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리지보드가 주관하는 AP(Advanced Placement) 시험이 두 달 여 앞으로 다가왔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 속 대입 전형 준비가 더 힘들어진 가운데 내신성적(PGA)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 특히 내신성적 중 간과해서 안 될 것은 난이도가 높은 도전적 과목인 AP 수업이다. AP수업은 고등학교에서 대학 수준의 과목을 공부하는 것으로 우수한 학생들에게 더 높은 차원의 학업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했다. AP 시험은 AP 수업을 통해 배운 것을 객관적으로 평가 받는 것이다.
AP과목을 수강한 학생들은 오는 5월 2일부터 2주간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평가받게 된다. 칼리지보드에 따르면 올해 AP시험은 5월 2일부터 6일까지 그리고 5월 9일부터 5월 13일까지 실시된다. 2020년과 2021년의 경우 AP시험의 대다수 과목들이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온라인 방식으로 실시됐지만 올해의 경우 두 과목을 제외하고 오프라인 방식으로 진행된다. 단, 오미크론 등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고교 수업이 온라인으로 변경될 경우 시험 방식 역시 변경될 수 있다고 칼리지보드는 사전에 공지했다.
AP시험 점수는 대입 전형에서 얼마나많은 영향을 미칠까.
모든 고등학생들이 AP 과목을 수강하지는 않지만 대입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명문대를 목표로 하는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실제 지원자의 학교성적(GPA)이 높더라도 AP 수강 과목 수가 너무 적은 경우 명문대 입학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하지만 AP는 일반 과목들에 비해 훨씬 수준이 높다는 점에서 이 과목을 수강하고 시험을 치르는데는 철저하고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 교육 전문가들이 조언하는 AP 시험 준비 계획과 요령 및 AP 시험 성적과 대입 전형의 상관 관계에 대해 알아본다.
■AP시험 체계
AP 시험은 만만치 않다. 또 최소 3점은 받아야 그 시험을 통과하는 것이고 실제 명문 사립대들은 이보다 높은 점수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철저한 준비는 필수다. AP 시험 점수는 5단계로 구분된다. 최고점인 5점은 최우수(Extremely well qualified), 4점은 매우 우수(Well qualified), 3점은 우수(Qualified), 2점은 성취 가능(Possibly qualified), 최하점인 1점은 권고사항 없음(No recommendation)으로 나뉜다.
이런 점에서 시험 준비 전에 자신의 실력을 스스로 냉철하게 가늠해야 한다. 혼자서 준비 플랜을 세우고 충분히 공부할 수 있는지, 아니면 솔직히 어디서부터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막막한 지에 대해 판단하는 것이다. 이때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주저없이 선택하는 편이 낫다.
■시험 준비는 최소 두 달 전부터
많은 시험 준비에 있어 벼락치기가 통용되고 있지만 AP 시험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논리력과 이해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대부분 과목에 있어 거의 효과를 볼 수 없다. 현실적으로도 모의고사를 여러 번 치르고 자유응답형 문제 스킬 등까지 갖추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최소한 2~3 달 전부터는 시험 준비에 임하라고 조언한다. 이제 2월 말이기 때문에 AP 시험까지는 두 달여가 남았다. 한 달간 개념을 정리하고 남은 기간 문제풀이를 통해 실전 연습을 하는 등 지금부터라도 디테일한 플랜을 짜보는 게 절실하다.
■노트와 교재를 적극 활용할 것
대부분 AP 시험은 1년 동안의 수업 내용을 총망라해 평가한다. 이런 점에서 각 과목별 아이템과 교재들을 적극 활용하는 게 AP 시험 준비의 첫 걸음이다. 가장 좋은 시험 준비 팁이라면 수업 시간에 내용을 기록한 수업 노트에서 핵심을 뽑아 스터디 가이드로 압축하는 것이다. 이미 한 번 필기했던 내용을 다시 정리하고 요약하다 보면 머릿속에 개념이 쏙쏙 박히게 될 것이다.
다음 단계는 자신에게 맞는 부교재와 프렙북을 찾는 것이다. 학교에서 배우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가능성이 있어 과목별로 부교재를 활용하는 것이다. 서점에는 많은 AP 시험 준비서가 나와 있는데 준비서별로 차이가 있다. 어떤 책은 설명과 정보가 많은 반면 어떤 책은 연습 문제에 중점을 둔다. 어떤 종류의 프렙북이 더 필요하고 도움이 되는지에 따라 결정하면 된다.
■가장 중요한 건 기출문제풀이
기출문제 위주의 공부를 하고 최대한 많은 지문과 유형을 접하는 것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방법이다. 칼리지 보드는 몇 년간의 시험과 자유응답형 질문에 대한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틀린 문제의 경우 왜 틀렸는지 짚어보면서 자신이 이해하지 못했던 점, 알고 있었지만 답을 풀지 못한 이유를 찾는데 주력해야 한다.
AP 시험의 가장 힘든 부분 중 하나는 난이도와 함께 지치지 않고 시험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대부분 AP 시험이 거의 쉬지 않고 약 3시간 동안 읽고 써야 하는 강행군이다. 그만큼 에너지가 많이 소진된다. 이런 점에서 연습문제를 풀 때는 실제 시험처럼 시간을 측정하는 게 현명하다. 이런 연습은 실력 연마는 물론 시험 지구력을 기르는 데도 도움이 된다. 또 많은 모의고사는 시험 당일의 긴장이나 불안감을 해소하는데도 좋은 역할을 한다.
■취약한 과목에 더 집중할 것
AP 시험을 더 효과적으로 준비하려면 과목별로 우선순위를 정하는 게 현명하다. 일단 더 취약한 과목에 더 많은 시간을 배정하고 집중을 해야 한다. 또 만점을 목표로 하는 주력 과목도 선정하는 게 좋은데 이때 대학에서 원하는 전공의 기초과목을 우선으로 하는 편이 낫다.
■표준화시험 대신 AP 점수로
SAT와 ACT 같은 표준화시험 점수 제출이 의무화가 아닌 선택으로 변경하는 대학들이 늘어나면서 대학에 따라서는 대입 전형에서 AP 시험 점수를 중시하고 더 면밀히 체크할 가능성이 커졌다. ‘테스트 플렉시블’(test-flexible) 정책을 시행하는 대학들의 경우 AP 시험점수가 5점이라면 당연히 대입 전형에서 유리할 것이다.
일부 대학의 경우 입학 전형의 주요 기준으로 AP시험 점수를 사용하고 있다. 만약 AP시험을 표준화 시험 점수로 사용하고 있다면 공식 AP점수 보고서를 지원한 대학에 제출해야 한다.
■스터디 그룹도 도움
교사와 자주 상담하는 것도 괜찮다. 담당 교사는 많은 경험과 자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시험을 준비하는데 유용한 팁을 알려줄 수 있다. 이 때 연습 문제를 요청하거나 시험 준비에서 어디에 중점을 둬야 할지 조언을 구해 본다. 친구들과 스터디 그룹을 통해 공부할 수도 있다. 일주에 한 번 정도라도 함께 공부한다면 시험준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시험은 쉬운 문제부터
시험을 치를 때 순서대로 답해야 한다는 원칙은 없다. 이런 점에서 일단 쉬운 문제부터 풀며 시간을 세이빙하는 게 좋다.
디테일한 시험계획 세우고 벼락치기 시험 준비는 금물
어려워 시간이 걸리는 문제는 건너뛰고 나중에 다시 푸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다지선다형 문제는 물론 자유응답 섹션 모두에 해당된다. 단 이때 OMR 카드나 테스트북클릿 작성에 주의해야 한다. AP 시험의 경우 오답을 적어도 페널티가 없다는 점에서 전략상 가급적 모든 문제에 답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객관식의 경우 정답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일단 확실한 오답부터 제거하는 방식으로 풀어보는 것도 좋다. 정답을 맞힐 가능성을 높여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시간 배분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입 전형의 기준이 되나
대입전형에서 AP 시험 점수가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해 많은 수험생이 궁금해 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답변은 ‘상황에 따라 다르다’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AP시험 점수가 대학 합격 여부에 있어 ‘중요한 요소’는 아니라는 전문가들의 설명도 있다.
물론 다양한 과목에서 최고점인 5점을 받을 정도의 우수한 AP 시험 점수를 받은 학생이라면 박빙으로 희비가 교차하는 대입 전형에서 경쟁자들에 비해 강점을 지닌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런 점에도 불구 대입 전형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시험 점수, 내신 성적, 레주메와 동등한 취급을 받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또 하나 염두에 둘 것은 만약 수강한 AP 과목의 내신 성적과 시험 점수 사이에 간격이 크다면 대학측에선 고교의 성적 인플레이션이 있다는 것으로 간주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어쨌든 AP 시험 점수는 자발적 보고를 원칙으로 하고 있어 만족스럽지 않은 점수라면 보고하지 않는 편이 낫다.
■AP 수강 대입에는 긍정적
대입 전형에서 AP시험 점수가 결정적인 요소가 아니라는 의견이 있다고 해도 이는 AP 과목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라고 이해해야 한다. 쉽게 말해 AP 시험 점수가 중간급 정도의 중요도를 갖고 있다면 AP 과목 수업 자체는 아주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 이유는 대입 전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내신 성적이기 때문이다. AP 과목을 수강한다는 것은 자신이 학업에 열정적이고 도전적이라는 것을 보여 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AP 과목들은 보통 기본 과목들보다 더 많은 과제와 리딩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대학들은 재학 중인 고등학교에서 몇 개의 AP과목을 개설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도 알게 된다. 물론 AP나 IB 수업을 제공하지 않는 고등학교의 상황도 감안한다는 뜻이다. 특히 경쟁률이 높은 대학을 목표로 한다면 가능한 많은 AP과목을 수강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특히 AP수업을 수강한다고 해서 꼭 과목마다 AP 시험을 치러야 할 필요도 없다.
■AP 과목 선택과 수강 시기
AP 과목은 언제, 몇 개 정도를 수강할는 것이 좋을까. 교육 전문가들에 따르면 10학년의 경우 가능하면 1~2과목, 11학년은 2~3과목, 12학년은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는데 아이비리그 등 명문대 입학을 원한다면 중요 과목 중에서 3~5개 정도를 선택한다. 명문대 진학이 목표라면 9학년부터 어떤 과목을 언제 수강할지 미리 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AP 과목은 영어, 수학, 과학, 외국어, 역사 등 다양하게 선택하는 것이 좋으며 자신이 원하는 전공을 고려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AP 시험 난이도는 대학 1~2 학년 수준으로 3점 이상을 받으면 해당 과목의 대학 학점을 미리 취득할 수 있다. 5점의 경우 대학에서 같은 과목을 수강했을 때 A 학점 취득이 가능한 수준이며 4점은 B 학점, 3점은 C학점으로 간주된다. 통계에 따르면 AP 시험 응시생의 3분의 2 가량이 3점 이상을 받고 있다. AP 수강의 장점이라면 대학 입학사정 시 유리하고 입학 후에는 조기 졸업에도 도움을 준다. AP 과목에 대해 학점을 인정받았다면 다른 학생들보다 적은 수의 과목을 신청해도 되기 때문에 매 학기 수업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