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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글을 잘 쓴다는 것은?

2022.08.10

누가 글을 잘 썼다 하자. 그것을 좋게 받아드리는 독자가 그렇게 받아준 것이다. 3자가 자기 나름 대로 그렇게 봤다는 얘기다. 하지만 거기에는 어떤 판단기준이 있겠지.


, 글의 화제가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였을 것, 둘째로 그것을 어떻게 잘 전개해 나갔는가, 셋째로 상대의 수준에 맞게 알기 쉽게 썼는가, 네째로 무었때문에 그런 화제를 꺼냈는가 하는 목적이 뚜렸해야 하겠지, 다섯째가 위의 요구조건에 맞으면서도 군소리가 없어야 할 것 같다.


글은 사람들 간의 대화이다.  단지 그 전달방법으로 글자를 사용하는 것이 다르다. 상대를 보지 않거나, 한번 말한 것이 장소와 시간의 상관없이 전달될 수 있는 좋은 점이 있다. 따라서 면전에서 하는 말의 대화는 時-(시간-공간)의 제약을 받는다.


다음에 상대가 누군가? 그를 맞대고 말할 수 있을 경우에 그 사람의 입장, 즉 그의 지식수준과 그의 과거경력을 염두에 둘 수가 있다. 따라서 그가 재미있어 할 화제를 꺼내게 된다.그런데, 인터넽의 경우는 불특정의 다수를 상대한다.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별의별 취향과 관심사를 가진 독자들이 필자의 글을 읽기 때문이다.


생각하는 수준이 다양하고 흥미의 분야가 넓어진다. 또한 지역적인 제한과 나이로 인한 시간적 간격이 생긴다. 로써 미국의 이민자 한국의 정치와 사회문제에 별 해당사항이 없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의외로 관심사가 많다. 젊은이와 노인은 관심도 다르고 취미 또한 다르다.  하지만 두 연련층에 부합하는 어떤 분야를 찾아야 독자의 분포가 넒어진다.


두째가 어디서 어디로 가는 것, 즉 내가 광화문 네거리에서 백운대를 등산하려고 할 적에 그쪽 방면의 뻐스를 타던가, 지하철을 타던가, 자가용을 몰던가 아니면 택시를 타고 그 산밑 어디에 내릴 것이다. 어떤 분은 처음에 뻐스로 떠났다가 지하철로 바꿔타고, 택시로 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처음부터 자가용으로 곧장 갈 수도 있겠다. 아니면 아예 걸어서 여기 저기를 다 살피면서 갈 수도 있겠지. 어차피 운동삼아 떠나는 길이니까? 읽는 사람한테는 어떤 방법이 가장 편리하겠오?


세째로, 독자들의 지식수준과 경험 정도를 어디에다 마추어야 합니까? 미국대륙의 전역에 흩어져 사는 각계각층의 남녀노소... 막상 내 정도라고 쓰는 글조차도 생면부지의 사람과 같은 취미를 어떻게 맞춘다는 얘기요?  


네째는 내가 왜 글을 쓰려고 하는가 하는 문제인데, 내가 남의 입장을 대변할 이유는 없으니 내 사정을 얘기합니다. 나는 미국에 와서 적적하게 삽니다. 내 친구들이 멀리 사는지라 거기를 가려면 돈도 많이 들다 보니 자주 만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이곳 일간신문의 독자난에 나와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하는 겁니다. 밤에는 별의별 꿈으로 때우고, 낮에는 이곳의 人士(인사)들과 생각을 나눈다는 거지요. 그러는 과정에서 평소에 생각지 않던 문제를 다시 씹어서 그 단물을 마신다... 아니면 글이란 것을 더 잘 써보자는 욕심도 있읍니다.


다섯째로 군소리가 없어야 좋다는 얘긴데, 지금 여기까지 쓰다가 보니 약간 불안해 집니다. 군소리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요. 여기에 문장기술이 들어갑니다. 할 얘기는 많으나 지면이 제한되어 있듯이, 독자의 집중력도 그 한계가 있오이다. 한국의 연속극과 같이 질질 늘여부치다 보면 아예 더 청취할 생각이 없어지는 것과 같오. 독자들이 자기도 모르게 글 으로 빨려들어가게 하는 데에는 글쓰던 선배들이 발견한 금과옥조가 있읍니다.


재미가 나게 글을 써야겠지요?  起承轉結(기승전결)이란 것을 재치있게 지켜야 합네다. 대화의 비결로 그 상대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얘기로 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말이 있읍니다. 나아가서 새롭고 재미있는 화제라야 하고, 억양의 高底(고저)와 신나는 말씨로 그의 눈을 들여다 봐야 하고, 마지막으로 자기의 뜻으로 상대를 감동시킨다는 얘긴데... 그게 어찌 쉽게 됩니까? 상대를 들여다 볼 수가 없는 일이니 더욱 그러하오.


자주 써봐야 한다는 얘기가 바로 이런 이유라 하겠오. 남이 먹여주는 것만 받아먹으면서 심술을 부려본들, 결국 제3자들에게 핀잔을 받을 짓을 왜 계속해야 한다는 건지? 처음 만나서 똥얘기만 늘어놓는 분들은 다시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 그리고 나도 뭔가 알고 산다고 여기저기서 남의 글을 도적질 하지는 마시오. 바늘 도둑이 소도둑이 돼서는, 남의 집담을 넘나들어도 도무지 뭐가 잘못 됐는지 모르는 사람으로 변할 겁니다.


자신이 잘 쓰지 못한다는 기분이 들더라도 누구 하나 나무랄 사람없읍니다요. 이런 곳에서 맘껏 노력해 보시길 부탁하는 바요. 누구 하나 오라는 사람없고 갈데도 없는 처지가 아니든가 말이다.  결국 글쓴다는 것이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는 거지, 누구를 훈계하는 것이 아닙네다. 훈계해서 먹힐 분들이요? 이곳의 여러분들이...



禪涅槃

1/26/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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