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창작

운명이다!

2023.04.08

 




               운명이다!


  오래 전 노무현 대통령이 현직에 있을 때 필자는 노무현 대통령의 관상 평을 모 신문에 게재한 적이 있었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말년이 무척이나 시끄럽고 험난할 것이라고 예견 하였는바, 결국 <운명이다!>라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 노무현 대통령 에게는 침묵이 약이며 그의 입에서 모든 사단이 솟는다고 하였는데 필자의 말대로 되고 말았다. 예전에 어느 날 필자의 유일한 취미인 책 쇼핑을 하 기 위해 들른 한 책방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평전을 보았는데 그 책의 제목이 <운명이다!> 이었다. 책속 내용을 살펴보려 하였으나 비닐 포장으로 봉인되어 있어 그 책을 사는 것을 포기하고 말았다.

 

이런 얄팍한 상술에 쌓여있는 책은 그 내용 또한 뻔 한 것이므로 필자는 이런 포장을 한 책은 절대로 구입하지 않는 원칙이 있기에 그렇다. 그가 자신의 비리에 대해 파헤치며 조여 오는 수사의 칼날을 피하기 위해 자살하기 직전 써놓은 유서는 짧은 글이지만 많은 사고를 거친 철학적 결론임을 알 수 있다. 그 내용을 보면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 하지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라는 내용이다.

 

깊은 고뇌 속에서 허무를 얻는 듯하다. ‘삶과 죽음이 결국 하나라는 것! 즉, 사람이 모체에서 분리되어 세상에 나오듯이 죽어서 흙으로 돌아간다.’는 것이 자연 이치의 평범한 한 부분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미안해하지도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는 것은 자신의 죽음에 영향을 준 어떤 이들이나 상황도 모두 자신의 운명 속에 정해진 역할을 하였을 뿐이라는 담담한 속내를 담고 있다. 어찌 할 수 없는 정해진 운의 흐름에 순응하는 자세를 나타낸다 할 수 있다. 운명은 어찌할 수 없나보다 이와 관련하여 옛이야기 하나가 떠오른다, 옛날 중국 어느 곳에 유명한 의원이 있었다. 

 

어느 날 젊은 부인이 와서 독약을 청하기에 무엇 때문인지를 물은즉 주저하며 대답을 안 하자 어떤 사연이 있음을 짐작하고 살살 달래서 유도하자 보기 싫은 시어머니께 주려고 한다는 대답이었다. 그 의원은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여 젊은 부인에게 일부러 마시면 좋은 보약을 독약이라 속이고 주었다. 그러리라곤 생각지도 못한 부인은 내심 기뻐하며 돌아가 가족이 잠든 뒤에 들에 나가 독약을 약탕기에 다렸다. 그러자 보약 이므로 향긋한 냄새가 주위에 퍼졌다. 다리던 약이 식기를 기다리던 부인이 한눈을 파는 사이 한 마리의 독사가 탕기속의 약을 맛보았고 이에 맹독이 약속에 섞여 버렸다. 그 약을 마시게 된 시어머니는 온몸에 검은 점이 생기며 즉사했고 이웃 주민들이 할머니의 시체를 보고 아무래도 의심쩍어 관가에 고발하였다. 


관원이 검시를 하자 독살임이 밝혀졌고 독의 출처를 밝히기 위해 며느리를 형신하자 그 의원을 실토, 의원도 옥에 갇히게 되었다. 자신은 보약을 주었다고 아무리 이야기해도 변명으로만 들렸고 오랜 시간 옥에 갇히게 된다. 긴 세월이지나 감옥 을 나온 의원은 옛 명성을 잃어버리고 낙담 끝에 여기저기를 떠돌며 밥술이나 얻어먹는 떠돌이 돌팔이 의원 취급을 받는다. 그러던 어느 날 며칠을 굶었고 날은 뜨거워 갈증에 죽기 직전에 목마름으로 물을 얻으려고 여기저기 기웃기웃하고 있을 때 다급하게 한 청년이 다가와 사정을 하는데 듣고 보니 아내가 난산으로 신음을 하고 있는데 사경을 헤 메는 중이니 이를 어쩌면 좋겠냐는 사연이었다. 하지만 ‘내 코가 석자’라고 이를 듣는 듯 마는 듯 하며 심한 갈증 때문에 ⌜냉수!⌟라고 크게 소리쳤다. 


청년은 무엇을 생각하였는지 급히 집으로 돌아가 혼수상태에 빠져있는 아내에게 한 그릇의 냉수를 세차게 뒤집어 씌웠다. 그 순간 냉열이 교감하여 아내는 외마디 소리를 지름과 동시에 무사히 아기를 낳았다. 그로부터 의원은 일약 그 이름이 알려져 진찰을 받으러 오는 이가 끊이지 않게 되었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이 의원은 평상시에 많은 선행을 베풀어 여러 사람의 존경을 받고 있었으나 흉 운을 거머쥔 부인이 독약을 구하러 왔을 때 그 의원도 흉 운기에 도래한 시점이기에 선의로 독약이 아닌 보약을 주었는데도 결과적으로 그 약이 독약이 되었고 독을 먹고 죽게 될 시어머니는 의원의 선의에도 불구하고 독을 먹고 죽게 되었던 것이다. 또 선의를 베푼 의원도 그 선의가 빛을 내지 못하고 자신의 운명대로 감옥 에 갇히게 된 것이다. 


감옥 에서 나온 뒤 난산으로 죽어가는 환자의 사정을 매정하게 모른 체하고 자신의 갈증만을 해결하기 위해 ⌜냉수!⌟ 라고 소리친 것이 오히려 아이러니 하게도 선의가 되어 옛 명성을 찾게 되었으니 이것도 운명이라고 생각된다. 결론적으로 생각을 해보면 흉 운에 들어있는 사람에게는 아무리 잘 격려하고 도와주려해도 어쩔 수 없이 자신의 흉운 대로 흉사를 겪게 되고 오히려 도와주려던 사람마저 흉 운에 휘말리게 됨을 볼 수 있다. 이와는 반대로 길운이든 사람에게는 모든 일이 우연을 가장하여 그이의 운을 도와서 자연히 일이 잘 진행되어 행운을 잡게 됨도 알 수 있다. 모두가 다 운명이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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