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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소설 | "그대를 삼키다" 온라인 읽기 - 웹소설 추천 - Joyread

2022.01.16

그대를 삼키다

웹소설 "그대를 삼키다" 는 Joyread 에서 최고의 로맨스 소설 중 하나입니다.

로맨스 소설 "그대를 삼키다", 주인공은 "소서영" & "민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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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를 삼키다" 맛보기 감상

"그게… 제가 먼저 옷을 벗고 침대로 갈까요, 아니면… 먼저 벗겨드릴까요?"

소서영은 샤워 타월을 두른 채 욕실 문 어구에서 조심스레 물었다.

오늘은 그녀의 첫날 밤이다.

멀리 휠체어에 앉아 눈을 검은 비단으로 가리고 있는 그 남자는 앞으로 그녀의 남편이 될 사람이다.

그와의 첫 만남이지만 본인이 사진보다 훨씬 잘 생겼다.

남자는 이목구비가 분명하고 콧대가 높고 짙은 눈썹에 훤칠한 키를 하고 있어 그녀가 꿈에 그리던 남신의 모습이었다.

아쉽게도 그는 휠체어에 앉아 있는 장님이었다.

누군가 민시혁은 태어날 때부터 재수가 없어서 9살 되던 해에 부모님이 돌아가게 하고 13살 때 누나를 죽게 했으며 성인이 된 후에는 연속 세 명의 약혼녀를 죽게 만들었다 했다.

이런 소문을 들은 소서영도 처음에는 두렵기 그지 없었다.

하지만 삼촌은 그녀가 시집만 가면 민 씨 집안에서 할머니의 병을 치료해줄 돈을 댈 거라고 했다.

할머니를 위해 그녀는 목숨을 걸고 위험을 무릅쓰기로 했다.

남자가 반응이 없자 소서영은 그가 듣지 못한 줄 알고 다시 한번 반복했다.

"하."

차갑고 고귀해 보이는 남자가 눈을 가린 천을 천천히 풀고 차갑게 그녀를 훑어보았다.

"네가 어떤 사람과 결혼했는지는 알아?"

그의 차가운 눈빛에 소서영은 본능적으로 몸이 움츠러들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니 두려울 것도 없을 것 같다. 그는 장님이잖아!

그런데 장님 저렇게 깊은 눈동자를 가질 수 있을까?

장님을 본 적 없는 소서영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그의 질문에 성실히 답했다.

"알아요."

남자는 미간을 약간 찌푸리며 물었다.

"죽는 게 두렵지 않아?"

눈을 가리고 있던 천이 벗겨지자 그는 더욱 고고하고 차가워 보였다.

소서영은 심장이 쿵쿵 뛰었다.

"두렵지 않아요."

그녀는 그를 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당신이 할머니를 구해주셨기에 당신은 저의 은인이에요. 전 꼭 약속을 지켜 당신에게 아이를 낳아주고 평생 돌봐줄 거예요!"

여인의 작고 예쁜 얼굴에는 진지함이 가득했다.

민시혁은 묵묵히 그녀를 한참 바라봤다.

잠시 뒤 그는 비웃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나를 씻겨줘."

소서영은 잠시 멈칫하다 답했다.

"좋아요."

그녀는 민시혁에게 시집 가겠다고 민할아버지에게 약속을 한 뒤로 후회한 적 없었다.

결혼 등기까지 한 그녀는 정정당당한 그의 아내였다.

남편이 장애인이니 아내가 그를 돌보며 목욕을 시켜주는 건 당연한 일이다.

"목욕물 받으러 갈게요."

말을 마친 그녀의 작달막한 몸이 욕실로 들어갔다.

민시혁은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미간을 굳게 찌푸렸다.

그도 사람을 보내 그녀를 조사해 보지지 않은 건 아니었다.

이 여자의 자료는 심플하기 그지없었는데 시골에서 온 가난한 계집애가 가족의 병원비를 위해 명성이 바닥에 떨어진 재수 없는 그에게 기꺼이 시집오겠다고 한 것이다.

이전의 세 약혼녀는 전부 a시 상류사회의 유명인사로 집안이 부유하고 배경도 탄탄했다.

하지만 그녀들 전부 다 결혼식 전날 밤 누군가에 의해 암살 당했다.

멍청하고 단순한 소서영은 뜻밖에도 그와의 첫날밤까지 무사히 살아있다니?

그녀가 너무 바보 같아서 손을 쓸 필요도 없거나, 아니면 그녀가 멍청한 척 하고 있는 것이다.

민시혁이 생각에 잠긴 사이 욕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든 순간 검은색의 눈동자에 경이로움이 드러났다.

욕실에서 자욱한 안개가 새어 나오고 자그마한 체구의 여자가 천천히 걸어 나왔다.

수증기에 젖은 그녀의 검은 머리카락 몇 가닥이 쇄골 사이에서 움직임을 따라 흔들렸다.

몸에 감겨 있던 타월은 이미 젖은 채 그녀의 몸에 달라 붙어 영롱하고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냈다.

"잠시만 기다려요."

그녀는 쪼그리고 앉아 침대 밑에 있던 캐리어를 꺼내어 열었다.

캐리어의 한쪽에 그녀의 속옷들이 가지런하게 놓여있다.

그녀는 흰색의 레이스 세트 하나를 꺼내 라벨을 뜯었다.

아마 민시혁이 장님이라고 생각해서인이 그녀는 옷을 갈아입는 모든 과정을 그의 눈 앞에서 가감없이 보여주었다.

이토록 단순한 행동도 한 남자의 눈에는 다른 뜻이 있는게 아닐까 싶게 만들었다.

이 계집애 그가 정말 장님인지 테스트해보는 거야?

"후~"

속옷을 입은 소서영이 걸어와 자연스럽게 민시혁의 휠체어를 욕실 문 어구로 밀고 갔다.

민시혁을 부축해 욕실로 들어간 뒤 그녀는 그의 옷을 한벌 한벌 벗기기 시작했다.

짙은 수증기를 사이에 두고 민시혁은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를 바라봤다.

소서영은 고개를 떨군 채 집중한 표정이었는데 맑고 깨끗한 두 눈에는 어떠한 감정도 섞여 있지 않았고 마치 수업을 듣는 듯 진지했다.

그의 시계를 풀고 셔츠를 벗겼다. 그리고…

그리고, 마지막 방어선에서 소서영은 약간 어색하게 손을 움츠렸다.

"저기… 이거 입고 씻을 수 있어요?"

그녀를 살펴보는 민시혁의 눈동자에 사악함이 드러났다.

"이거 입고 있으면 어떤 곳은 씻을 수 없어."

"음… 그렇겠네요."

소서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작은 손을 내밀었다.

민시혁의 눈빛이 약간 어두워졌다.

그녀의 진지한 모습을 차갑게 바라보는 그의 미간은 줄곧 굳게 일그러져 있었다.

이 여자는 정말 바보인 거야, 아니면 바보인 척 하는 거야?

부끄러움이 뭔지 몰라?

"여기 욕조에 들어가세요."

소서영은 남자의 몸에서 자신과 다른 무언가를 보지 못한 듯 진지하게 민시혁을 부축해 욕조에 들어가게 했지만 얼굴이 달아오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녀는 얼굴을 두드리고 마음을 가라앉힌 뒤 그에게 물었다.

"많이 아파하지는 않죠?"

"응."

소서영은 젖은 귀밑머리를 귀 뒤에 걸고 몸을 돌려 캐비닛을 뒤적거렸다.

잠시 뒤 그녀는 거친 때밀이 수건을 하나 들고 돌아왔다.

민시혁 이마의 핏줄이 저도 모르게 튀어 올랐다.

지금 첫날 밤에 그에게… 때를 밀어주려 한다?

소서영은 그의 의견을 전혀 묻지도 않고 손을 들어 그의 등부터 밀기 시작했다.

"아프면 얘기해요, 살살 할게요."

민시혁: "…"

소서영은 아주 열심히 아주 진지하게 밀었다.

민시혁에게 시집 오기전 그녀는 허약하고 병든 할머니를 오랫동안 돌봤다. 할머니는 그녀가 이렇게 목욕시켜 주는 것을 좋아했는데 매번 때를 밀고 나면 편안해서 잠도 달게 잘 수 있다고 했다.

때문에 소서영은 민시혁도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욕조 옆에 쪼그리고 앉아 때수건으로 그의 모든 피부를 열심히 밀었다.

비록 힘을 다하긴 했지만 민시혁 에게는 그저 간지럼을 타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녀의 노력과 진지함을 보아낼 수는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이마에 땀이 한층 맺혔다.

민시혁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 순간 그는 갑자기 자신이 그녀를 괜히 탓한 게 아닌지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이토록 바보같이 단순한 계집애가 무슨 꿍꿍이가 있을까?

"저기."

그의 다른 곳을 다 씻겨준 소서영이 얼굴을 붉히며 어딘가를 가리켰다.

"이것도 씻어야 해요?"

민시혁은 그윽하게 그녀를 바라봤다.

"네 생각에는?"

소서영은 작은 얼굴을 찡그리고 한참을 생각하다가 말했다.

"역시… 씻어야겠죠."

그녀는 때수건을 든 손으로 그곳을 향했다.

남자의 커다란 손이 그녀의 손을 정확하게 잡았다.

순간 공기가 굳어버린 것만 같았다.

소서영은 자신이 때수건으로 만지면 민시혁의 그것이 망가질 거라 생각하지 못한 채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며 순수한 눈으로 물었다.

"날 잡고 있으면 어떻게 씻어요?"

남자의 검은 눈동자에 서늘함이 스쳐지나갔다.

"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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