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창작

[내 마음의 隨筆] ‘다산선생 지식경영법’을 읽고

2024.07.06

다산선생 지식경영법 읽고


오래 전 어느 학술모임에서 존경하는 선배 과학자 한분께서 필자에게  읽어보라고 권하신 책이 한권 있었다그간 여러모로 바쁘고 또한 책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아 오랜동안 마음 속에 담아두고 미루고 있다가 드디어  책을 구입해서 호기심에 읽게 되었다.


다산선생 지식경영법(김영사)’ 한국 역사에서 개인으로서 가장 많은 500여권의 책을 저술한 다산 정약용 (茶山 丁若鏞선생의 일종의 학문  연구 방법인 다산치학(茶山治學) 비밀을 상세하게 파헤친 책이라   있다


학자이며사학자행정가법학자지리학자건축가토목  기계공학자의학자시인그리고 비평가로서 전무후무한 사통팔달의 전방위적 지식경영인이었던 다산은 자료정보지식그리고 지혜 (Data, Information, Knowledge, and Wisdom (D -> I -> K ->W)) 순차적으로 수집하고 해석하며 체계화하고 축적해 나가며 이를 저술로 연결시킨 창의력이 매우 뛰어난 학자였다.


정보통신 시대인 요즘 모든 분야의 핵심적이고도 기본적인 구성  요소가 되는 기초적인 원시 자료를 먼저 수집 (Data Collection)하고 이를 해석 (Interpretation)해서 의미가 있는 유용한 정보 (Information) 만들고다시  정보를 체계화 하고 조직화 (Organization)하여 실생활에 유용한 지식 (Knowledge)으로 창출해 내고마지막으로 이러한 지식을 오랜 동안 축적하고 저장하여 (Archiving) 만들어진 지혜 (Wisdom) 보고를 다산은 저술로서 꾸준히 세상에 내놓은 것이다이는 21세기 지식정보화 중심의 인터넷 시대 핵심인 컴퓨터 시스템 기반 정보시스템 (Information Systems: IS) 기본적 구성  작동 원리와 놀랍도록 정확히 일치한다고   있다.          


다음은  책의 저자인 한양대학교  교수가 파악한 다산의 지식경영법의 요약이다모두 10개의 ()으로 되어있고 하나의 강이 5개의 ()으로 구성되어 모두 50 ()으로 되어 있다하나의 목은 다시 4개의 () 되어 있으므로 전체적으로는 모두 200개의 비법(秘法) () 구성되어 있다고 보겠다.


1강. 단계별로 학습하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연쇄적 지식경영
 (1) 파 껍질을 벗겨내듯 문제를 드러내라: 여박총피법(如剝蔥皮法)
 (2) 묶어서 생각하고 미루어 확장하라: 촉류방통법(觸類旁通法)
 (3) 기초를 확립하고 바탕을 다지라: 축기견초법(築基堅礎法)
 (4) 길을 두고 뫼로 가랴 지름길을 찾아가라: 당구첩경법(當求捷徑法)
 (5) 종합하여 분석하고 꼼꼼히 정리하라: 종핵파즐법(綜覈爬櫛法)
 
 2강. 정보를 조직하라

큰 흐름을 잡아내는 계통적 지식경영
 (6) 목차를 세우고 체재를 선정하라: 선정문목법(先定門目法)
 (7) 전례를 참고하여 새 것을 만들어라: 변례창신법(變例創新法)
 (8) 좋은 것을 가려뽑아 남김없이 검토하라: 취선논단법(取善論斷法)
 (9) 부분을 들어서 전체를 장악하라: 거일반삼법(擧一反三法)
 (10) 모아서 나누고 분류하여 모으라: 휘분류취법(彙分類聚法)
 
 3강. 메모하고 따져보라

생각을 장악하는 효율적 지식경영
 (11) 읽은 것을 초록하여 가늠하고 따져 보라: 초서권형법(書權衡法)
 (12) 생각이 떠오르면 수시로 메모하라: 수사차록법(隨思箚錄法)
 (13) 되풀이해 검토하고 따져서 점검하라: 반복참정법(反覆參訂法)
 (14) 생각을 정돈하여 끊임없이 살펴보라: 잠심완색법(潛心玩索法)
 (15) 기미를 분별하고 미루어 헤아려라: 지기췌마법(知機揣摩法)
 
 4강. 토론하고 논쟁하라 

문제점을 발견하는 쟁점적 지식경영
 (16) 질문하고 대답하며 논의를 수렴하라: 질정수렵법(質定收斂法)
 (17) 끝까지 논란하여 시비를 판별하라: 대부상송법(大夫相訟法)
 (18) 생각을 일깨워서 각성을 유도하라: 제시경발법(提?警發法)
 (19) 단호하고 굳세게 잘못을 지적하라: 절시마탁법(切偲磨濯法)
 (20) 근거에 바탕하여 논거를 확립하라: 무징불신법(無懲不信法)
 
 5강. 설득력을 강화하라

설득력을 갖춘 논리적 지식경영
 (21) 유용한 정보들을 비교하고 대조하라: 피차비대법(彼此比對法)
 (22) 갈래를 나누어서 논의를 전개하라: 속사비사법(屬詞比事法)
 (23) 선입견을 배제하고 주장을 펼치라: 공심공안법(公心公眼法)
 (24) 단계별로 차곡차곡 판단하고 분석하라: 층체판석법(層遞判析法)
 (25) 핵심을 건드려 전체를 움직여라: 본의본령법(本意本領法)
 
 6강. 적용하고 실천하라 

실용성을 갖춘 현장적 지식경영
 (26) 쓸모를 따지고 실용에 바탕하라: 강구실용법(講究實用法)
 (27) 실제에 적용하여 의미를 밝혀라: 채적명리법(採適明理法)
 (28) 자료를 참작하여 핵심을 뽑아내라: 참작득수법(參酌得髓法)
 (29) 좋은 것은 가리잖코 취해 와서 배우라: 득당이취법(得當移取法)
 (30) 단계별로 다듬어서 최선을 이룩하라: 수정윤색법(修正潤色法)
 
 7강. 권위를 딛고 서라 

독창성을 추구하는 창의적 지식경영
 (31) 발상을 뒤집어서 깨달음에 도달하라: 일반지도법(一反至道法)
 (32) 권위를 극복하여 주체를 확립하라: 불포견발법(不抛堅拔法)
 (33) 도탑고도 엄정하게 관점을 정립하라: 독후엄정법(篤厚嚴正法)
 (34) 다른 것에 비추어 시비를 판별하라: 대조변백법(對照辨白法)
 (35) 속셈 없이 공평하게 진실을 추구하라: 허명공평법(虛明公平法)
 
 8강. 과정을 단축하라 

효율성을 강화하는 집체적 지식경영
 (36) 역할을 분담하여 효율성을 확대하라: 분수득의법(分授得宜法)
 (37) 목표량을 정해 놓고 그대로 실천하라: 정과실천법(定課實踐法)
 (38) 생각들을 끊임없이 조직하고 단련하라: 포름부절법(庖廩不絶法)
 (39) 동시에 몇 작업을 병행하여 진행하라: 어망득홍법(魚網得鴻法)
 (40) 조례를 먼저 정해 성격을 규정하라: 조례최중법(條例最重法)
 
 9강. 정취를 깃들여라

따뜻함을 잃지 않는 인간적 지식경영
 (41) 정성으로 뜻을 세워 마음을 다잡아라: 성의병심법(誠意秉心法)
 (42) 아름다운 경관 속에 성품을 길러라: 득승양성법(得勝養性法)
 (43) 나날의 일상 속에 운치를 깃들여라: 일상득취법(日常得趣法)
 (44) 한 마디 말에도 깨달음을 드러내라: 담화시기법(談話視機法)
 (45) 속된 일을 하더라도 의미를 부여하라: 속중득운법(俗中得韻法)
 
 10강. 핵심가치를 잊지 말라

본질을 놓치지 않는 실천적 지식경영
 (46) 위국애민 그 마음을 한시도 놓지 말라: 비민보세법(裨民補世法)
 (47) 좌절과 역경에도 근본을 잊지 말라: 간난불최법(艱難不催法)
 (48) 사실만을 기록하고 실용을 추구하라: 실사구시법(實事求是法)
 (49) 나만이 할 수 있는 작업에 몰두하라: 오득천조법(吾得天助法)
 (50) '지금 여기'의 가치를 다른 것에 우선하라: 조선중화법(朝鮮中華法)


내일을 기약하지 못하는 18년간의 험난한 유배생활의 역경 속에서도 위국애민(爲國愛民)의 일념으로 다산이 강진에서 집필한 이 방대한 저술에 대한 해박하고도 끈질긴 연구와 꼼꼼한 분석 결과를 한권의 책으로 발간한 정민 교수의 학문에 대한 내공도 참으로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효율적인 지식경영법에 대한 참신한 시도의 지침서는 인공지능 기반의 정보통신 시대인 요즈음에 더욱 그 독특한 가치와 여러 잠재적인 창의적 응용 가능성이 빛나는 훌륭한 저서로서 생각된다. 2006년에 처음 이 책의 1쇄가 발행된 이후 2022년에 53쇄가 발행된 사실 하나만을 보아도 이를 간단히 입증한다고 할 수 있겠다. 다산 선생과 정민 교수 두 분의 부단하고 뛰어난 학문적 노고에 독자의 한사람으로서 깊은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2024. 7. 6.


崇善齋에서


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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