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가 세상에서 제일 잘 났고 눈에 뵈는 게 없는 청년
(妄爲尊大 眼下無人)
10년도 넘은 아주 오래전의 일이다. 20대 중후반쯤으로 보이는 한 청년이 필자를 방문 하였다. 검은색 피부에 눈, 코, 입이 크고 뚜렷한 선이 굵은 미남형의 얼굴이었고 골격이 매우 크고 튼튼하여 운동선수 같은 강인함을 느끼게 하는 체격을 지닌 청년이었다. 의자에 앉기도 전에 껌을 짝짝 소리 나게 씹으며 뒷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면서 “얼마 주면 되요?” 라고 하며 턱을 쳐든 채 필자를 쳐다본다. 버르장머리 없는 행동에 다소 화가 났으나 애써 죽이며 “상담료는 상담 끝나고 나갈 때 대기실에 있는 우리 쎄커터리 아가씨에게 내면 되요!” 라고 한 뒤 생년월일시를 물으니 83년 9월 29일 양력이며 시간은 점심 무렵이라고 이야기한다. 음력으로 바꾸니 8월 23일이 된다. 사주기둥을 세워보니 癸亥年 辛酉月 壬子日 丙午時 로 나온다. 운은 역행하여 庚申 己未 戊午 丁巳 丙辰으로 흐르고 있다. 왕성한 수기를 辛酉금이 생조하여 태왕한 사주가 되었다.
시주 丙化와 午化가 왕성한 壬水를 충극하니 사주가 정결치 못하고 탁해져서 사주구성상 자기가 제일 잘났고 남 밑에 들지 못하는 성격에다 위인이 진실 되지 못하고 거짓말을 늘 입에 달고 살겠다. 일신이 고독하고 외로우며 평생 정상적인 가정은 유지하지 못할 것이요, 30대 중반 무렵에는 심한 수옥살(옥에 갇힘)드니 이때 감옥 에 들어가 평생 나오지 못하거나 심한 경우 이때 타인의 손에 타살 될 운명이다.
처음 건방진 태도에 기분이 상했으나 이 청년의 사주를 일람해 보니 무척이나 가여운 인생 이어서 참으로 동정이 갔다. 이런 사주팔자를 대하면 무슨 말로 상담을 시작해야 하나 하는 걱정에 한숨부터 나오는데 필자가 전전긍긍 얼굴을 찌푸리고 한참을 있자 속도 모르는 이놈이 하는 말이 가관이다. “나도 이런 분야를 좀 공부해 봐서 아는데 사주 속에 재물이 엄청 많이 들었죠? 언젠가 모 철학관에 가서 팔자를 본 일이 있는데 그 영감님이 쩔쩔 매면서 이렇게 좋은 사주팔자는 처음 보았다고 하며 재벌이 될 팔자라라고 하던데....... 그렇죠?” 라고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껄인다.
재벌 은 커녕 평생 협잡질로 남에게 사기나치고 돌아다니다가 죽을 놈이 이렇게 떠들어 대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했다. 이것도 다 지가 지어서 하는 말인 지라 못들은 척하고, 사주풀이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기본적인 사항에서 부터 세세히 설명해 들어가기 시작하자 갑자기 끼어들며 하는 말이 “그딴 것은 나도 다 알고 있으니 요점만 이야기해요! 요점만!” 완전히 선생님이 어린학생을 야단치는 폼 새 다 조실부모 했을 운명이고 어려서부터 좋지 않은 환경에서 별 나쁜 짓을 다해오며 살아왔을 인생이기에 배움이 없고 나쁜 쪽으로만 처세가 발달했으니 우선 먼저 상대의 기부터 죽이고 들어가자는 심보려니 하고 이해를 할 수도 있으나 어린 녀석의 행실이 못돼도 너무도 못됐다. 필자 왈 “ 너 같은 놈은 운명 상담해 줄 가치도 없는 놈이니 그냥 나가라! 너 같은 놈한테는 돈도 받기 싫으니 그냥가라. 우선 기본적인 사람의 행실을 배우고 난 뒤에 오든지 말든지 해!” 라고 소리쳐 쫒아내 버렸다. 나가면서도 위아래 없이 쌍욕을 막 해대며 나가는 폼새 가 불한당중 최저질의 인간쓰레기 행세였다. 사주 속에 나오는 품성을 짚어 보았을 때 나온 쾌가 妄爲尊大 眼下無人(망위존대 안하무인)으로 나오더니 말 그대로 ‘세상에서 자기가 제일 잘났고 눈에 뵈는 게 없는 놈’이라는 말이 실감이 갔다.
허나 그렇게 청년을 쫓아내고 난 뒤에 당시의 필자의 마음도 편치 못했었다. 아무리 버릇없이 안하무인으로 굴어도 어떻게 하든지 타일러서 좋은 방향으로 유도해 주고 특히나 운로 상 30대 중반에 나타나는 흉운 을 심각하게 납득시켜서 그때 자신을 자중하여 경거망동을 삼가게 한다면 그 흉운 을 피해갈수도 있으련만 일시적인 흥분을 참지 못하고 어린사람과 싸운 꼴이 되어 버렸으니 체면도 체면이려니와 가장 중요한 필자의 도리를 못한 것 같아 마음이 사나 왔었다.
이렇듯 개인의 성정도 출생 시에 결정되는바 그것들 판단해보는 기준으로는 태어난 날(일주)을 기준으로 풀어볼 수도 있고 용신을 바탕으로 판별해 보는 방법 등 여러 가지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사주의 배합이 좋다든가, 희신, 용신이 유력해서 충·파를 당하지 않으면 그 사람의 성격이 원만한 경우가 많았다. 반대로 오행의 배합이 좋지 않든지 희신, 용신이 파괴되면 그 성격은 정상에서 벗어난 기질을 보이는 것이 보통이다. 또 사주가 전부 양(陽)이던지 木火의 기세가 지나치게 성할 경우 성격은 정직하고 곧지만 어느 한가지로 치우치는 외골수가 되기 쉽다.
사주가 전부 음(陰)이거나 금수(金水)의 기세가 지나치게 성하면 까다로운 면이 많고 숨기는 게 많으며 말수가 적은 이가 많았다. 일간이 합을 하는 경우 똑똑한 이가 많았고 종약사주는 대체적으로 선량하며 온순했다. 종강사주의 경우 대부분 의지가 강하고 적극적이며 결단력이 좋아서 과감한 성격이 많았다. 이렇듯 자신의 성정 또한 자신의 의지가 아닌 상대적으로 부여되어 자신의 팔자대로 살아가는 것인데 성격이모난 사람을 보고 지나치지 못하고 꼭 이렇게 화를 내고 사단을 만들어내는 필자도 결코 좋은 성정은 아님이 틀림없다고 생각 했었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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