 무슨 짓거리 인가?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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