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창작

이름, 족보의 항렬, 장날은 어떻게 정할까?

2025.03.29





              이름, 족보의 항렬, 장날은 어떻게 정할까?


  옛 선비들의 일상 생활 속에는 우주질서의 원리인 음양오행법이 늘 존재 해왔다. 이 음양 오행을 기본 틀로하여 생활의 모든 방식과 절차를 정하는 자연 순응적인 삶의 자세를 견지해온 것이다. 조선시대에는 아이가 탄생하면 그 아이가 태어난 생년월일시를 따져서 그 아이의 사주팔자를 세운 뒤 부족한 오행을 보충하는 이름이나 너무 태과한 오행을 억제하는 식으로 이름을 지었다.


예를 들어 그 사람의 사주팔자에 불이 너무많을 경우 강한 화기를 억제할 수 있는 물수변이 들어가는 글자를 넣었고, 반대로 사주가 너무 차가우면 이를 보완하는 불화변이 들어가는 글자를 넣는 식이다. 만약 사주에 나무가 너무많아 태과하면 오행상 금극목의 원리에 따라 쇠금변이 들어가는 글자를 넣어서 강한 목기를 제어하고, 반대로 목이 너무 약하여 문제인 경우 나무변이 들어가는 글자를 넣는다거나 목을 살리는 수생목의 원리에 따라 물수변이 들어가는 이름으로 이를 보충하는 식이였다. 물론 글을 모르는 상민이나 천민의 경우 개똥이, 말똥이, 끝순이, 말자, 하는 식으로 그저 되는대로 갖다 붙였지만 사대부 집안에서는 작명을 무척이나 중시하여 집안어른 중 글을 잘아는 분이 나서서 후손의 작명에 심혈을 기울였던 것이다. 작명을 할 때 오행의 過有不給을 고려하는 이러한 방식은 작명의 기본원리 이며 현재도 이 원리에 의해 모든 작명가가 이름을 짓는다.


여담 이지만 가끔 필자에게도 아기의 작명을 의뢰하는 분들이 있는데 태어나지도 않은 아기 이름을 지어달라는 성급한 부모들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아기가 태어나야 만 그 아기의 사주팔자가 정해지고 그 사주에 따라 이름을 지어야 한다는 작명의 원리를 모르고 하는 소리이다.


족보의 항렬을 정하는 것도 이 음양오행의 원리에 따랐다. 예전에는 대 가족 제도였고 몇 대가 한집에서 사는 경우가 흔했으므로 이러한 대가족 제도에서 위아래를 정하는 규율이 매우 강할 필요가 있었다. 예전에는 집성촌(같은 성씨의 씨족들이 대를 이어가며 사는 마을)이 많았는 바 같은 성씨가 몇 대씩 내려가다 보면 서로가 서로의 위 아래를 모르는 수가 있게 되었다. 그 때 그이의 이름이 참고가 된다. 즉 이름만 보아도 저이가 나의 아저씨인지 또는 조카, 손자 인지를 구별할 수 있는 것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러한 필요에 의해 항렬이 정해졌는데 그 정하는 원리를 보면 할아버지 항렬이 나무목이 들어가는 相(상)자 돌림 이라면 오행의 원리인 목생화에 의해 다음대 즉 아버지대는 불화(火)변이 들어가는 글자를 썼으며, 나의 항렬은 화생토의 이치에 따라 흙토변이 들어가는 글자 중에서 정하며, 나의 자식대는 토생금의 원리에 따라 쇠금변이 들어가는 글자 중에서 정하고, 나의 손주대는 금생수의 원리에 따라 물수변이 들어가는 이름자에서 정하게 되는 것이다. 즉 목생화 (나무는 불을 생한다. 즉 키운다 그러므로 불은 나무의 자식이다) 화생토, 토금생, 금생수, 수생목의 오행의 상생관계로 항렬이 정해 졌다는 이치이다.


풍수지리 에서도 이 원리는 그대로 적용된다. 산의 모양도 목.화.토.금.수.로 분류해 볼 수 있는데 삼각형 모양의 산을 목산이라 불렀고 이를 문필봉이라 불렸다. 이런 산아래 위치한 마을에서는 문필가들이 많이 나오는 것으로 보았고 실제로 조선시대 문필가 문장가들의 생가 인근에는 어김없이 문필봉이 존재함이 확인된다. 불쑥불쑥 암반이 위로 불꽃처럼 솟은 산은 화산이라 하며 종교지도자나 고승이 나온다는 산이다. 책상처럼 평평한 모양을 한산은 토산이라고 하고 제왕이 나온다는 산이다. 금산의 경우 철모를 엎어놓은 것처럼 생긴 산이며 이런 곳에서는 장군이 나온다는 무인의 산이다. 끝으로 물결이 흘러 내리는 듯한 산은 수산이라 부르며 큰 지략가가 나온다는 산이다.


옛날 일정지역의 장날을 정할 때도 상기한 5가지 모습의 산의 모양에 따라 장날을 정했는데 그 지역의 주산의 모습이 목산이면 3일과 8일이 장날이며, 화산의 경우 2일과 7일, 토산의 경우 5일과 10일, 금산의 경우 4일과 9일, 수산의 경우 1일과 6일이 장날 이었다. 이는 오행의 뜻하는 수가 이에 해당 되기에 그리 된 것이다. 즉 장날 같은 일상사의 작은 일에서도 오행의 원리에 따라 질서정연하게 배치 하였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옛사람들은 초행길의 어느 지방에 들어서서도 그 주산을 보고 그 지방의 장날이 언제 인지를 알 수 있었던 것이다.


오래된 이야기다. 필자가 스승님을 따라 전국을 주유할 일이 있었다. 명리학적인 자료를 지역별로 찾아보는 것이 여행의 목적 이었는데 어느 한적한 시골에 머물 때였다. 스승님이 읍내 장에나가 벼루와 먹을 종류별로 몇 개 사오라 이르신다. 아무것도 모르던 당시 어린 마음에 헛걸음을 하기 싫어 “오늘이 장날인지 아닌지 동네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다녀와야 하지 않겠습니까?” 라고 여쭈었더니 “이놈아 너는 눈뜬 장님으로 이곳 저곳을 다녔다는 말이냐? 이 고장 주산이 어디더냐! 그 산을 보면 오늘이 장날이지 않느냐!” 하셨다. 나중에 이 이치를 깨닫고 그 지방을 지날 일이 있어 그 산을 자세히 보았더니 삼각형 모양이었다. 당시 그날이 8일 이었으니 장날이었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허나 당시에는 이 원리를 몰라 속으로 생각하기에 “스승님은 이곳에 않아 계셔도 읍내에 장이 섰는지 안 섰는지를 보실 수가 있나 보구나! 과연 도인이시다!” 라고 하면서 멋대로 감탄 했었다. 쓴 웃음이 나는 일이다. 세상은 반복된다. 필자의 제자 중 K군이 있다. K군이 처음 필자를 찾았을 때 K군의 이름을 묻고 필자 왈 “자네 돌림자가 0이구만! 아버님은 00자 돌림을 쓰셨을 테고 할아버님은 0돌림자를 섰을게야 해서 아버님 함자는 00, 할아버님 함자는 00아니신가?” 라고 물었더니 K군입이 짝 벌어진 채 놀라서 어쩔 줄 모른다. 


이 정도는 음양오행의 원리와 성씨 족보를 공부하는 보학을 조금만 공부했어도 맞출 수 있는 간단한 원리인데 K군 이것도 모르고 기절초풍을 하는 것이다. K군이 나중에 이야기 하기를 “저는 선생님이 귀신이 아닌가 의심 했습니다! 제갈 공명도 선생님께는 미치지 못할거라고 놀라면서 선생님 제자가 되기를 간청 했었지요. 그런 원리가 있는 줄도 모르구요!” 라고 하며 웃는다. 뭐? 제갈공명도 능가해? 무식하면 감동도 무식하게 하는 법이다. K군 참으로 귀여운 친구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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