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희: 나도 들어가 봐야겠다. 윤영. 윤영이도 나랑 같이 들어가자. 바람이 차갑기도 하고.
윤영: 다들 어디 갔는지. 안에 아무도 없어요. (두리번 승애가 어디 있나 살펴보다가 보이지 않아 윤영은 선희와 손잡고 숙소로 향한다.)
선희: 어때 요즘. 피아노 유학 갈 준비는?
윤영: 그동안 참고 있었던 울음이 복받쳐 온다. “ 흑 흑 흑 어~~~엉”
선희: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는 윤영에 깜짝놀라 울면서 떨고 있는 어깨를 당기며 감싸 안는다.
“미안해. 내가 괜한 얘기를 했구나. 실은 나도 속상해. 유학 생각하면.”
윤영: “선희야. 나 좀 마음 진정 시키고 갈게. 먼저 들어가.” 몇 걸음 걷다가 돌담에 기대어 선다.
선희: 그래. 알았어.
윤영: 얼굴에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잠시 돌담에 기대어 있다. 마음을 진정 시키고 숙소로 들어가려는데 어디서 잔잔히 물소리가 들린다. 계곡가로 발길을 옮긴다.
윤영: 이 물소리가 노랫소리로 들렸구나. 참 시원하고 아기자기하다.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 양쪽팔을 움켜않고 천천히 걷는다. 그리고 물소리와 함께 흐음 콧노래를 부른다. 조금 걷고 있는데 뒤에서 웬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깜짝 놀라 휙 돌아본다.
진혁: 여자 혼자 무드 잡고 걷고 있어. 봐줄 사람도 없는데.
윤영: 어디서 노랫소리가 나는 것 같아서. ( 걸어오는 진혁을 본다.)
진혁: 나도 노랫소리 들으며 왔는데.
윤영: 선희랑 찬혁선배 벤치에 앉아 얘기하다가 들어갔는데 선배 못 만났어?
진: 중요한 얘기 하는 것 같아서.
윤영: 아버지는 요즘 건강 하시니?
진혁: 건강하셔. 지방에 바쁜일이 있으셔서 서울엔 안 오시네.
윤영아 부모님은 건강하시지? 요즘 내가 찾아뵙지를 않아서.
윤영: 우리 엄마도 아빠 챙기랴 나 챙기랴 항상 바쁘시지.
진혁: 그나저나 승애는 어때?
윤영: 승애가 궁금하구나! (내가 옆에 있는데.)
진혁: 너 그러고 보니 안색이 안 좋다. 어디 아픈 것 같은데 추워보이기도 하고. 바람이 의외로 차갑다.
(윤영이 몸을 움츠리며 팔짱을 끼고 있어서 진혁은 자기 가디건을 벗어 윤영의 어깨에 걸쳐준다.)-
-----속에 카라가 있는 긴팔에 겉에 얇은 반팔 티를 입고 있었다.---
윤영: (진혁이 자기 가디건을 벗어 어깨에 걸쳐줄 때 어깨를 살짝 들썩이며 손으로 그 옷을 잡으며) 고마워. 바람이 차겁다. (조금 걷다가 가던 길을 멈추며 천천히 뒤에서 오는 진혁을 돌아본다.)
괜찮아? 네가 더 춥겠다.(윤영은 얇은 차림인 진혁을 보고 얼른 가디건을 내리며 진혁을 덮어주려 한다.)
진혁: 난 남자잖아. 이건 추운 것도 아니지. (양 어깨를 우쓱이며 말한다.) 이 옷도 벗어줄까? (웃옷을 벗을 시늉을 한다.)- 윤영은 깜짝 놀라며
윤영: 뭐해?(토라지며) 그만해 나한테 장난치는 거!
진혁: 장난 아닌데.
윤영: (속으로) 알아. 네가 승애 좋아한다는 걸!
진혁: 토라지는 윤영의 어깨를 잡으려고 손을 올리는데 윤영이 돌을 밟으며 앞으로 넘어지려고 한다.
윤영: 아얏!!! 무릎을 만진다. 윤영의 무릎이 흙바닥에 그을려 바지에 조각돌이 묻어있다.
진혁: 괜찮아? 어디 봐! (무릎을 살펴본다.) 피는 안 나는 것 같다. 일어날 수 있겠어?
(팔을 잡으며 일으키려 한다.)
윤영: 응 괜찮은 것 같아. (일으켜 주는 진혁을 의지해 몸을 세운다.)
다리에 힘을 줄 수가 없다. 갸우뚱 다른 발목에 힘을 주고 걸으려 하는데도 몸에 균형이 잡히지 않는다.
진혁: 업어야겠다. 자 나한테 업혀.
윤영: 괜찮대두. 나 혼자 걸을 수 있어. (절둑절둑 걸으며 앞서 간다.)
진혁: 진혁은 자신을 뿌리치며 성큼성큼 걷는 윤영을 뒤에서 바라보면서 나지막한 소리로
“내 맘을 왜 이리 몰라주니!” 땅 바닥에 떨어진 자신의 가디건을 주워서 ‘탁탁’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