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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어려움에서 벗어나다.

2022.08.08

 




           어려움에서 벗어나다. 


 한인 타운에서 식당을 운영하시는 전여사님이 울상을 하고와 하소연하신다. “전에 선생님 말씀 안듣고 없는 돈에 무리하게 식당을 연 것이 정말 후회됩니다. 그때 선생님이 ‘지금은 때가 아니니 2년 뒤에나 기회를 노리라’했는데 그때 식당자리 조건이 너무 좋아보여서 덜컥 너무 규모가 큰 식당을 인수한게 화(禍)가 됐네요! 정말 이제는 더 버틸 힘도 없어요.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 또 하루를 어떻게 버티나? 하는 생각뿐이어서 콱 죽어버리고 싶어요! 여기저기 돈 달라는데는 많고 장사는 계속 죽을 쓰고 있으니 이제는 식자재도 제대로 공급할 수 없을 정도의 형편이예요. 싱싱한 재료를 써서 음식을 만들어야 음식도 제 맛을 낼 수 있는데, 식자재도 제때 구할 수 없으니 철지난 말라비틀어진 재료가지고 음식을 만들어 낼 수밖에 없어 손님은 점점 더 떨어져 가는 악순환입니다. 어쩌면 좋죠 선생님?” 눈물까지 흘리시며 하소연하는 모습이 안타깝기만 하다. 


식당오픈하기 전까지만 해도 50대 후반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팽팽한 피부에 동안이셨는데 이제는 만사가 다 귀찮아졌음인지, 그럴 마음에 여유가 없음인지, 머리 염색도 안하셔서 머리는 반백이고 홀쭉해진 얼굴이 10년은 더 늙어 보인다. 안타까운 모습에 혀를 차면서 전여사님의 사주팔자를 적어놓고 가만히 쾌(卦)를 짚었다. 정말 다행이었다. 주역 64쾌 중 40번째인 해(解)쾌가 짚였음이다. 해 쾌는 고난에서 벗어남을 뜻한다. 해쾌는 우뢰를 상징하는 진쾌(震卦)와 물을 상징하는 감쾌(坎卦)로 구성되어 있어 뇌수해쾌(雷水解卦) 라고도 한다. 다시 진쾌는 움직이는 것을 의미하고 감쾌는 험난함을 뜻한다. 따라서 해쾌는 움직임으로서 험난함에서 벗어나는 상태를 말한다. 해(解)는 벗어나다, 해방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한편 내쾌인 감은 겨울이요 얼음인데 반해, 외쾌인 진은 봄이요 우뢰이다. 이런 뜻에서 이 쾌는 봄을 만나 차가운 기운이 해소되는 상이라 볼 수 있기에 이 쾌는 희망에 찬 행운의 쾌이기에 그러했다. 필자 왈 “여사님이 이 식당을 인수하신 것이 2년 쯤 되었지요? 여사님 운이 약한 시기에 일을 벌렸기에 하지 않아도 되는 모진고생을 하셨지만 제가 여사님 지금의 운을 짚어보니 이제는 모진추위의 겨울이 가고 새 봄날의 기운이 오는 시기입니다. 마지막 기운을 내셔서 버텨보시면 반드시 좋은 날이 올겁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해왔던 그대로의 방식으로는 안되고 뭔가 변화를 주어야한다는 운입니다. 메뉴라던가 인테리어를 적극 변화시키셔서 다시 한 번 도전하신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겁니다. 


당장 식자재 지불할 돈도 없는데 무슨 돈으로 어떻게 변화를 줄 수 있겠는가? 라는 의문이 당연히 드시겠지만 동방(東方)에서 따뜻한 훈풍이 불어오는 것으로 보이니 한 번 제 말을 믿고 기다려 보십시요!” 라고 하니 전여사님 표정이 밝아지다가 이내 풀이 죽어 우울해지며 “당장 오늘내일 식당 문을 닫아야 할 판국인데 듣기 좋은 소리만 하시니 통 믿어지지가 않네요!” 라고 하시며 또 눈물을 흘린다.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한참을 앉아서 한숨만 푹푹 내쉬다 시큰둥한 표정으로 힘없이 상담실을 나서신다. 그런데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전여사님이 필자를 다시 찾았는바 전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눈이 초롱초롱 빛나며 표정이 활기에 차있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한국에 사는 동생이 아들을 미국에 유학 보내려하는데 학비를 절약하기위해 형식적으로 최소의 투자를 하여 E2비자를 받으려고 궁리하던 차 언니인 진여사님하고 말이 통해 언니가게에 20만불 정도를 투자하고 E2비자를 받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한다. 변호사를 만나 의논해보니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는 답변을 들었다는 것이었다. ‘동방에서 따뜻한 바람이 불어 온다’ 했더니 한국에서 이런 기쁜 기운이 불어온 것이라고 하며 매우 들떠있었다. 아무튼 너무 서두르지 말고 메인메뉴를 바꾸고 주방장도 교체할 것과(이때 짤리신 주방장님께 사죄드린다) 식당 분위기도 인테리어를 통해 확 바꿔보시라고 충고해드렸다. 이미 언급한대로 해쾌는 ‘움직임으로써 험난함에서 벗어나는 쾌’이기에 적극적인 변화를 요구한 것이다. 


전여사님은 의욕적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우선 메인메뉴를 선정하였는데 지금껏 LA에서는 맛보지 못하는 한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새로운 스타일의 메뉴였다. 그리고 우중충하며 구닥다리 분위기였던 식탁이나 벽 등을 아주 세련된 산뜻한 스타일로 바꾸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파리만 날리던 식당이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직원 한명이 번호표 나누어 주고 자리에 앉기 전에 미리 주문을 받게할 정도로 손님이 줄을 선 것이다. 한인타운에서는 특히나 입소문이 빨랐다. ‘어디어디 가서 무엇을 먹어봤는데 정말 괜찮은것 같더라!’ 라는 한 사람의 한마디는 열사람, 백사람에게 전파되는데 불과 며칠 걸리지 않을 정도여서 대박행진은 계속되었다. 머리도 염색하고 다시 얼굴에 혈색이 돌아 다시 이쁜이가 되신 전여사님이 필자를 찾았을 때 필자가 해드린 이야기는 초심(初心)을 잃지 말라는 거였다. 


많은 식당의 경우 초창기에 반짝하고 인기가 높으면 초심을 잃고 손님에게 불친절해지기 일쑤고 음식양도 점점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당장 친절하지 않아도, 당장 음식량을 줄여도, 당장 손님이 줄지는 않기에 행하는 이런 자만은 결국 얼마못가 손님의 발길을 끊어놓기에 이런 일없이 여사님 식당이 계속 번창하시기를 빌기에 이런 충고를 간곡히 해드렸다. 다행히도 전여사님은 초심을 잃지 않고, 종업원들 교육을 철저히 하여 손님에게 극도로 친절할 것을 주지시켰고 음식의 질과 양도 오히려 더 개선시켜 계속 번창해 나갔다. 아무쪼록 계속 아무 탈 없이 번창하시기를 빌어본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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