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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조강지처 버린 한남자의 후회

2024.04.23



             조강지처 버린 한남자의 후회


  30년전 미국에 이민 와서 살아가며 부인과의 사이에 외동딸 하나 둔 박사장님은 이제 나이 50대 후반으로 60을 바라보는 나이이다. 지인의 소개로 필자와 가깝게 지내던 분인데 이민 초기부터 시장에 나가 옷장사를 하였고 꽤나 성공하여 인도어 스왓밋을 운영하고 있는 재력도 갖춘 분이었다. 이러던 이분이 재작년 무렵 갑자기 부인과 이혼 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있었는데, 작년 가을 무렵 문득 필자의 사무실을 방문하였다. 궁합을 보고 싶다고 하며 한 여성의 생년월일시를 내미는데 무려 20년 가까이 차이가 나는 여성이었다. 두 사람의 궁합을 살펴보니 충살이 너무 많아 도저히 합이 될 수 없는 (궁합점수가 너무도 저조한) 배합을 나타내고 있었다.


필자가 농담처럼 "젊은 부인을 얻는다고 제가 부러워서 심술 부리려는 것은 아니고요, 정말 맞지않는 궁합입니다. 새출발 하려는 분들에게 제가 재를 뿌리려는 것은 아니지만 사주 속에 음란성과 도화살이 무척이나 돋보입니다. 박사장님이 견뎌내지 못할걸요!" 이렇듯 가볍게 농담처럼 이야기 한 것은 박사장님과의 친분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박사장님이 너무 심각하게 비장한 표정으로 감정 결과를 기다리고 계셔서 그 분위기를 풀어줄 겸해서 나온 배려였다.

필자가 짐짓 심각한 표정으로 "저 하고의 관계를 고려해서 충심으로 드리는 말씀인데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시지요 박사장님!" 라고 하니 이분 벌레 씹은 표정으로 아무 말씀이 없다가 궁합이 나쁘게 나오는 이유를 자세히 설명해 달라고 하신다. "박사장님이 제 역학 강습생도 아니고 이론적으로 설명해야 잘못 알아들으실 터 이지만 설명을 해드리자면 이렇습니다."


사주의 합과 충이 이렇게 작용하고 있는 천간과 지지의 배합이 이러면 무엇이 나쁘며...... 미주알 고주알 나름대로 열심히 설명을 해주었다. 이렇듯 열심히 설명을 해 드렸건만 이분의 표정은 여전히 풀리지 않았고 참고 하겠다는 말만을 남기고는 휑하니 자리를 떠버린다. 아마도 좋은 이야기를 기대하고 왔다가 실망스런 이야기를 들으니 기분이 상하셨던 모양이나 그렇다고 없는 이야기를 지어서 해 드릴 수도 없기에 딱했다. 그러고는 바쁜 일상에 묻혀 박사장님을 머리 속에서 까맣게 잊고 지내던 어느 날 이분이 갑작스레 연락이 와서 급하게 방문할 일이 있으니 예약을 잡아 달라고 하시고는 제 시간 전에 미리 도착하여 필자의 상담이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급히 상담실로 들어섰다. 못 보던 몇 달 사이에 안색이 무척이나 나빠졌고 볼이 폭파인 채 눈은 휑하니 들어가 있어 병자의 모습 같았다. "무슨 일이 있으셨습니까? 안색이 무척이나 나쁘시군요!" 라는 필자의 질문에 한숨만 푹푹 쉬던 박사장님 한참 만에 말문을 여는데 사연인 즉 이러했다.


필자에게 궁합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분이 나빴던 박사장은 아마도 다른 철학관에 몇 군데를 들려서 기여코 두 사람의 궁합이 좋다는 진단을 얻고서는 "구법사가 용하다고는 해도 실수한 것이 틀림없다. 다른 곳에서는 죄다 좋다고 하는 궁합을 구법사만 나쁘다고 하니 그 사람이 실수한 것이 틀림없다." 고 애써 자위하며 한국에서 드디어 젊고 예쁜 신부를 데려왔다. 꿈같은 신혼생활에 푹 빠져서 너무도 행복했고 늘그막에 복이 터진 것 같아 혼자서도 괜히 히죽히죽 웃곤 했다한다. 그렇게 지내며 생각하기를 "이렇게 이쁘고 금슬이 좋은 것을 괜히 구법사 이야기 들었다가는 큰일날 뻔 했구나" 하며 은근히 필자를 원망했다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출근하고 나서 한군데 거래처에 들렸다가 두번째 거래처를 들르려고 하던 중 깜빡 잊고서 서류봉투 하나를 집에 놔두고 온 것이 있어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 집에 전화하고 갈까 하다가 귀여운 부인을 깜짝 놀래주고 싶어 자신이 없는 집에서 이 시간에 무엇을 하고 지낼까? 하는 궁금증도 생겨서 그냥 집에 들르기로 하고 아파트에 도착해서는 놀래주려는 짓궂은 생각에 소리 죽여 아파트 열쇠로 문을 열고 살금살금 집에 들어서니 드런드런 말소리가 안방 쪽에서 들리는데 남자의 목소리도 들리는 것 같았다. 


순간 박사장 다리 힘이 쫙 빠지며 가슴이 두근거렸다. 잠시 마음을 진정하고 안방 문을 확 열어 제치고 자신의 젊은 부인과 웬 젊은 놈이 침대에 나란히 누워 소근대고 있다가 화들짝 놀라 당황하는 것이 아닌가? 순간 눈이 뒤집힌 박사장 이가 갈려 참을 수가 없었지만 상대가 워낙 젊고 덩치도 큰 젊은이 인지라 감히 덤비지도 못하고 "이놈 너 누구야!" 하고 소리치며 삿대질을 해 대었더니 이 젊은이가 후딱 자신을 밀치고 넘어진 자신을 밟고는 도망쳐 버렸다고 한다. 부인에게 둘의 관계를 추궁해 보니 미국에 살던 친구 소개로 알게된 친구 동생인데 이런저런 일로 만나다 보니 이렇게 되었다며 용서를 비는데 정말 박사장 자신이 너무 초라해지고 비참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한다. 


며칠을 고민하다가 창피스러워서 누구에게도 이야기를 할 수도 없어 문득 필자가 생각나서 오게 되었다는 박사장 "법사님 어쩌면 좋습니까? 전처와 이혼한 것도 후회되고, 이 지경에 와서도 이 여자를 포기할 수 없으니 내가 왜 이 모양인지 모르겠습니다." 라고 하며 눈물짓는 박사장을 필자는 그저 멍하니 쳐다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혼란스러운 박사장의 심경이 그저 측은할 뿐이었다.


그 후 결국 박사장님은 ‘한번의 실수’ 라고 애써 스스로 위안하며 어린 신부를 용서했다. 그러나 그 후로 주위에서 들리는 소식에 의하면 ‘바람기 많은 어린 신부’ 때문에 겪는 박사장님의 고초는 이만 저만이 아닌 듯 했다. 나중에 박사장님의 전처인 강여사님이 필자에게 찾아와 전한 소식은 충격이었다. 이런저런 사건으로 시달리던 박사장님은 이 와중에 사업마저 기울어졌고 결국은 어린 신부와 이혼을 하게 되었다. 


뒤늦은 후회로 괴로와 하다 당뇨가 깊어져 건강마저 해쳐서 결국 오도가도 못할 처지가 되자 조강지처인 강여사님을 찾아 용서를 빌었고 강여사님 표현을 빌자면 “애들의 아버지인 사람을 그렇게 죽게 내버려 둘 수 없어 데려다가 병간호하고 있습니다. 아~ 휴! 내 팔자야!” 역시 조강지처 밖에 없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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