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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내가 좋아하는 것 23

2017.12.15

진혁: 참 집이 어디지? 이사하고는 한 번도 간 적이 없었어. 너도 준비하느라 많이 바빴던 것 같고.

이쪽 방향이 맞는 건가 모르겠네. 그냥 습관대로 이 방향으로 차를 몰았어.

윤영: ~ 저 쪽에서 오른쪽으로 턴하면 집으로 들어가는 골목이야.

진혁: 그렇군. 그럼 집 앞에 까지 갈게. 학교에서 가까운데 집이 .

윤영: 아니야. 여기서 내려 줘. 천천히 걸으며 생각할 것도 있고 해서 조금 걷는 것이 좋겠어.

진혁: 그럼 조심해서 들어가(윤영이 차에서 내리자)

뒤에 앉아있던 찬혁이 큰 소리로 하하 웃으며

찬혁: “꽤 귀여운 친구인데.

진혁: 귀엽지.

윤영은 자기 집과는 거리가 먼 곳에 내려 버스 정류장있는 곳으로 천천히 가려한다. 그래도 기분이 왠지 좋다. 진혁과 같이 둘만의 공간에서 얘기 할 수 있었던 것이.

 

승애는 떨림이 가라앉지 않는다. 왜일까 생각하지만

-윤영의 연주회로 멋있는 콘서트를 보아서? 단아한 옷? 윤영의 말?

----잊고자 했던 마음 한 구석의 설레임의 친구(?)와의 우연치 않은 해프닝?????

계속 진혁의 눈빛이 사라지지 않는다(찬혁과 엎어짐으로 어설펐던 자신의 몸가짐을 지켜보던 진혁의 눈빛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었다. 왜 그런지 어릴적 친구일 것 같은 느낌).

조용한 사무실. 어둑한 창가에 밖에서 비취는 네온싸인의 빛줄기, 승애는 잘 보이지 않는 실내를 돌아보며 팔짱을 끼고 서성인다.

승애: “아냐, 아냐, 지금 이럴게 아니지. 오늘 밤을 새워서라도 일을 끝내야 하는데. 정신 차리자.” 팔장을 낀 손을 내리며 스윗치를 올리려고 다시 문가로 간다. 밝게 불이 켜지고 안쪽에 있는 자기 책상으로 가서 의자에 털썩 앉으며 서랍에서 문서들을 꺼낸다.

(엄마에게 전화를 한다.):엄마 나 오늘 사무실에서 밤새야 될 것 같아요. 기다리지 말고 먼저 주무세요. 나 일 끝나는대로 집에 갈게요.

문서들을 펼치며 빨강, 보라, 하이라이트 밑줄 그은 숫자를 보며 계산기를 두드린다.

새벽이 가깝도록 겨우 다 마쳤다. 기지개를 활짝 펴며 문서들을 정리해 놓고 사무실에서 나온다.

새벽 버스를 기다리며 눈이 감긴다.

버스가 왔다. 버스 패스권을 찍으려 하는데 소리가 나질 않는다. 지갑을 (가방을) 사무실에 놓고 왔다. 사무실에서 나올때 옷걸이에 걸려 있는 얇은 스웨터를 갖고 나왔는데 다행히 그 주머니에 얼마의 지폐가 있어서 버스값을 치렀다. 빈 자리에 다소곳이 앉아 창밖을 내다본다. 꾸벅꾸벅 고개가 떨구어진다. 머리가 개운치 않지만 눈이 무겁다.

일어나야돼 일어나야돼마음속으로 몇번이고 왜치지만 몸이 말을 안듣는다. 생각으론 지금쯤 내려야 하는데 하면서도 계속 고개를 떨구며 잠에 취에 의자에서 움직이지 않는다.

눈을 부시시 떴다. 밖의 풍경이 전혀 새롭다. 처음보는 풍경이다. 어떨떨해 하면서 차에서 내렸다. 더 멀리 갈 수 없을 것 같아서. 주머니에는 차타고 받은 동전 몇개로 가벼운 소리만이 들린다. 버스를 다시 타야 하는데 이를 어찌한담.

난처한 표정으로 주머니속의 동전을 굴리며 왔던 길을 되돌아 걷는다. 한참을 걸어도 익숙한 풍경은 보이지 않는다. 넓게 펼쳐진 들판에 안개꽃같은 들풀들이 하늘하늘 춤을 추며 눈 동무 되주어 승애의 발걸음이 한층 가벼웁다. 그리고 상상속으로 들어간다. “아 저 벌판에 하얀 눈이 덮여있고 저 너머에 나를 기다리는 백마탄 왕자님,( 아니지이 멋있는 차를 세우고 기다리는 있는 그 누구겠지.)이 있으면 좋겠다. 빨리 나타나줘요. 왕자님어린 사춘기 같은 상상을 하며 웃음 지으며 혼자서 쓸쓸히 걷고 있다.

어둠이 거치면서 안개에 쌓인 새벽들판에 밝은 불빛이 비추인다. 승애는 그 불빛에 비추인 앞길을 아련히 보면서 천천히 걷고 있는데 지나갈 줄 알았던 자가용이 승애의 옆으로 다가오더니 안에서 큰 소리가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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