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창작

운명은 바뀔 수 있다!

2021.12.03

 




  

               운명은 바뀔 수 있다! 


 16세기 중국에 원요범이란 이가 태어났다. 어려서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는데 원요범의 어머니는 요범이 과거시험을 보아 관리로 출세하는 것보다는 의학을 배워 가난한 이들을 도와주기를 바랬다. 하지만 원요범은 과거에 급제하여 부와 명예를 얻길 원했다. 어느 날 자운사(慈雲寺)에 갔다가 운남성에서 온 긴 수염을 길러 성자처럼 보이는 공(孔)씨성을 가진 노인을 만나게 되었다. 노인은 원요범을 보고 “그대는 관리가 될 운명을 타고 났소. 내년에 그대는 현립학교에 진학하게 될 것이요” 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자신은 점성술과 예언에 관해 소자(邵子)가 쓴 황극수정전(皇極數正傳)을 깊이 연구하여 왔다고 자신을 소개했다.(소자는 송나라의 유명한 학자로서 소자의 이 책은 역경의 원리를 깊이 연구하여 수학적 계산으로 미래를 예측한 책으로 유명하다) 


공선생은 원요범이 현에서 보는 고시에서 14등을 하고 부(府)에서보는 고시에는 71등을 할 것이며 드디어 성(省)에서 보는 고시에서는 9등을 할 것이라고 예언했고, 어느 어느 해에 폼생(국비중학생)이 되고 또 공생(국비 대학생)이 된 후에 나중에 사천성(四川省)의 대윤(大尹)이라는 벼슬까지 오를 것이며 이 직위에 3년반을 근무한 뒤에 은퇴하여 고향에 돌아올 것이며 얼마 뒤인 53세 되는 해 9월 14일 丑時에 사망하며 불행히도 자식은 없을 것임을 세세하게 예언 하였다. 원요범은 공선생의 말을 반신반의 했지만 모든 것을 잘 기록하고 기억해 두었다. 그런데 이후 공선생이 예언 한대로 모든 것이 진행되자 심각한 고민에 빠져들게 된다. 어차피 자식도 없이 52세만 되면 죽을 운명인데 모든 것이 시들해지고 의욕도 없었다. 


이러던 중 국자감(國子監, 국립대학)의 공생이 되기 직전 원요범은 서하산의 선사인 운곡 스님을 찾아뵙게 되었다. 존경받는 대선사인 운곡스님께 고민을 털어놓고 상담을 했다. 운곡선사는 크게 웃으며 “당신은 바보구료! 사람들은 망념과 비실재적 생각들이 그 마음을 차지하여 불가피하게 운명이라는 놈에게 구속되는 것이요, 당신은 공선생 이라는 이가 예언한대로 그냥 살아왔고 당신의 인생을 바꿔보려는 적극적인 생각은 하지 못했기 때문에 운명의 굴레에 갇혀버린 것이요! 사람에게 운명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으나 보통 사람에게만 적용이 되는 말이요! 운명은 지극히 착한 일을 한 사람이나 지극히 나쁜 짓을 한 사람을 구속할 수는 없소! 당신이 만났다는 공선생처럼 고도로 숙련된 사람은 수학적 계산에 의해서 사람의 운명을 정확히 예측할 수도 있소! 허나 이는 낮은 단계의 깨달음에 불과하오!” 라고 하며 운명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음을 설명했다. 


높은 정신적 깨달음을 얻는 경지에 이른 성인들은 이미 육도윤회(六道輪廻)를 초월하여 운명을 초월한다. 허나 이러한 초월은 일시적이다. 이들이 선정의 상태를 잃고 생각을 일으키게 되면 다시 운명이라는 수학에 구속이 되고 만다. 이들이 선정의 힘으로 육도를 초월하여 아홉 번 째 선정의 경지인 아라한에 이르면 모든 운명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된다. 이러한 경지에는 이르지 못한다 해도 선업을 많이 쌓으면 그 선업의 공덕에 의해 나쁜 운명이 좋은 운명으로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전생에 선행을 많이 쌓은 사람은 당연히 금생에 부와 장수를 누릴 것이요, 전생에 악행을 많이 쌓은 사람은 현생에 가난과 단명의 고통을 받게 됨은 당연한 인과응보의 법칙이다. 그러나 여기에 예외는 있다. 


운명이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만약에 어떤 이가 금생에 부와 장수를 누리게 되는 운명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해도 만일 과도한 악행을 하게 되면 내생을 기다릴 필요도 없이 금생에 가난해지고 명도 제명대로 살지 못할 것이며, 이와는 반대로 가난하고 단명 하게 태어난 운명이라도 특별히 선업을 많이 쌓아 가면 부자도 되고 오래 장수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운곡스님을 통해 운명은 존재하지만 특별한 노력을 통해 얼마든지 바뀔 수도 있음을 깨달은 원요범은 자신의 운명에 구애받지 않고 선업을 쌓기로 했다. 어차피 자식도 없으니 재산을 물려줄 사람도 없는지라 재산을 모으려고 백성의 고혈을 짜는 다른 탐관오리들과는 달리 선정을 베풀었고 굶주려 배고픈 백성들에게는 자신의 봉급을 털어 곡식을 사서 구휼하였다. 이렇게 선행을 해 나감에도 불구하고 어찌된 영문인지 자신의 운명은 한 치도 어긋남이 없이 예전에 공선생이 예언한대로 그대로 착착 진행이 되자 원요범은 마음을 비웠다. 


어차피 52세가 되면 죽을 텐데 꼭 운명을 바꾸려는 욕심을 버리고 착한 선행을 계속해 나가자는 결심이었다. 이때 원요범의 운명은 바뀌기 시작한다. ‘이전에 했던 선행은 자신의 운명을 바꾸려는 사심에서 뭔가를 받으려는 계산된 선행’이었지만 마음을 바꾼 뒤의 선행은 ‘반대급부를 바라는 것이 없는 순수한 마음의 선행을 위한 참 선행’이 되어 드디어 운명의 굴레를 바꿔놓기 시작했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원요범은 52세에 죽지 않고 장수했으며 자식까지 얻게 되었다. 원요범은 자기의 아들 원천개 에게 선과 악을 가리며, 허물을 고치고, 덕 있고 겸허한 선행을 하면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가르치기 위하여 <요범사훈-了凡四訓>이라는 책을 섰다. 이 요범사훈은 불경이 아닌 일반 책에 불과하지만 이를 경으로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여론이 불가에서는 늘 있어왔다. 드디어 우리나라 정토종 13대 조사인 인광대사께서 이 책을 인가하고 권장하였을 정도로 인정받는 글이 되었다. 이렇듯 운명은 절대불변의 숙명이 아닌 노력에 의해 얼마든지 개선될 수 있는 대상이라는 것이 우리에게 희망을 준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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