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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인생사의 덧없음!

2022.06.25

 



 

                  인생사의 덧없음! 

 

 폭풍한설이 몰아치는 어느 날 한 여인이 갓 태어난 핏덩이를 안고 어느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언제 다시 볼지 모를 핏덩이를 솜으로 꼭꼭 감싸 추위를 피해주려 싸고 또 쌌지만 그래도 못 미더워 그 위에 담요를 덮고 또 덮으며 여인은 울었다. 연년생으로 아이를 낳다보니 이 아기의 한 살 위 아기가 제대로 젖을 먹을 수 없어 영양실조로 이제 막 나기 시작한 이빨이 부서지듯 다 빠져나가니 여인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한 놈이라도 살려야지! 이러다간 두 놈 다 잃겠다!’ 제대로 먹지 못해 젖은 메말랐는데 연년생으로 태어난 두 놈이 젖을 빨아대니 이러다가는 두 놈을 다 죽이겠다는 절박함이 있었다. 


보다 못한 여인의 언니가 한 놈을 포기하라 충고했다. ‘두 놈 중 한 놈이라도 제대로 키워야하지 않냐?’ 결국 에미는 이제 막 태어난 막내 놈을 자식이 없는 부잣집에 주기로 결심을 한다. 그 막내가 필자였다. 약속당일 여인과 여인의 언니가 약속장소에 가서 자식이 없는 부잣집 내외를 만났고 아기를 건네주려는 순간 어미의 오열이 터졌다. “아무래도 안되겠어요! 굶겨 죽여도 내가 끼고 죽여야지 남에게 내 새끼를 줄 수는 없어요! 흑흑흑!” 결국 핏덩이는 어미에게 남게 된다. 6남매 중 막내인 핏덩이는 무탈하게도 잘 자라 성인이 된다. 에미가 60이 되어 환갑이 되었을 때 핏덩이는 다행히도 잘 자라 성인이 되었고 명문대학을 졸업한 뒤 자신의 사업을 시작하여 성공한 상태가 되었다. 


이른 나이에 일찍 성공하여 어미의 환갑잔치는 당시는 호화로웠던 맘모스 호텔에서 열게 된다. 연예인들이 등장하여 흥을 돋구었고 에미는 핏덩이의 절을 받으며 흐뭇해한다. 핏덩이는 어미를 업고 덩실덩실 춤을 추었고 핏덩이 회사 직원들은 흐뭇한 박수를 보냈었다. 6남매 중 에미가 버리려했던 핏덩이가 에미에게 제일 애틋했다. 핏덩이가 돈을 많이 벌며 에미에게 한 말은 “우리형제들 모두 잘되어 모두 잘살게 하는 모습을 어머니께 꼭 보여드릴께요!” 였다. 기특하게도 핏덩이는 어린나이에 사업에 성공하여 꽤나 큰돈을 벌었고 지지리 궁상을 떨며 사는 형제들에게 APT 한 채씩을 사주었다. 하지만 이때부터 갈등은 시작되었다. 이때 이미 핏덩이는 결혼을 하여 처자식이 있었다. 


무조건적인 형제에 대한 배려가 핏덩이의 아내에게는 무척이나 불만이었다. 핏덩이의 아내가 맞벌이를 했던 것은 아니다. 그저 전업주부였건만 핏덩이의 버는 돈이 매냥 형제들에게 흘러들어가는 것이 못마땅함은 당연했다. 충분한 생활비와 넉넉한 여유들이 항시 보장되었지만 아내로서 남편의 돈이 매번 엉뚱한 곳에 흘러 들어감을 참기 어려웠던 것이다. 에미는 툭하면 핏덩이에게 하소연했다. ‘니 형이... 니 누이가... 그렇게 어렵다는데 니가 좀 도와줘야 되지 않겠니?’ 핏덩이는 즉시 대답한다. ‘걱정 마세요! 어머니! 제가 알아서 할께요! 어머니는 그저 아무 걱정말고 편하게 쉬세요’ 이러다보니 핏덩이와 아내의 갈등은 심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리도 탄탄해보였던 핏덩이의 사업이 휘청대기 시작했다. 다급해진 핏덩이는 그렇게도 도움을 주었던 형제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평생 처음으로... 하지만 형제 어느 누구도 쳐다보지도 않았다. 오히려 자신들이 받을 돈이 있다며 핏덩이의 회사에 와서 난리를 쳐댔다. 보다 못한 핏덩이의 회사 사원하나가 말했다. ‘아니? 형제라는 분들이 다른 채권자들보다 먼저 나서서 지랄발광을 하네요?’ 결국 핏덩이는 큰 회의를 느꼈고 성공이라는 것에 무상함을 느낀다. 그리고 인간의 삶이라는 것에 대한 성찰을 시작한다. 결국 핏덩이는 무역회사, 유통회사, 금융회사, 부동산 개발회사로 이루어진 자신의 작은 그룹을 해체하고 떠나기로 한다. 120여명의 임직원을 모아놓고 작은 그룹인 회사의 해체를 선언한 뒤 각자 도생할 것을 명한다. 이리하여 앙팡테리블로 불리던 핏덩이의 신화는 깨지고 만다. 그리고 외국으로 떠났다.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현실의 모습을 뒤로한 채! 처음 캐나다 벤쿠버에 살며 끝없이 넓게 펼쳐지는 대지의 광활함에 마음이 다소 편해짐을 느꼈다. 바다처럼 보이는 온타리오 호수도 여행하고 휴런호의 늪지도 카누를 타고 밀림 속을 탐험하기도 했다. 같은 캐나다이면서도 이국적이며 언어마저 프랑스어를 쓰는 궤벡 주의 설원도 달려봤다. 미국 LA에도 몇 차례 자동차와 비행기로 왕복하기도 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지만 한국에서 막 건너온 교포만을 상대로 도와주겠다며 접근하여 사기를 치는 양아치들은 어디에도 꼭 있었다. 이런 놈들은 항시 교포만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데 영어가 안되니 현지인들에게는 사기를 치고 싶어도 그럴 수 없어 안타깝게도(?) 교포만을 전문으로 사기를 친다. 캐나다에 살며 느낀점은 캐나다 교포 중에는 미국에 건너와 정착하는게 꿈인 이들이 그 당시에는 꽤나 많았다는 점이다. 당시 캐나다에는 교포수가 그리 많지 않아 비즈니스가 마땅치가 않아 LA나 뉴욕 쪽으로 재 이민을 희망하는 이들이 많았던 듯했다. 


결국 필자는 미국 LA에 정착하게 되었고 지금에 이르렀다. 핏덩이가 떠난 뒤 평소 서로 효자‧효녀를 자처하던 새끼들은 에미를 방치했다. 지하 셋방 한 칸에 에미는 구순의 늙고 지친 몸을 지탱하고 살게 되었다. 물론 핏덩이의 송금에 의지해서 살고 계심은 물론이다. 필자의 생각하고 싶지 않은 불유쾌한 가족사였다. 하지만 항시 어머니가 마음에 걸린다. 아! 아! 어머니 계속 강건하시길 빌고 또 빌어본다. 


*PS : 그렇듯 꼴 보기 싫은 형제라도 나이가 들다보니 그리워짐은 어쩔 수 없다. 이제 시간도 많이 흘렀으니 옛일 다 잊어버리고 한 번 만나보러 가야겠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든다. 피는 어쩔 수 없나보다! 애써 피해왔던 한국에 대한 기억이 요즘 들어 이제 자주자주 꿈속에 나타남은 나이가 들어서인가? 이제 올해나 내년쯤 한국에 한 번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또한 생각뿐인지도 모르겠다. 마음의 상처가 너무 컸기 때문이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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