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내가 부러워하고 있는 것은 어릴적 가끔 내가 졸라서 보고 들었던 아버님의 사진첩에 있었던 승마, 수영, 배구, 축구, 역도 등의 다양한 운동을 멋지게 즐기시는 모습이었다. 식민지 시절과 해방, 그리고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이러한 운동을 열심히 하고 즐기셨던 여유가 매우 부럽다. 참고로 필자는 운동경기를 보는 것은 아주 좋아하나 운동신경은 영 밑바닥에 가깝다.
자식들에게 거짓말이나 빈말 하셨던 것을 결코 본 적이 없다.
어려운 처지의 남을 도와주시는 천성이 몸에 배셨던 것 같다. 한번은 시골에서 어떤 친척분이 오랫동안 아버님께 경제적으로 도와달라고 끈질기게 요청했던 기억이 난다. 급기야 아버님께서는 아예 집문서를 그 사람에게 그냥 주셨는데, 극적으로 어머님께서 이 상황을 빨리 간파하셔서 많은 식솔들이 한 지붕 아래서 오손도손 살고 있었던 집을 천신만고 끝에 구해내신 기억이 있다.
이 이외에도 여러 교훈을 생각할 수 있겠지만 우선 떠오르는 것들만 여기에 두서없이 정리해 보았다. 이제 아버님이 내게 남겨주신 훌륭한 교훈을 평생 마음에 간직하고 생활 속에서 실천해야 하는 숙제는 나에게 주어졌고, 아버님의 훌륭한 정신적 유산을 더욱 발전시킬 책임이 나에게 온전히 남아 있다.
2024. 6. 18.
崇善齋에서
솔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