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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믿기 어려운 두 가지 사례 –천도재-

2022.10.10

 




           믿기 어려운 두 가지 사례  –천도재- 


 故일미(一味)스님이 지금부터 약 57년 전 즈음으로 함양군 서상면 영각사 주지로 계실 때 겪은 일을 글로 남기셨다. 당시 서상면의 한 청년이 실성을 하여 천방지축 밤낮없이 산과 들을 누비고 다니며 헛소리를 질러댔다. 스님이 마을 사람들에게 물으니 ‘자살한 누나 귀신이 붙어서 저렇게 되었다’고 하며 사연을 이야기했다. 누나와 남동생은 어려서부터 매우 다정하였을 뿐만 아니라 특히 누나가 남동생과 잠시도 떨어지려하지 않았다. 전생에 사랑하는 연인 사이였던 남매는 종과 주인집 딸이라는 신분의 차이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한(恨)을 안고 동반자살 하였는데 안타깝게도 현생에서도 남매로 태어나는 신세가 된 것이다. 


둘은 어디를 가도 함께 다니고 먹을 것 이 생기면 서로 먹여주지 못해 안달이였으며 하나가 아프면 다른 하나도 반드시 따라서 아팠다. 그 애틋함이 지나치자 동네 사람들은 이들의 우애에 흐뭇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상피 붙을까봐 걱정들을 하였다. 세월이 흘러 누나나 동생도 결혼할 나이가 되었다. 집안에서 누이의 혼사를 서두르자 누이는 이때부터 큰 상심에 빠졌다. ‘사랑하는 남동생을 두고서 어떻게 시집을 가나?’ 하는 걱정 때문이었다. 평소 ‘남동생 이외에는 어떤 남자와도 살지 않겠다’고 결심했었기 때문이다. 누나는 남동생을 동생이 아닌 이성으로 생각하고 남동생과 영원히 함께 살기를 바랐지만 현실적으로 천륜을 어기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이었다. 결국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누이는 전생에서 범했던 씻지 못할 죄를 또 저지르고 말았다. 


자살은 사람이 범할 수 있는 죄악 중에서 최고로 극악한 죄악이다. 자신을 낳아준 부모에게 저지를 수 있는 최악의 죄악이며, 형제나 식구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상처를 주는 최악의 범죄이며, 이보다 자신에게 존귀한 생명을 부여한 신의 존엄을 해치는 천벌 받을 짓인 것이다. 죽어서 귀신이 된 누나는 매일매일 남동생을 찾아와 집요하게 육체관계를 요구했다. 그리고 밤낮 가리지 않고 자기의 생각대로 남동생을 여기저기 끌고 다녔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험 하디 험한 덕유산을 밤새도록 헤매다 돌아와도 손등발등에 긁힌 자국 하나 없고 옷도 집 나설 때와 조금도 다르지 않고 깨끗하다는 것이다. 남동생은 제정신이 돌아올 때마다 헛소리처럼 외쳤다. “싫어! 싫어! 어떻게 누나와 그 짓을 해? 내가 짐승만도 못한 짓을 어떻게 해?” 하면서 거부하지만 누나귀신이 붙으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가난하면서 착하기만 한 그 집안 식구들은 이렇게 빼빼 말라가며 미쳐 날뛰며 조금씩 죽어가는 청년을 위해 굿을 해줄 수도 없는 형편이었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일미스님은 그 착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천도재를 지내주고자 마음먹었다. 그런데 7일의기도 끝에 음식을 차려놓고 마지막 천도재를 지내는 스님이 곤경에 처하고 말았다. 갑자기 제사상에 차려진 음식그릇이 제멋대로 마구잡이로 둥둥 떠서 날아다니고 춤을 쳐대는 것이었다. 모두가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으나 목격자가 여럿 있는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이는 누나 귀신의 ‘저승으로 못간다’는 반항의 표시였던 것이다. 이럼에도 일미스님이 염을 계속하자 향로와 다기가 뒤집어지고 촛대가 굴러 떨어지는 등 법당에 난리가 났다. 사람이 일부러 화로를 업고 초를 쓰러뜨리고 다기를 뒤엎는 듯하자 모든 이들은 등골이 오싹하여 부들부들 떨었지만 일미스님은 원혼 가득한 누이영가를 계속 달래며 천도를 계속하였다. 결국 마무리가 잘되었고 이후 남동생은 완전히 제정신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사랑은 고귀한 것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 속 누나처럼 사랑 때문에 한을 품고 죽으면 거꾸로 사랑하는 사람을 못살게 구는 귀신이 되어버린다. 나쁜 영가가 되어 저승으로 가지 못하고 사랑에 집착하는 것이다. 진실로 서로가 사랑하는 사이라면 상대를 살리는 사랑이 되어야지 이 누나 귀신처럼 자신의 못다 한 애욕을 풀기위해 그토록 사랑했던 동생을 말할 수 없을 정도의 깊은 고통을 주게 되었고 결국 신장들에게 잡혀 지옥으로 끌려가는 신세가 되고 만 것이다. 또 하나의 믿을 수 없는 사실이 있다. 


마산에 한일합섬을 세운 김한수씨의 어머니는 독실한 불교신자였다. 일제시대 때 그녀는 개인재산으로 큰 배를 한 척 전세 내어 해인사, 통도사, 범어서 스님 십 여분을 초빙하여 수륙재를 열었다. 물에 빠져 죽은 무주고혼들에게 법문을 들려주고 밤에는 육지의 모래밭에 쾌불을 모시고 영가들에게 법문과 음식을 베푸는 의식을 행한 것이다. 이것이 수륙재다. 이 수륙재는 부산 다대포에서 시작하여 충무 수산전문학교 옆 해수욕장에 이르기까지 한려수도 곳곳을 거치면서 행하였는데 마지막 날의 총회향 예식은 당시 해인사 교무를 맡고 있었던 故환경(幻鏡) 노스님이 집전하셨다. 충무 수산학교 옆의 해수욕장에서 한밤중에 시작된 총회향 예식에서 환경노스님은 쾌불 앞에 서서 합장한 자세로 ‘나무아미타불’을 부르다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삼매에 몰입하였다. 


그런데 이때 큰비가 내렸다. 갑자기 쏟아지는 폭우 때문에 예식에 참여하고 있던 스님들과 군중들은 우왕좌왕하며 비 피할 곳을 찾았다. 그러나 비 피할 곳이 마땅치 않아 큰 비를 쫄딱 맞는 수밖에 없었다. 스님들의 가사장삼은 모두 흠뻑 젖었고 일반대중들도 비 맞은 생쥐 꼴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이런 폭우 속에서 모든 것을 잊은 채 선정에 들어 ‘나무아미타불’을 외우고 있었던 환경노스님의 몸에는 빗물 한 방울도 닿은 흔적이 없었고 쾌불 또한 조금도 젖어있지 않았다. 이 광경 역시 목격자가 많아 믿기 어렵지만 엄연한 사실이었다. 이렇듯 삼매에 들면 물질의 세계를 넘어선 새로운 세계가 있는 것이다. 믿기 어렵지만 엄연한 사실인 두 가지 천도와 관련된 실화였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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