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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기막힌 사연을 지닌 사람들

2022.10.07

 



           기막힌 사연을 지닌 사람들  


 필자가 상담을 하다보면 일반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을 종종 보게 된다. 필자의 고객이신 K여인의 사연도 여기에 해당된다. K여인은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남편에게 맞고 산다. 폭행의 강도에 차이가 있을 뿐 남편의 폭행은 거의 일상적이다. K여인의 남편은 놀랍게도 목사님이다. 아니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가짜목사인 셈이다. 개척교회 목사행세를 하고 있는 남편은 완벽히 야누스적인 이중성을 지닌 사람이다. 남들 앞에서는 너무도 신앙심이 깊은 목자로 행세한다. 하지만 집에서는 폭군이자 정신병자이다. 종교비자로 미국에 이민 와서 나름 열심히 신도수를 늘리려 이런저런 노력을 해왔지만 교인 수는 늘 20명 안팎에서 머문다. 이러다보니 스트레스가 쌓여서인지 어느 날부터인가 폭행이 시작됐다. 


처음구실은 이른바 ‘싸모(사모님)가 싸모 구실을 제대로 못 한다’였다. 교인들을 대하다 어쩌다 사소한 말실수를 하거나 신도를 아주 극진히 대우하지 않으면 집에 돌아와서 즉시 뺨을 때리며 야단을 쳤다. 조금이라도 반항의 기미가 보이면 주먹이 날아오고 심하면 몽둥이나 후라이팬 등으로 가리지 않고 때렸다. 언젠가 필자를 찾아와 시퍼렇게 멍든 팔뚝과 종아리로 보여주었는데 상처가 심각할 정도였다. 필자가 믿기 어려운 현실에 분노하며 “아니 세상에? 어떻게 사람을 이정도로 무지막지하게 팰 수가 있습니까? 이곳 미국에서는 기르는 강아지 새끼도 잘못 때렸다가는 동물학대로 즉시 잡혀가는 판인데 어떻게 사람을 그것도 아내를 이렇게 때릴 수가 있지요? 


경찰에 신고를 해서 혼 줄을 내 버릇을 고쳐 주어야지 이렇게 당하면서 어떻게 삽니까? 개, 돼지도 아닌 사람이!” 라고 하자 K여사 “그래도 애들 아빤데 어떻게 잡아가라고 신고를 해요! 그리고 애 아빠 직업이 명색이 목사인데 그렇게 되면 모든 게 끝장이잖아요! 제가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어디 가서 돈 한 푼 벌어들일 재주도 없는데 애 아빠 잡혀가면 저와 우리 아이들 셋은 꼼짝없이 길바닥에 나 앉아야 될 판인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겠어요. 애 아빠가 원래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닌데 미국에 이민 와서 모든 게 뜻대로 안 풀리니까 저렇게 된 것 같아요. 


사실 저에게도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 예요! 다른 싸모들 처럼 말주변이 있나! 성격이 싹싹해서 교인들과 사교성 있게 대할 재주가 있나! 성격이 워낙 내성적 이어서 말 안하고 가만히 있으면 사람들은 제가 무슨 기분 나쁜 일이 있어 그러고 있는 줄 알고 오해들을 하니 남편 일에 방해가 될 뿐이지요.” 라고 하며 그래도 남편이라도 두둔을 한다. 이곳 미국에서 목사 사모님이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맞고 산다? 아무도 믿으려하지 않을 것이다. 이외에도 차마 글로 옮기기에는 참담하고 거북한 사연들이 꽤나 있다 이런 사연을 접할 때면 사람으로서 극한 자괴감과 분노를 느끼면서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어떤 이는 목사 사모라는 사람이 구도원 같은 점쟁이를 찾을 정도니 평소행실이 어떻겠느냐? 맞아도 싸다하는 이도 있겠지만 K여인은 수년간 필자 칼럼을 접하면서 명리학 이라는 것은 종교와 무관한 학문이라는 것을 느꼈고 자신의 신분 때문에 여러 날을 망설이다 결심을 하고 필자를 찾은 것이 필자와 인연의 시작이었다. 사연이 사연이다 보니 세상에 어느 누구와도 의논할 길이 없었던 것이다. 이런 사연을 언급하거나 글로 쓰기 어려웠던 점도 K여인의 남편이 사이비 목사이기는 하나 엄연한 목사님이기에 혹시나 이글을 접하는 기독교신자 분들이 필자에게 어떤 다른 의도가 있지 않나 하는 의심을 할까봐 걱정 스러웠기 때문이다. 또한 진실 된 주의 종들에게 조금이라도 피해가 있을까 저어됐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 다른 사연이 있다. 시정부 공무원인 L씨는 부인 때문에 말할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을 받고 사는 이이다. L씨는 평소 술 담배는 입에도 대지 않고 가정에 충실한 선비 같은 양반이다. 하지만 L씨에게는 누구에게도 의논하기 어려운 두 가지 고민이 있었으니 악마 같은 마누라와 뇌성마비인 아들 문제이다. L씨는 체구가 아주 작은 편이다. 살집도 없어 매우 여윈 체질이다. 이러다보니 여자들에게도 인기가 없어 나이 40이 넘도록 장가를 못 갔다. 그러다 친구들과 타운에 있는 모극장식 스텐드빠를 드나들다 이곳에서 일하던 부인을 만나게 되었다. 부인은 L씨와는 다르게 키도 크고 덩치도 있는 글래머 체형이었다. 성격도 내성적인 L씨와는 달리 매우 시원시원하고 호탕했다. 


자신의 체구가 그렇다보니 L씨는 평소에 이런 글래머 스타일이 이상형이었고 시원시원한 성격도 마음에 들었다. 술집 여자라는 사실에 집에서 극력 반대했지만 L씨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고 L씨 집안에서도 L씨의 속칭 주제비가 그 모양이니 정상적인 결혼은 어렵겠다. 반포기하고 받아들였다. 결정적인 것은 여자가 임신을 해버린데 있었다. 불법 체류자였던 부인은 공무원인 L씨를 만나 신분도 해결 되었고 아이도 출산했다. 헌데 아이가 정상이 아니었다. 착한 L씨는 이 모든 것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성실히 생활해 나갔다. 그런데 부인은 옛 습성을 버리지 못하고 매일같이 음주에 흡연을 즐겼다. 아이가 그렇게 된 것도 이런 연유 때문이었을 것이다. 


여기에다 한 술 더 떠 노름장 출입도 잦았다. L씨가 잔소리를 안 할 수가 없었다. 싸움이 나면 덩치 크고 포악한 부인이 완력으로 나왔다. 왜소한 L씨를 마구 밀어 붙이고 넘어트린 뒤 마구 팼다. 아무리 왜소해도 남자여서 반격을 할 수도 있지만 심약한 L씨는 방어하기 급급했다. 실컷 얻어맞고 나면 창피해서 어디다 하소연 할 수도 없었다. 경찰에 신고할까도 고민해 왔지만 그렇게 되면 불구인 아들을 당장 돌볼 사람도 없었다. 성질 더러운 부인을 살살 달래가며 살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필자를 찾아와 눈물짓는 L씨를 보면서 필자는 그저 한숨밖에 안 나왔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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