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창작

[내 마음의 隨筆] 독후감: The Grapes of Wrath (분노의 포도)

2023.02.03

[내 마음의 隨筆]


독후감: The Grapes of Wrath (분노의 포도)



The Grapes of the Wrath는 미국의 소설가 존 스타인벡(John Steinbeck: 1902–1968)이 1939년 출판한 전형적인 미국 장편소설로 National Book Award와 Pulitzer Prize를 그에게 안겨 주었으며 나중에는 그가 1962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는데 많은 기여를 한 작품으로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지금으로부터 80년 너머 전에 출판된 이책은 집과 농장을 빼앗기고  오클라호마에서부터 출발하여 새로운 집과 아름다운 농장을 가지고자 하는 야심찬 꿈을 가지고 캘리포니아로 온식구가 이주하는 Oklahoma Dust Bowl family인 톰 조드(Tom Joad) 일가족의 파란만장한 고난의 이야기들을 그리고 있으며 모두 30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Dust Bowl은 1930년대에 미국과 캐나다 대초원의 생태와 농업을 매우 크게 손상시킨 심한 먼지 폭풍이 빈번하게 일어났던 시기를 말한다.


왜 소설의 제목이 The Grapes of Wrath”인가?’ 대한 궁금증을 나는 매우 오랜 동안 혼자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에 미국의 VIKING 출판사에서 75th Anniversary Edition으로 2014년에 특별히 깔끔하게 읽기 편하도록 다시 출판된 이 소설을 딸로부터 뜻하지 않게 선물로 받아 읽고 나서 그 이유를 어렴풋하게 나마 알게 되었다 (479 pages). 산업화가 급속히 되어가는 미국의 농촌에서 소작농을 하는 농부들이 농장주들이나 농업 자금을 빌려주는 은행들의 횡포에 의해 결국에는 고향과 집을 등지고 새로운 꿈을 찾아서 전 가족 구성원들이 자신들의 이상향이라고 생각하는 캘리포니아로 이주해 가면서 발생하는 갖가지 에피소드들을 작가의 섬세하고도 아름다운 필치로 묘사하고 있다.      


가족의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서 아버지를 대신하여 다혈질의 장남인 톰은 가장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지고 남부에서 서부로 대륙을 가로지르는 어렵고도 험난한 모험을 텉털거리는 트럭을 개조하여 동생과 번갈아 운전하면서 주도하게 된다.


여행중에 톰은 자신의 할아버지, 할머니를 차례로 잃게되고 자신의 여동생과 동거하던 남자친구는 함께 가다가 중간에 잠적하는 등 가족의 구성원을 계속 잃게 되면서 과수원에서 복숭아를 따든가 하는 여러 허드레 일을 하면서 가족 부양에 필요한 돈을 가족과 함께 일하면서 벌고 여러 임시숙소와 텐트를 계속 전전하면서 어려운 생활을 이끌어 간다.


이 소설은 농업이주민들에 대한 공권력의 무자비한 시행, 임시거처에서 숙식하는 농업이주민들의 폭동 등 미국의 폭력적인 사회상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인 의식주의 해결을 모색하는데 있어서 발생하는 사회적 부조리와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한 사회구성원들과의 투쟁도 또한 매우 자세히 묘사하고 있다.


소설의 밑바닥에는 미국인들의 의식구조 속에 자리잡은 성서의 해석을 기반으로 한 기독교 중심의 신앙관, 원죄의식, 삶과 죽음, 가족구성원들 간의 사랑과 짙투, 결혼과 직업관, 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 미래에 대한 꿈과 같은 다양한 주제들이 각기 다른 조합의 등장인물들의 대화를 통하여 소개된다. 특히, 톰의 가족이 살았던 오클라호마의 마을 목회자로 있다가 목회를 그만 두고 톰의 가족과 함께 캘리포니아로 함께 떠나 가게되는 마을 사람과의 대화는 인간이 가지고 살아가는 근본적인 문제들에 대한 작가 자신의 관점들을 잘 보여주고 있다.


미국은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나라이기 때문에 각 지역별로 상당히 다른 독특한 문화와 언어 (특히, 방언), 그리고 사회 계층에 따라 달리 쓰이는 영어와 미국적 표현들도 매우 흥미롭다. 의외로 이 소설에서는 일상 대화 중에 거친 욕과 속어, 그리고 비문법적인 문장들이 많이 나온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힘겹게 가족이 이주하는 중에 지나게 되는 미국의 다양한 자연 환경에 대한 묘사는 참으로 아름답고 섬세하며 매우 서정적이다.


집과 농장을 빼앗기고 분노(Wrath)에 가득 차서 온 가족과 함께 고향을 등지면서 캘리포니아에서 아름다운 과수원에 열린 포도(Grape)와 같은 과일들을 따며 새로운 삶의 보금자리를 마련할 꿈에 부풀어 일가족이 대륙을 가로질러 가는 이 이야기는, 우리가 미국의 정체성과 사회, 문화, 예식, 음식, 복식, 역사, 언어, 개인 및 공동체 의식, 그리고 자연을 조금이라도 더 새롭게 이해하는데 좋은 소설로 개인적으로 생각된다. 참고로, 소설의 제목 ‘The Grapes of Wrath’는 ‘신의 분노는 세상에 있는 악한것들에 대한 노여움과 벌이다 (The wrath of God is his anger and punishment over the evil that is in the world.)라는 은유적 내용의 성서 구절인 Revelation 14:19-20과 Julia Howe가 1861년에 쓴 “The Battle Hymn of the Republic”이라는 노래에 포함된 성서적 내용에 근거한다고 스타인벡 연구자들은 말하고 있다.  


Revelation 14:19–20 — The New International Version (NIV) 

19 The angel swung his sickle on the earth, gathered its grapes and threw them into the great winepress of God’s wrath

20 They were trampled in the winepress outside the city, and blood flowed out of the press, rising as high as the horses’ bridles for a distance of 1,600 stadia.


요한계시록 14:19-20 — The New International Version (NIV) 

19 천사가 낫을 땅에 휘둘러 포도를 거두어 하나님의 진노의 큰 포도주 틀에 던지매 

20 그들이 성 밖에 있는 포도주틀에서 짓밟히니 그 틀에서 피가 흘러나와 말굴레까지 닿았고 곧 일천 육백 스다디온에 퍼졌더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먹고 사는 것을 원만하게 해결하는 문제는 늘 매우 중요한 문제임이 틀림이 없다. 미국이 자본중심의 산업화 사회로 옮겨 가면서 일반 서민, 특히 농부들이 겪게되는 어려움을 작가의 유려한 필치로 묘사한 이 소설은 독자들이 미국과 미국인에 대한 이해를 더욱 깊게하기 위해 시간내어 한번쯤은 읽어 볼 가치가 있는 미국적인 문학성이 강한 흥미있는 장편소설로 생각된다.      



2023년 2월 3일


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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