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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부정부패 천국 멕시코

2023.03.22




                  부정부패 천국 멕시코


 불운은 갑자기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갑자기 닥치기도 한다. 영주권자인 강 사장님은 20년 전 미국에 건너와 봉제업으로 자리를 잡은 분이시다. 인건비나 노동청의 수시 점검 등에 사업에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게 되자 공장을 멕시코로 이전하기로 결심한 것이 몇 년 전이다. 공장을 차리고 열심히 사업을 하던 그에게 멕시코에 주재원으로 나와 있던 어떤 이가 갑자기 귀국을 하게 되었다고 자신이 타던 고급차를 싼값에 주겠다고 제안이 왔다. 평소 갖고 싶었던 차종이나 가격이 부담스러워 욕심을 내지 못했었는데 얼마 타지 않은 차를 좋은 가격에 주겠다니 욕심이 났다. 멕시코에서는 중고차 매매가 손쉽게 이뤄진다고 하는데 명의이전 등록이 의무상항이 아니고 차량 등록증 뒷면에 배서양도만 하면 되기에 그렇다했다. 그래서 이전등록을 하지 않고 타다가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급전이 필요해 현지 멕시칸에게 이 차를 팔았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그 과정에서 이 차가 도난차량으로 신고 되어 있음이 밝혀 졌다한다. 멕시칸은 경찰에 신고를 했고 강 사장님은 갑자기 멕시코 경찰에 체포되고 만다. 멕시코 말도 서툰데다가 멕시코 문자는 전혀 모르는 강 사장님에게 수사상 필적대조가 필요하니 흰 백지 모서리에 이름을 써보라고 했는데 이게 함정 이였다. 나중에 보니 이 싸인이 강 사장님이 자백을 하고 싸인을 했다고 덮어씌우는 것 이였다. 자백하라고 고문도 당했다. 고문용 침대에 묶어 놓고(가죽 수갑으로 양팔을 고정) 엎드리게 한 뒤 30센티 정도 되는 스테인레스 봉을 항문에 집어넣고 전기선을 연결해서 전기고문을 했는데 세포 하나하나가 바늘에 찔리는 듯 항문에서 시작된 통증이 타들어 오는 다이나마이트처럼 목구멍까지 치고 올라오는 듯해서 그만 혼절하고 말았다 한다. 


멕시코 경찰이 부패하고 아주 저질 이라했지만 이런 짓까지 할 줄은 몰랐다고 했다. 사실 강 사장님은 평소에 멕시코 경찰을 다소 무시하고 경멸하기까지 했었다. 시골에 출장이라도 가면 아무 이유도 없이 차를 세우고, 외국인이 차에 타고 있으면 반색을 하며 이것저것 트집을 잡다가도 미국 돈 20~30佛 던져주면 금방 태도가 바뀌어 “쎄뇰, 쎄뇰”하며 굽신거리기에 음주운전도 멕시코 가서는 밥 먹듯이 했기에 그랬다. 공장 점검을 나온 이런저런 부서의 공무원들도 마찬가지여서 ‘썩어빠진 부패한 후진국 경찰’을 눈 아래 깔고 보는 마음도 있었다. 경찰에 체포 되었을 때도 멕시코 경찰 입장에서 볼 때는 다소 거만하고 안하무인격 태도를 보인 것이 ‘괴씸 죄’에 걸린 것인지도 몰랐다. 이런 고통을 당한 뒤 여권 싸인과 본인이 맞는지 필적 대조가 필요하다며 백지에 싸인을 요구했고 다소 의심 스러웠지만 단단히 혼이 난 뒤라 싸인을 할 수밖에 없었다. 밖에서는 난리가 났다. 부랴부랴 변호사를 구했는데 멕시코 변호사들도 하도 도둑놈들이 많아 누구를 선임해야할지 가족들도 우와좌왕 했는데 아무튼 유능하고 유명하다는 변호사를 선임했다. 


아침 일찍 변호사가 찾아왔고 큰돈을 받으면서 석방을 장담했던 변호사가 석방 수속을 밟고 오겠다고 했다. ‘잠깐 지옥에 다녀왔다고 색각하고 잊자.’고 마음을 돌리고 기다리고 있는데 변호사가 와서는 딴소리를 했다. 자백하고 싸인까지 했기 때문에 석방이 어렵다는 거였다. 경찰이 허위진술서를 만든 거라고 항의해도 소용없었고 자꾸 돈 이야기만 꺼냈다. 가뜩이나 사업이 어려워 가지고 있던 차까지 팔다가 이 사단이 난 것인데 변호사는 자꾸 돈 이야기만 했다. 돈이 있어야 해결할 수 있다는 거였다. 호송차에 실려 교도소로 이송되었는데 군부대 같은 교도소는 경비가 삼엄했다한다. 1968년 멕시코에서 올림픽이 열렸을 때만해도 당시 멕시코는 선진국 이였다. 국민 평균 소득이 우리나라의 열배나 되었다. 그로부터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경제는 10년씩 후퇴했다. 부정부패 때문이다. 이러니 교도소 시설에 큰 투자를 할 일이 없어서인지 교도소는 땅값이 헐한 고산지대에 콘크리트 벽으로 담만 5층 높이는 될 정도로 높게 쌓아놓고 죄수사동은 콘텐서 막사로 대충 냉난방 시설도 없이 지어 놓았다. 


식사라고 형편없는 멕시코 음식이 제공 되는데 냄새가 나서 먹을 수가 없을 정도였다. 난생처음 하는 감옥살이에 위축될 대로 위축 되었는데 고문당한 온몸이 쑤시고 저려 고통스러웠다. 밤이 되자 공기가 차지면서 코끝에 고드름이 매달린 듯 시렸다. 덮을 거라고는 달랑 똥냄새와 썩은 냄새가 섞여나는 모포 한 장뿐 이였다. 그나마 몸통을 두루 감기엔 턱 없이 길이가 짧았고 시멘트바닥이 차가와 바닥에 깔고 자던지 몸에 덥고 자던지 한쪽을 선택해야 했다. 고민하며 다른 놈들을 보니 모두가 맨 시멘트 바닥에 누워 담요를 덥고 자는 것 이였다. 그대로 따라했다. 역시 그렇게 하는 이유가 있었다. 바닥의 냉기를 한동안 참고 있었더니 얼마 후에 자신의 체온으로 시멘트 바닥이 따뜻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큰 장애는 다른 곳에 있었다. 잠이 들만하니 누가 엉덩이를 슬슬 만지기 시작하고 손이 허벅지를 타고 내려오더니 넓적다리를 흩은 뒤 팬티를 내리려고 하는 게 아닌가? 강 사장님은 대한민국 남아로서 해병대 출신에 태권도 4단의 유단자였다. 손을 꺾어 비틀어 버렸다. 이렇듯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밤에는 남색을 탐하는 놈들을 격퇴해야하니 죽을 맛 이였다 한다. 


변호사가 면회를 와서는 어제 담당검사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우선 만불이 필요하다고 했다. 무슨 소리냐고 했더니 가타부타 말이 없이 “어찌 되었든 돈이 있어야 니가 여기를 빠져 나갈 수 있어!”라고 했다. 돈을 마련하기 위해 한국에 있는 형제들에게 손을 벌려야했고 혹시나 한국으로 돌아가면 비상금으로 쓰려고 남겨 두었던 암사동 변두리 열 세평짜리 아파트를 파는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전세를 빼주고 나면 몇 푼 손에 남지도 않지만 이것저것 가릴 처지가 아니였다. 검찰청에 조사를 받으러 갔는데 거기서도 돈을 요구 받았다. 이윽고 멕시코씨티 북쪽 지역 고색창연한 중세 식민지풍의 건물 앞에 가게 되었는데 CORTE(법원)이라 쓰여 있었다. 재판이 시작되었는데도 변호사 놈이 나타나지 않았다. 변호사 놈이 사기를 치고 내뺀 것이다. 이런저런 마음고생을 하다가 한국 영사관 사람의 면회를 받았는데 억울하다며 이런저런 설명을 하는 강 사장님을 귀찮은 듯 찌푸린 인상으로 듣고 있던 영사관 직원은 이런저런 말없이 “몸조심이나 하십시오.”라고 한 뒤 가버렸다. 


왜 자신을 만나러 왔는지 그 이유를 지금도 모르겠다고 했다. 아무튼 이런 차에 멕시코 고위층과 선이 닿는다는 교포를 가족들이 수소문하여 찾아가 매달려 애원을 했고 로비에 필요하다 하기에 8만불이 넘는 돈을 건냈다. 성공한 기업가 였기에 의심하지는 않았다. 다행히도 그의 손길이 영향을 미쳐 한 달 만에 갑자기 교도소에서 석방 되었다. 그동안 몸과 마음은 만신창이가 되었고 사업도 다 거덜이 났지만 다행히도 무사히 LA에 돌아올 수 있었다.악몽을 꾼 것 같지만 어차피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기에 다시 봉제업을 시작했다. 지금도 강 사장님은 자바 귀퉁이 한 작은 공장에서 멕시칸 직원들을 데리고 열심히 봉제업에 열중하고 계신다. 부정부패가 이토록 심한 멕시코가 국가 살림을 유지하는 게 신기하기만 하다. 필자도 멕시코 여행을 한번 다녀올까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강 사장님을 상담하고 난 뒤 그런 생각이 싹 가셨다. 멕시코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 한심하기만 하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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