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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

베키오 다리(피렌체)

2018.06.25

 


Firenze


 

단테와 베아트리체가 만난 베키오 다리

Ponte Vecchio




피렌체에는 두오모, 시뇨리아 광장, 산마르코 광장 등 갈 곳이 너무 많지만,
여행자들이 잊지 않고 찿는 곳이 한 군데 더 있다.




바로, 폰테 베키오
(Ponte Vecchio)라는 곳이다.
폰테 베키오는 이탈리아어로 ‘오래된 다리’라는 뜻이다.




원래 푸줏간 가게 등이 처음 들어 섰으나, 지금은 귀금속점이 모여 있어 활기가 넘친다.




이 다리가 유명하게 된 것은 피렌체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 라는 사실도 있지만,
불멸의 사랑을 온 세상에 알린 단테가 베아트리체를 만난 곳이기 때문이다.




1274년 5월 1일, 피렌체의 부유한 은행가 폴코 포르티나리의 저택에서
토스카나 지방의 전통 축제인 칼렌디마지오(Calendimaggio) 축제가 열렸다.




칼렌디마지오는 ‘5월의 첫날’ 이라는 뜻으로 봄을 찬양하며 즐기는 즐거운 축제이다.
축제는 당시 귀족가문의 관례에 따라 포르티나리가 8살 된 딸을 소개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이 축제에서 당시 9세의 소년 단테는 귀엽고 아름다운 소녀 베아트리체를 보게 된다.
귀족 가문의 외동딸인데다가 워낙 아름다운 베아트리체인지라 모든 사람들이 그녀를 칭송하고
단테는 그 때부터 천사와도 같은 그녀를 사모하고 동경하게 된다.




그 후 단테는 열여덟 살이 되던 해에..
베키오 다리에서 산타 트리니타 다리 방향으로 강변을 따라 걸어 오던 그녀와 다시 만나게 된다.




베아트리체는 단테에게 가벼운 목례와 함께 아름다운 미소를 살포시 지어 보내고..
단테의 심장은 두근두근 사랑의 마음으로 뜨겁게 타올랐다.




이것이 두 번 마주 쳤고, 말은 한마디도 건내지 못한 단테의 베아트리체를 향한 사랑이야기이다.




두 번째의 만남 이후 단테는 젬마 도나티와 결혼했으며,
베아트리체는 시모네 바르디라는 은행가와 결혼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베아트리체는 결혼한 지 3년만인 1290년, 24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난다.




베아트리체가 세상을 떠나자 단테는 ‘우리의 숭고한 사랑은..
그 녀가 내 곁을 떠난 후 이전에 어떤 때보다 내 가슴에 살아 있다’ 고 고백하며
그 녀에게 바치는 연시, 신생(La Vita Nuova, 1294)을 출간한다.




‘바로 그 순간 내가 진실로 말하노니, 내 가슴 가장 깊숙한 곳에서 역동적인 감정이
솟구쳐 올랐으니 내 가슴은 떨리기 시작했고 그 떨림 때문에 내 맥박은 잦아들었다.’
단테가 처음 베아트리체를 발견하고 가슴 뛰던 그 날을 상기하며 신생 2장에서 쓴 글이다.




다음해에 본격적으로 정치활동을 시작한 단테는 대중의 신망으로 정치적 중심 인물로 떠오르지만,
도나티 가문이 이끄는 흑당과의 대립으로 추방령을 당하게 된다.




정치적인 힘만으로는 부패한 교회를 설득할 수 없음을 알게 된 그는
망명의 힘든 상황에서 신곡(Divina Commedia)을 쓰기 시작했다.




신곡은 지옥에서 부터 시작해 연옥을 거쳐 천국을 향해 떠나는 광대한 대서사시이다.




부활절인 금요일을 하루 앞둔 목요일 밤, 단테는 어두운 숲 속에서 길을 잃고 서 있다.
이때, 로마의 시인 베르길리우스가 나타나 그를 천국의 세계로 안내할 것을 약속하고
두 사람은 죽음 이후의 세계를 향해 일주일간의 순례를 시작한다.




지옥에서 사흘, 연옥에서 사흘, 천국의 문 앞에 당도한 순간 단테는 베아트리체를 만난다.




단테는 그녀의 손에 이끌려 천국으로 날아 오르고, 결국은 구원의 경지에 이르게 된다.




단테는 신곡에서 부패한 정치가와 성직자, 악명 높은 범죄자를 모조리 지옥편에 넣었는데,
그 중에는 남의 재산을 교묘하게 가로챈 사기꾼 잔니 스키키도 있다.




훗날, 작곡가 푸치니는 포르차노가 쓴 잔니 스키키(Gianni Schicchi)를 오페라로 만들었다.




이 오페라에서 가장 유명한 아리아가 바로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O mio babbino caro)이다.




이 아리아는 라우레타(소프라노)가 애인 리누치오(테너)와 결혼하려고 하나 집안의 반대로




아버지 잔니 스키키(바리톤)에게 자신의 사랑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애원하는 장면이다.




“오, 사랑스러운 나의 아버지, 난 그를 사랑해요. 그는 멋진 사람이예요.
사랑이 이루어 지지 않는다면, 나는 베키오 다리로 달려 가서 아르노강에 몸을 던지겠어요!
오 하나님 저를 죽게 내버려 두세요! 아버지, 나를 불쌍히 여겨주세요!




단테의 고향은 피렌체였으나,
그는 망명길에 올라 평생 귀환하지 못하고 라벤나에서 눈을 감고 뭍혔다.




그러나, 그는 힘들고 파란만장했던 삶을 통해 불후의 명작 "신곡"을 세상에 내놓은 것이다.





베키오 다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산타 크로체 교회(Basilica di Santa Croce)가 있다.




교회 정문 앞에는 단테의 거대한 동상이 우뚝 세워져 있는 곳이다.




이 교회 안에는 미켈란젤로, 갈릴레이, 로시니 등 유명 예술인들의 묘지가 수 백기 있는데..




그 중에는 탄생 700주년을 기해 만들어 놓은 단테의 기념비(Cenotaph)도 있다.

언젠가 단테의 시신을 모셔 오려는 시민들의 열망은 뜨겁다.
영원한 이탈리아의 시성, 단테 알리기에리(Dante Alighieri).


http://www.santacroceopera.it/en/ (산타 크로체 교회 정보)


글, 사진: 곽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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