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隨筆]
<입춘(立春), 고요 속 생명의 첫 숨>
혹독한 겨울이 지나간 들판은, 고요 속에서 숨을 고른다.
바람은 차갑게 스치지만, 나는 가히 조선의 르네상스 선비라 할 수 있는 간이(簡易) 최립(崔岦)의 가르침을 떠올리며 ‘고요할 정(靜)’ 속에 마음을 머문다.
나뭇가지 끝에 맺힌 서리, 얼어붙은 흙 속의 작은 생명, 눈송이 하나가 햇살에 녹아 내리는 순간—
모든 것이 잠시 숨을 죽이고, 스스로의 질서를 지킨다.
나는 ‘볼 관(觀)’의 눈으로 세세히 살핀다.
흩날리는 눈발 하나에도, 미세하게 흔들리는 풀잎 하나에도, 겨울이 쌓아온 삶의 흔적과 봄을 향한 준비가 담겨 있다.
사소한 단위 속에서 만물이 깨어나는 원리를 읽는다.
새들의 첫 지저귐, 땅 속에서 움트는 생명, 바람에 흩날리는 가지—
이 모든 것은 서로 얽히며 새로운 질서를 이루어, 봄의 기운을 드러낸다.
입춘(立春)의 아침, 나는 조용히 숨을 들이쉰다.
고요 속에서 관찰하고, 자세히 바라봄으로써, 겨울의 정적과 봄의 생동이 맞닿는 순간을 깨닫는다.
그 속에서 느껴지는 기쁨은 눈에 보이는 현상이 아니라, ‘정관(靜觀)'의 시선으로 읽어낸 자연의 질서와 본질’에서 비롯된다.
햇살이 점점 길어지고, 땅 위에는 생명의 흔적이 하나둘 나타난다.
얼었던 개울물은 흐르기 시작하고, 돌 틈에서 작은 풀잎이 빛을 받는다.
나는 최립의 가르침대로, 단순히 변화를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속에서 자연이 스스로 질서를 회복하는 법칙을 떠올린다.
겨울과 봄, 침묵과 소리, 얼음과 물, 모든 것이 상호작용하며 ‘생명의 조화’를 만들어낸다.
또한 나는, 인간의 마음도 자연과 함께 깨어나는 것을 느낀다.
혹독한 시련과 고요한 기다림 속에서 마음은 다듬어지고, 사유는 깊어진다.
입춘은 단순히 계절을 알리는 표시가 아니라, ‘자연과 인간이 서로 맞닿아 생명과 질서를 다시 확인하는 순간’임을 깨닫는다.
겨울을 견디고, 봄의 기운 속에서 다시 살아나는 만물과 함께, 내 마음도 조용히 깨어난다. ***
2026. 2. 8.
崇善齋에서
{솔티}
English Translation: https://www.ktown1st.com/blog/VALover/34837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