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창작

달도 차면 기운다.(望月圓滿 更有虧時)

2023.04.10




               달도 차면 기운다.(望月圓滿 更有虧時)


 부동산 개발 업을 하시는 홍사장님은 미국생활이 30년 넘는 올드 타이머이시다. 한국에서도 건축업으로 한참 재미를 보았고 삼십대 중반에 미국에 이민 와서도 계속 건축업을 해오셨고 수단이 좋고 운이 좋아서인지 계속 승승장구 하여 왔고 건축업 외에 미국 유명 체인호텔을 샌디에고와 LA, 샌프란시스코 세곳에 소유하고 있는 재력가이기도 하다. 주관이 매우 뚜렷하여 자신의 기준에 맞지 않는 사업프로젝트는 천만금이 거 져 생겨도 하지 않고 자신이 옳다고 판단된 사업은 위험성이 아무리 크고 주변에서 아무리 말려도 벌리고야 마는 고집불통의 영감님이기도 하다. 

 

자식들도 모두 잘 성장해 주어서 근심이 없다. 큰아들은 유명한 성형외과 의사이고 둘째는 유명한 기업전문변호사, 막내인 셋째는 한인 타운에서 개업 중인 치과의사이다. 세 명 다 장가를 보냈고 며느리들도 모두 무던한 여성들이다. 아들 셋 중에 하나쯤은 자신의 사업을 이어주기를 바랬지만 너무도 엄하고 완고한 아버지와 함께 하겠다는 자식이 없어 아쉽지만 포기하고 지내는 중이다. 이런성격과 이런 배경쯤 되다보니 홍사장님은 이 세상에 무서운 것이 없었다. 평생자신의 뚝심과 고집으로 세상을 헤쳐 나왔고 비교적 자신의 생각대로 승승장구 해왔기에 자신감도 꾀나 강하며 스스로 이룬 성공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해서 처음 대하는 이는 이것이 오만으로 보여서 대인 관계가 매끄럽지 못한 면도 있었다.

 

이런 홍사장님이 필자와 인연이 된 것은 홍사장님의 친구 분 중 무역업을 하는 박사장님이 계신데 이분이 필자와 7-8년 전부터 계속 상담을 해오시던 분이라 이분과 우연히 동행하여 필자를 찾게 된 것이 인연이었다. 처음 사무실을 방문하셨을 때는 박사장님이 상담하러 오시는 길에 우연히 동행하게된 것인데 그 이후에는 박사장님 보다 더 자주 찾는 단골이 되었다. 처음 오셨을 때 친구 분인 박사장님이 “자네도 한번 보지 그래?” 라고 상담을 권하자 이분 하시는 말씀이 “자네 미쳤나? 자네답지 않게 왜 이런데 를 다녀? 왜 미신을 믿고 그래?” 라고 해서 옆에서 들던 필자의 자존심을 상하게 해서 필자와 다소의 언쟁이 있었으나 필자가 차분하게 필자가 풀이 해내는 명리 학, 주역은 미신이 아니라 5천년 이상 된 일종의 자연과학이자 통계학이라 할수 있다. 수없이 많은 천재 급 학자들에 의해 다듬어지고 논리가 발전되어 온 학문이라는 점을 길게 설명해 주고서야 언쟁이 다행히 수습되었던 것이다.

 

이토록 직설적이며 자신감에 차 있는 홍사장님이 한번은 풀이 죽어 필자를 찾아왔다. 좀처럼 보기 힘든 모습이어서 필자가 연유를 물어 본즉 하시는 말씀이 “요즘음은 사는 게 너무도 재미가 없습니다. 사업도 예전 같지 않게 시원치 않고, 자식들도 다 제 살기 바빠서 한번 모두모여 식사 한번하기 어렵고 아무튼 요즈음은 모든 게 다 시들 합니다. 마누라도 밉고, 자식들도 밉고, 이렇게 허무하게 살아온 내 자신도 밉습니다.” 라고 하시는데 그 허무한 눈빛 속에 언뜻 습기가 비친다. 그토록 강인하고 자신에 차서 기가 너무 셌던 예전의 홍사장님이 아니었다. 


아무튼 홍사장님의 운을 뽑아보니 ‘달도 차면 기운다. 이제는 물러나 근신하라’는 ‘망월원만 갱유휴시’의 쾌가 나왔다. 이를 풀어보면 이렇다. ‘지금 이때가 만월이다. 이제 더 이상 채울 수가 없다. 지금 물러나지 않고 더 욕심을 부린다면 노욕으로 인해 그동안 쌓아온 것에 추함을 더할 뿐이다. 잔이 찼으니 더 부어 서는 안 된다, 잔이 넘치면 추함이 있다.’ 는 쾌인 것이다. 

 

필자 왈 “홍사장님! 참으로 열심히 평생을 사신분이라는 것을 제가 압니다. ‘홍사장님 평전’ 이라는 연극무대에서 주연으로 멋진 연기를 멋지게 잘 마치신겁니다. 내가 이 연극 속에서 할 역할을 열심히 수행했고 관객의 찬사가 있는데 무대에서 내려오는 것이 아쉽다고 계속 내려오지 않으면 그 연극은 다 망쳐지겠죠? 여기 까지 인 것 같습니다! 이제 사업도 다 정리하시고 물러나 건강관리에 만 치중 하시면서 여유 있게 사십시오.” 라고 충고해 드리자 무엇인가.......아쉬움이 남는 것 같은 안타까운 눈길로 멍하니 필자를 바라보시는데 무척이나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이셨다. 아름다운 퇴장이 되시길 기원한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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