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댓글 감사드립니다. 아름다운 삶과 사랑을 남기고 떠나신 것에 대해 후학으로서 늘 감사히 생각하며 그분의 삶을 조금이라도 본받기 위해 오늘도 생활하고 있습니다.
[내마음의 隨筆]
반헌경 (潘憲卿) 박사
나와 반박사 (潘博士)님과의 인연은 내가 1988년에 미국에 유학왔을 때 부터 시작되었다. 반박사님은 여안과의사(女眼科醫師)셨는데 이화여자대학교가 배출한 의과대학 1호박사이시다. 현재 UN 사무총장인 반기문총장의 고모 되시는 분이라고 한다. 내가 학생이었을 때는 반총장님께서 Chicago 총영사관에 근무하시던 시절이었는데 반박사님을 만나뵈러 Kansas City를 방문하셨던 기억이 생각난다.
내가 처음 미국에 도착했을 때 반박사님께서는 우리 식구를 정식으로 댁으로 초대하여 큰 상을 차려주시고, 공부하느라 고생 많겠다면서 당신의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많은 격려를 해 주셨다. 오랜 비행시간에 속이 좋지 않겠다고 직접 담그신 시원한 김칫국에 다가 여러가지 맛있는 음식들을 장만하셔서 나와 내 아내를 위해 손수 차려주셨던 고마움을 아직도 잊지 않고 있다.
반박사님께서는 한국의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교 교수를 하시다가 미국에 와서 오랜동안 안과의사로서 혼자 결혼도 하지 않으시고 살아오고 계셨다. 유학생들의 대모 (代母)로서 새로 오는 유학생들을 이것저것 많이 챙겨 주셨다. 특히, 가난한 유학생들이 아파도 건강보험이 없어서 변변하게 병원도 가지 못하고 힘들어 할 때에 약도 구해 주시고, 어떤 경우는 병에 대한 간단한 진단과 치료법까지 까지 알려 주셨다. 책상이며 걸상이며 간단한 가구들도 학생들에게 많이 나누어 주셔서 많은 학생이 그 분의 혜택을 보았다.
한인회장도 역임하셔서 한인사회를 위해 많은 봉사를 하시고, 어려움에 처한 교포들도 많이 도와 주셨다. 그 분 댁에는 늘 그 분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미전국에서 끊이지 않았다. 나의 친한 친구 J가 반박사님을 어머니처럼 모시면서 살았는데, 오랜 이국생활 (異國生活)의 객고 (客苦)인지는 몰라도 그리 많지 않은 나이에 갑자기 돌아가셨다. 평소에 그 분을 만나뵐 때마다 나는 그 분께 파란만장한 그 분의 이야기를 자서전 (自敍傳)으로 쓰실 것을 권유하였는데, 그 것을 이루지 못하고 가셔서 너무나 안타깝다. 우리 후학 (後學)들이 배워야 할 점이 너무 많은 훌륭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욱 그러하였다.
나는 그 분이 떠나가신 뒤로 그 분의 희생 (犧牲)과 봉사 (奉仕), 그리고 사랑의 삶에 대해 나의 유학기간 중에 계속적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으며, 내가 성공적으로 공부를 마칠 수 있게 된 데에는 그분의 도움이 적지 않았다. 나의 어려웠던 유학생활에 있어 많은 도움을 주고 떠나가신 그 분의 뜻을 받들어 나도 힘이 닫는 데까지 어려운 유학생이 있다면 도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한국에 있는 그 분의 묘비석에 햐얀 국화 꽃 한 송이라도 드리고 그 간에 내가 살아온 이야기를 조용히 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2010년 12월 15일
솔티
(사진 출처: 이화여자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