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창작

두 달 안에 모든 일이 해결될 겁니다!

2021.12.01





                                  두 달 안에 모든 일이 해결될 겁니다!  


 K타운에서 갈비집을 운영하시는 홍사장님은 십대초반 부모님을 따라 미국에 이민오신 이민 1.5세대이시다. 학업에는 별 흥미를 갖지 못하다 고등학교를 졸업 하였고, 커뮤니티 칼리지를 5년씩이나 다니다 결국 졸업도 못하고 학업을 중단 하였다. 그 후 부모님이 하시던 식당에서 부모님을 몇 년간 도와 드리더니 그쪽으로 머리가 틔여 이십대 후반인 비교적 어린나이에 결국 식당업에 뛰어 들었다. 공부는 못했지만 이재(理財)에는 소질이 있었던지 삼십대 중반 무렵에는 LA와 가디나, 애나하임 3곳에서 갈비집을 운영하는 큰 사업가가 되어 있었다. 바로 2살 위의 공부 잘하던 형은 UCLA를 나와 모기업체에 취직 하였다가 Lay off 당한 뒤 빌빌 대다가 결국 동생가게 하나를 맡아 지배인으로 동생 밑에서 일하게 되었으니 ‘공부 잘한다고 다 성공하고 공부 못한다고 성공 못하는 게 아니다’라는 말이 증명된 셈이다. 


아무튼 이렇듯 승승장구 하던 홍사장님이 가을이 깊어가던 어느 날 필자와 마주했다. 항상 자신에 차서 기세가 좋던 모습은 어디가고 얼굴은 반쪽이 되고 까칠하게 자란 수염 속에 두 눈은 휑하게 쑥 들어간 것 같다. 필자 왈 “홍사장님! 얼굴이 왜 이 모양입니까? 어디 많이 아프신 것 아닌가요?” 라고 하니 별 말없이 깊은 한숨을 내쉬신다. 잠시 뒤 미간에 깊은 주름을 잡은 채 하는 말이 “불경기 불경기해도 이런 불경기는 처음인 것 같아요. 정부에서는 경제가 좋아진다, 많이 나아진다고 들 하는데 제가 느끼기에는 재작년 다르고 작년 다르고 올해 다른 것 같습니다. 점점 힘들어지니 무슨 경기가 나아진다는 건지?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체감 경기는 해가 갈수록 나빠지는데?” 라고 하며 분통을 터트린다. 


LA와 가디나, 애나하임 세 곳의 식당 중 그나마 가디나에 있는 식당이 매상이 제일 나은 편이어서 이곳에서 벌어 LA와 애나하임 두 곳의 식당 적자를 겨우겨우 메꿔 나가며 버텼지만 점점 죄여오는 상황에 더 이상은 버틸 수가 없어 파산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며 그래서 위기감에 식당 세 곳을 다 매물로 내놓았지만 영~ 팔릴 기미가 없어 급기야 한참 경기가 좋을 때 돈을 벌어 사놓은 서울 동대문 창신동의 4층 건물까지 내놓게 되었다고 한다. 창신동 건물은 1층에서 동생이 고기집을 운영하며 4층에는 노후를 보내기위해 한국으로 귀국하신 부모님을 모시고 살림집으로 쓰고 있어 차마 내놓을 수가 없어 버텨보았지만 이제는 도저히 방법이 없어 내놓게 되었는데 금방 팔릴 줄 알았던 이 건물마저 영소식이 없으니 아마도 망할 수밖에 없는 운세인 것 같다며 울상이었다. 


이에 필자가 홍사장님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가만히 정신을 집중하여 주역상 쾌를 짚어보니 뇌수해(雷水解)의 쾌 구사(九四)효가 짚힌다. 이 쾌를 바꾸어 풀이하면 ‘전신이 마비되어 꼼짝달싹 못하던 것이 엄지발가락 부터 시원스럽게 풀리듯이 앞으로 두 달 안에 가정의 모든 어려운 일이 해결 된다’ 고 할 수 있는 쾌였다. 필자 왈 “홍사장님! 걱정하지 마십시요! 제가 쾌사를 짚어보니 앞으로 두 달 안에 해결책이 나올 것 같습니다. 전신이 마비되어 꼼짝 못하던 몸이 발가락에서 부터 차츰차츰 전신으로 마비가 풀려 이제는 뛸 수 있는 쾌입니다.” 라고 하니 홍사장님 그래도 믿기지 않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아니 그렇게 오랫동안 풀리지 않던 일이 어떻게 두 달 안에 다 풀린다는 말씀 이예요? 저 위로해 주시려고 그런 말씀하시는 것은 아니시겠지요? 아무튼 그런 좋은 운이 있을 것이라니 기분은 좋습니다.” 라고 하며 반신반의하는 표정이다. 


필자도 사실 이 쾌를 짚으면서도 걱정이 앞선 게 사실이다. 허나 쾌상이 아무리 나쁘거나 아무리 좋게 나와도 조금도 빼거나 보태지 않고 사실 그대로, 나온 그대로 이야기한다는 필자의 원칙이 있기에 그런 불안감을 지우고 자신 있게 쾌상을 설명해 드렸다. ‘만약에 두 달 안에 안 풀리면 나를 무척이나 원망 할 텐데...’ 하는 불안한 마음을 애써 지워버렸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홍사장님이 재차 필자를 방문하셨다. 와서 하는 말이 “참 신기한 일도 다 있지 뭡니까? 제가 선생님 뵈러온 바로 그 날 한국에서 마침 제 건물이 팔렸습니다. 제가 위임장하고 도장을 다 맡겨놓았기 때문에 동생이 우선 계약을 했다고 합니다. 


선생님하고 상담을 할 당시에는 벌써 계약이 끝난 상태 였구요! 선생님하고 상담 마치고 가게에 막 돌아왔을 때 한국에서 전화를 받았어요. 빨리 한국에 나와서 정식계약을 하고 이것저것 처리할 일이 있다고 해서 그 다음날 새벽 일찍 부랴부랴 한국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어제 막 미국에 돌아와서 오늘 서둘러 선생님을 뵈러온 겁니다! 매수자와 이야기가 일사천리로 잘 진행되어 계약일 부터 딱 60일 만에 잔금까지 다 받게 되었습니다. 선생님이 말씀하신 딱 2달 만에 잔금까지 끝나게 된 겁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이건물이 안 팔렸으면 정말 심각한 지경이 되었을 겁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이건물이 팔리고 나니까 LA와 애나하임에 있던 식당도 매상이 차츰 올라서지 뭡니까? 선생님 말씀하신대로 발가락에 쥐가 풀리니까 전신의 쥐가 다 풀린다는 것처럼 딱 그 모양이지 뭡니까? 이제 한숨 돌렸습니다. 하하하!”


정말 다행한 일이였다. 극심한 어려움은 한고비를 넘기고 나니 이런저런 좋은 일들이 계속 연속해서 생기는 현상을 우리가 살다보면 가끔 겪게 된다. 나쁜 기운들은 나쁜 기운들끼리 뭉쳐 다니고, 좋은 기운은 좋은 기운들 끼리 뭉쳐 다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오는 것이다. ‘악운이 겹친다’는 말이나 ‘경사가 겹친다’는 말은 이런 현상 때문에 생기게 된 것이기도 하다. 아무튼 홍사장님은 극심한 어려운 고비를 잘 넘기고 사업을 잘 이끌어가고 있다. 창신동 상가는 그 일대가 재개발 된다는 계획이 있어 덕분에 비싼 값에 팔면서도 내심 아쉬워했으나 그 후 사정이 바뀌어 재개발 계획이 취소되고 재개발 조합마저 해체된 뒤 조합장이 큰돈을 횡령했던 것이 들통 나 구속되는 등 내홍을 겪으면서 부동산 가격도 거품이 꺼져 폭락해 버렸으니 홍사장님에게는 그야말로 전화위복의 행운이 된 셈이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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