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오너 와 역술인
필자가 알고 있는 한국에서 활동 중인 몇 몇 역술인들에 대한 이야기다. 기업오너들 사이에 역술가로 인기가 높은 남선생은 예전에 중소기업을 운영하던 기업가 출신이다. 기업을 경영하다가 자금난에 몰려 부도를 내고 감옥살이까지 하고 나온 뒤 자신이 왜 망해 이 모양이 된 것인지 궁금하여 역술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10여 년간 명리학 공부에 몰두하다 문리가 터져 91년 드디어 역학원을 차리게 된다. 예전에 중소기업을 경영했던지라 기업인들과 인연이 있어 이를 바탕으로 주 고객층은 기업인들이 되었고 적중도가 높아 기업인들 사이에 유명인사가 되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대기업의 경우 회장뿐만 아니라 계열사 사장들이나 임원들의 사주팔자도 회사의 운명에 크게 작용되나 중소기업의 경우 오너의 사주팔자가 기업의 운명과 직결되는 편이라 한다.
남선생의 고객 중 중소기업인 비철금속회사를 운영하는 이가 있었는데 경영이 부진하여 상담의뢰를 한 일이 있다. 남선생은 사주감정결과 오너의 운이 다 된 것으로 보고 “회사는 망할 것입니다” 라고 단호히 진단했다. 사색이 된 사장은 “어떤 방법이 없습니까?” 라며 남선생에게 매달렸다. 이럴 때 사이비 역술인 같으면 굿을 하라거나 부적을 써보라고 하며 큰돈을 뜯어낼 궁리를 할 터이나 정도를 걷는 역술인이던 남선생은 “사장 자리에서 즉시 물러나고 공모를 통해 전문경영인을 모셔서 경영권을 미련 없이 넘겨야합니다.” 라고 방법을 제시해 주었다. 다행이도 이 오너는 남선생의 말에 따라 전문경영인을 공모를 통해 모셨고 기업은 현재 사업이 확장되고 있다. 이렇듯 남선생은 굿이나 부적 같은 미신적 처방은 일체 않고 현실적인 대안 제시로 기업인들의 인기를 모았다. 단, 남선생의 상담비는 무척이나 비싸다. 하루에 한 두 명 이상은 상담을 하지 않는바 상담비가 수백만에서 많게는 천만원 단위에 이를 때도 있다고 하나 수요는 끊이질 않는다.
또 한명, 경제 전문기자 출신인 한선생은 재계와 언론계 특히 법조계 인사들에게 인기가 높은 역술인이다. 연대 법대출신의 한선생은 대학 때 고시공부를 하면서 명리학과 동양철학에 흥미를 느껴 역술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고시공부는 물 건너간 것이다. 고시생 중에 이렇듯 역학에 관심이 많은 경우가 의외로 많이 있음은 필자 스스로도 경험한바 있다. 고시공부를 그만두고 기자로 취직한 한선생은 재계 및 언론계, 법조계에 출입하면서도 틈틈이 공부를 계속하여 수준을 높여 ‘기자도사’로 소문날 정도였다. 10.26사태 직전에 주위 사람들에게 ‘79년에 국권에 중대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주위에 예언한 바 있고 아웅산 폭파사고가 나기 전 동남아에 취재를 다녀와서는 우리나라의 전체적인 국운과 정황을 고려하여 ‘버마에서 큰 사고가 날것’이라고 예언해 사건이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재계에 출입할 때 K그룹이 모 철강회사를 인수하려할 때 Y 회장에게 ‘쇳소리 나는 사업은 큰 낭패를 부른다’며 충고했으나 Y 회장이 이를 강행하여 그 뒤 기나긴 분쟁을 전 오너와 벌이며 곤혹을 치룬다. 기자를 그만두고 개업한 한선생은 법대동창 인맥으로 법조계 인사들을 주 고객으로 하여 그쪽 인사들과 교류가 깊다. 한선생은 풍수에도 또한 조예가 깊어 기업들의 공장부지 선정으로도 무척 바빴는데 부지선정을 위해 회사의 헬리콥터를 이용하는 일이 잦았다한다. 한선생 만큼 헬리콥터 타고 지방 출장을 많이 다녀온 역술인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한선생의 말에 따르면 오너의 사주팔자도 중요하지만 공장의 입지나 사업품목에 따라서 길지(吉地)와 흉지(凶地)가 각각 다르며 그 땅의 주소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하는바 이는 필자의 의견과도 같다.
이외에도 한명, 제약회사 영업부에서 오랫동안 마케팅을 하던 진선생은 시간이 날 때 헌책방 일주가 취미였는바 1976년 청계천 헌책방을 돌다 우연히 <자미두수>라는 책을 발견하고 흥미를 느껴 이에 매료된다. 직장생활을 하며 틈틈이 오랜 세월 공부를 하여 드디어 문리가 터졌고 직장 때려치우고 본격적으로 역술인의 길에 접어든다. 진선생의 영업방식은 특이한데 기존의 상담방식에서 벗어나 주로 전화로 상담의뢰를 맡아 <사업과 운세> <적성과 진로>를 모토로 결과를 우편으로 배달해 주는 우리나라 최초의 통신 판매 형태의 운명상담을 시작해 크게 히트하였다. 상담의뢰인의 70% 정도가 중소기업 운영자들일 정도로 기업인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진선생은 자미두수와 주역에서 나온 육효를 중심으로 경영자의 운의 크기와 흐름을 분석하여 사업을 시작할 때인가 물러설 때인가, 확장해야할 때인가 축소해야할 때인가? 등과 업종은 어떤 업종이 좋으며 자금운, 부하운 등 무려 백여 가지가 넘는 세부항목에 대한 분석을 보고서 형태로 배달해 주어 기업가들의 호평을 받으면서 유명해졌다.
진선생은 ‘기업인에 대한 운명감정은 고도의 경영지원’이라는 모토로 예전자신의 영업경험과 시장판도 등에 대한 세부조사와 결합하여 ‘경영지도와 같은 운명상담’으로 성공을 거두었다. 경영인들은 매우 고독한 사람들이다. 자신의 결정에 자신에게 딸린 수백수천명의 밥줄이 왔다갔다한다. 중요한 결단을 내릴 때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 오직 자신이 결정해야 한다. 이럴 때 심한 중압감과 외로움을 느낀다. 거의 모든 경영인들에게 알게 모르게 자문을 해주는 역술인이 꼭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이다.
필자도 지난 20여 년간 운명상담을 하며 이런저런 사업을 하는 많은 기업인들을 만나왔다. 필자가 기업인들 상담을 하며 느낀 점은 첫째, 건강과 사업의 운이 직결되며 둘째, 재물과 여자는 동시에 움직인다는 점이었다. 오너의 운이 나쁘면 건강도 동시에 쇠퇴하며 건강한 오너의 기업은 활기차게 운이 상승한다는 것을 볼 수 있었고 남자에 있어 재(財)는 재물과 여성을 뜻하기에 가정이 평화로우면 사업도 평화롭지만 집안이 시끄러워지면 사업도 기운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요, 가불화 만사불성(家不和 萬事不成)인 것이었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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