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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황혼의 불쾌한 로멘스

2024.04.30




            황혼의 불쾌한 로멘스


  필자에게 가끔 들려서 상담을 하시는 김영감님은 연세가 80대 중반을 넘은 홀아비 노인네 이시다. 젊어서 풍류남으로 세상을 떠돌며 살다보니 50대초에 상처한 뒤 내내 홀몸이시다. 자식들과도 연이 깊지않고 서로간에 정도없어 십수년간 서로의 생사도 모르고 지내는 중이다. 참으로 외로운 노년인데 문제는 이분이 너무도 정정 하다는데 있었다. 매월 나오는 월페어로 하숙비 지불하고 조금남은 돈으로 근근히 생활해 오시는 형편인데 너무도 외롭고 쓸쓸해서 어떻게 하면 장가를 갈수 없을까? 하는것이 노상 이분의 궁리였다. 재산 한푼없는 팔십대 중반의 노인네가 내 세울수 있는것은 오직 시민권자라는 것과 80대의 노인네 답지않게 불쑥불쑥 기운이 솟는다는 것 쯤이었다. 


이러던 이분에게 어느날 그레이 로멘스가 찾아왔다. 68세 젊은(?)할머니 한분이 우연히 김영감님과 알게 되었는데 이분은 아직도 활동력이 왕성하여 남의집 도우미 생활로 돈도 꽤나 벌어 들이고 성격이 상냥하고 젊기(?)까지해서 김영감님은 이분을 보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어떻게 해서든 친절을 베풀어 이분의 관심을 받고싶어 다방면으로 노력하였다. 


이젊은 할머니도 초년에 과부가 되어 자식들 키우느라 평생혼자 살았고 어떤 이유에서 인지는 모르나 혼자 미국에 건너와서 씩씩하게 홀로 생활해 나가시는 중이라고 하였다. 미국에 온지 얼마 되지않은 관계로 젊은 할머니는 이곳 생활이 익숙치 않았고 이곳 생활에 밝은 김영감님이 많은 도움을 주면서 두분은 짧은 시간에 많이 가까워질수 있었다. 많은 나이차이 에도 불구하고 젊은 할머니가 김영감님에게 관심을 보인것은 김영감님을 통해서 영주권 문제를 해결 할수 있겠다는 계산이 없을수 없겠고 김영감님이 너무도 열정적으로 자신을 도와주니 이에 대한 보답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작용했다.


처음 황혼의 로멘스는 아름답게 진행됐다. 허나 시간이 지나면서 뭔가 석연치 않은 것들이 돌출되기 시작한다. 우선 젊은할머니의 나이 문제였다. 68세라고 했다가 70이라고 했다가 어떤때는 60을 갓 넘었다고 했다가 도대체 종잡을수가 없었고 정확한 이름도 성도 밝히지 않는점이 수상했다. 김씨라고 했다가 이씨라고 했다가 박씨라는등 횡설수설 하며 얼버무리는 것이 참으로 이상했다. 하숙집에서 같은 하숙생 처지에서 만난 사이여서 주위에서 누군가가 소개 해준것도 아니고 그정도 나이에 하숙집에 기거하며 남의집 도우미하는 처지라면 그인생 또한 사연이 많을수 있다고 이해 하면서도 의혹은 커져만갔다.


그러던 어느날 젊은 할머니가 김영감님에게 다급하게 사정을하며 돈 몇백불을 꿔 달라고 했고 영감님은 큰돈이 아니니까 이에 응했다. 그후 정확한 시간에 변제가 이루어졌고 이러한 일이 반복되면서 그금액은 김영감님이 전재산에 해당되는 몇천불에 이를 정도로 커졌다. 김영감님 생각에는 어차피 서로 결혼할 처지니까 그정도야 자신이 성의를 보여야 젊은 할머니도 당신에게 관심과 사랑을 줄 것이라고 생각했고 열과성을 다했다. 그런데 마지막 돈거래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변제일을 차일피일 미루며 일하는집 사정이 좋지못해 임금을 받지못했다는 핑계를 대며 꿩구어 먹은듯 소식이 없고 오히려 김영감님에게 더큰것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하는태도가 하도 이상해서 이렇게 저렇게 넌지시 탐문을 해보니 젊은할머니는 문제가 많은 사람이였다. 


탐문끝에 어렵게 얻어들은 소문은 젊은 할머니가 한국에서 사기를 치고 도망치듯이 가족들 다 버리고 이곳에 와있는 상태이고 틈만나면 무료로 운영되는 카지노행 버스를 타고 놀음을 즐기러 다니는데 그정도가 아주 심한 상태라는 점이였다. 도우미 일하는 집에서 가불로 몇천불씩 가불해서 노름으로 날리고 나몰라라 하고 다른집으로 옮기기를 여러차례 하다보니 일자리도 제대로 들오지않아 하숙비까지 밀리고 있는 처지였다. 이런와중에 김영감님이 자신에게 환심을 보이니 이렇게 저렇게 사연이 이어지게 된것이였다.


김영감님이 처음 이분의 생년월일시를 들고와서 필자에게 자신과의 궁합을 물었을 때 영감님 신수에 손재수가 있으니 조심 하시라고 여러차례 충고를 드렸건만 결국 김영감님의 올해 손재수가 이렇게 실현되고 만것이다. 처음 김영감님은 너무도 행복해 하셨다. 오랜기간 홀로 외롭게 지내다가 '사랑' 이라는 감정을 느끼니 자신의 나이도 잊고 젊은 할머니에게 열중하며 '사랑의 환희' 에 젖어 계셨던 것이다. 허나 이렇게 허무하게 자신의 꿈이 무너져 내리자 삶의 의욕을 상실한듯 기운없어 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필자왈 "금전적인 손재수가 있을때 돈이 나가지 않으면 몸을 다친다는 말이 있습니다. 만약 영감님이 이런 손해를 보지않으셨다면 아마도 질병이나 사고로 몸이 탈이 났을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그여사님을 원망하시지 말고 오히려 영감님 액땜을 해준분으로 고맙게 생각하십시요. 상대방에 대한 미움은 영감님 자신의 육체에 독이됩니다." 라는 말로 위로를 해드렸지만 뒷맛이 영 개운치 않았다. 황혼의 불쾌한 로맨스 한토막 이였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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