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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25. 엘에이 오페라 돈카를로

2018.10.19

LA OPERA Don Carlo  


얼마만에 즐기는 문화생활인가? 그동안 발표회 준비로 아무것도 못했는데... 가슴이 확트이는 느낌 ...'
3시간넘게긴긴 내용의 오페라... 오늘밤 예술은 참 위대하다는것을 새삼 다시 느낀다.

발사모 Helen 씨의 돈카를로 리뷰

Perhaps Love is the Heart of the Matter - 사랑이 뭐길래....왕관의 무게

캐쥬얼 오페라 팬으로서 오랫동안 대중과 친숙한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의 음악을 들어왔지만, 도밍고가 LA Opera의 General Director로 있던 그 오랜세월 동안에 한번도 공연을 보러간적이 없었다.....그러다 요번 5월에 발사모에서 베르디의 리골레토를 보러갔는데, 오페라는 발레와는 또다른 강렬한 감흥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얼마후에 운전을하고 가다가 길거리에 도배된 도밍고의 얼굴이 클로즈업된 LA Opera 돈 카를로 배너를 보고 아무 생각없이 그냥 덜컥 오프닝 나잇 티켓를 사버렸다. 도밍고가 은퇴하기전 (아니면 진선생님말대로 파바로티처럼 죽기전에) 꼭 한번은 무대에서 라이브로 정통오페라를 부르는 그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다.

하지만 도밍고하면 아직도 어릴적 아빠가 틀어주던 고 존 덴버와의 듀엣송 "Perhaps Love"가 떠오른다....내 기억속에 이 노래는 훌리오 이글레시아스의 "Hey" 하고 묘하게 겹치면서 희미하면서도 생생한 옛날추억에 빠져들게 한다.

16세기 스페인 합스부르크 왕가가 배경인 오페라 돈 카를로는 그냥 진부한 사랑타령에 그치지 않고 인간사의 여러가지의 심오한 주제들....특히 인간이라면 피해갈수없는 인생의 고뇌 그리고 무엇보다도 the mystery of the human heart를 왕관의 무게에 억눌린 인물들을 통해 부각시켜 한결 더 심층있게 그려내어서 정말 많은 생각에 잠기게 하였다. 극중 돈 카를로의 할아버지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카를 5세의 유령은 어리석은 이승의 후손에게 의미심장하게 말한다....마음의 전쟁은 죽어서 주님곁에 가서야 멈춰진다고....세트 디자인도 마치 그의 말처럼 빨간색 바탕에 영원히 고통받는 영혼들이 뒤틀린 자세로 그려져있어 마치 연옥 purgatory 내지....마음상태에 따라 지옥이 연상될수있는 섬뜩한 효과를 더 했다.

도밍고는 여기서 돈 카를로를 위해 끝에 희생을 택하는 bromance의 진주인공 로드리고로 나오는데 관객모두가 도밍고의 노익장에 갈채를 보냈다....무엇보다 처음에 그가 무대에 등장하여 노래하자 순간 사람들이 수근거리기 시작했는데....80이 내일모레인 그가 물론 분장의 힘을 빌리기는 했지만 너무 젊고 멋있어서 알아볼수가 없어서였다.

월요일에 발레 클래스에 돈 카를로 프로그램을 가져가서 보여줬더니, Katherine씨가 표지 커버에 나온 도밍고가 나훈아 같다고 해서 엄청웃었다....전혀 틀린 말이 아니다....그의 마쵸적이면도 부드러운 카리스마...어느 노래를 불러도 그 감미로운 목소리...

도밍고가 부른 그 많은 커버송중에 영화 닥터지바고의 사운드트랙 "Somewhere my love"가 나의 personal favorite 중에 하나인데, 닥터지바고 역을 맡았던 고 오마 샤리프는 이집트인이였지만, 러시아인인 지바고, 아르헨티나인 체 게바라, 그리고 불운의 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의 황태자 루돌프 왕자역을 연기하기도 했다.

19세기 말에 루돌프왕자가 왕가의 마이얼링이라는 별장에서 10대의 어린정부와 동반자살한채로 발견된 이 "마이얼링" 사건이나 돈 카를로처럼 비극적인 최후를 맞은 고귀하신 왕족들의 스토리는 오페라나 발레를 만드는 아티스트에게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창작뮤즈가 되어준다.

그런데 마침 돈카를로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 화요일에 영국 로열발레가 다음달 10월에 2018 가을시즌에 Covent Garden에서 새로 올리는 발레 마이얼링을 리허설하는 영상을 보게되었다. 로열발레가 내년 3월에 LA의 Dorothy Chandler에서 마이얼링을 공연한다고 하니 벌써 너무 기대가 큰데.....이날의 오픈 리허설에서는 일본 오사카 출신 남자 수석 료이치 히라노가 솔리스트 멜리사 해밀턴과 호흡을 맞춰 몇번이고 다시 그 어려운 동작들과 캐릭터의 감정에 몰입하여 비운의 오스트리아인 황태자로 분하기 위해 땀을 뻘뻘 흘리면서 리허설을 하였다....무엇를 위해 저 어려운 것을 해내는 것일까?

진선생님이 중앙일보에 일요일 무용발표회 관련 인터뷰한 말이 모든것을 말해준다. "발레는 춤을 추면 손끝하나 발끝하나가 가슴을 찡하게 울리는 감동이며 깊은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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