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수업 피했다는 오해 생겨”
“지나치게 긴 이력서도 피해야”
대입 지원서에는 학업이나 교내활동, 학교 밖의 특별활동과 봉사활동 등 고등학교 4년 동안의 모든 시간을 고스란히 나열해야 한다. 이렇게 힘들게 4년을 완벽하게 준비해놓고도 원서를 작성할 때나 에세이를 쓸 때에는 혼자서 쓸 수 있다거나 학교 영어 선생님이 에세이를 읽어준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요즘처럼 경쟁이 치열할 때 에세이가 입학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원서 작성 뿐만 아니라 에세이도 대입 원서 준비 과정이라는 걸 잊어서는 안 되며 최대한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도록 꼼꼼히 작성해야 한다. 각 대학 입학 사정관들이 말하는 학생들이 원서작성시 실수하는 건 무엇인지 정리했다. 입학사정관이 직접 지적한 항목에는 우리 한인 학생들도 흔히 실 수하는 항목이 있어 다시 한번 점검을 해볼 필요가 있으며 대입 원서만큼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원서에 있는 설명 무시하기
클렘슨 대학의 로버트 바클리 입학사정관이 말하기를 국제 학생만 답해야 할 질문이라고 표시가 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비자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을 하는 미국 학생들이 있다고 한다.
심지어 F1이나 J2 같은 비자 종류를 묻는 칸에는 ‘Bank of America’라며 비자 번호 대신 크레딧카드 번호를 쓴 학생도 있었다고 한다.
이처럼 어이없는 실수는 학생이 정말 대학에 걸맞은 판단력이 있는지를 의심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원서 작성은 일찍 시작하고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은 학교 카운슬러나 대학 측에 연락을 해서 확인을 하고 제대로 작성을 해야 한다.
오타 맞춤법 실수
오벌린칼리지의 데보라 체몬테 입학사정관은 컴퓨터의 맞춤법 검사 프로그램을 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에세이 교정을 꼭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인 학생들도 문법에서 실수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되는데 가장 먼저 자신의 4년을 정리한 원서에서부터 첫 인상이 안 좋다면 당연히 다음 단계에서도 좋은 인상이 남아있지는 않을 것이고 이런 실수는 기본이 안 되어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한 지원자가 오벌린 졸업생이 쓰고 연출한 뮤지컬 ‘라이온킹’의 열렬한 팬으로 매우 좋은 에세이를 썼는데 제목에 ‘Lion’ 대신 엉덩잇살을 뜻하는 ‘Loin’을 써서 낸 사례가 있었다. 결국 불합격을 받았는데 오타 때문에 불합격을 받은 건 아니었지만 그 오타가 합격을 받는데도 당연히 도움이 못 되었다고 한다.
굉장히 기본적인 부분이라 쉽게 지나칠 수 있는데 그만큼 놓쳤을 때 타격이 클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기 때문에 몇 번씩 검토할 필요가 있다.
지나치게 긴 이력서
베이츠칼리지의 리아 웨이즌버거 사정관은 아직 어린 학생들이 짧은 경험을 부풀려 몇 장짜리 이력서를 만들어 내는 것을 보는데 짜깁기한 긴 이력보다는 지원서의 과외활동 부분을 충실하게 작성하기를 권했다. 자신을 어필하는 것도 좋지만 과유불급이라고 양보다 질로 승부를 겨뤄야 한다.
같은 말 반복하기
비슷한 지적으로 UC버클리의 에이미 자리치 입학본부장은 원서를 쓸 때 섹션마다 최대한 새로운 내용을 쓸 것을 권했다.
예를 들어 첫 번째 에세이가 대가족에 대한 내용이었다면 두 번째 에세이에서까지 할머니를 얼마나 존경하는가에 대한 내용은 쓰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미 성적표와 시험성적 과학 연구 프로젝트로 학구적인 면이 부각된 학생이라면 단순히 공부만 좋아하는 학생이 아니라 자신만의 특별한 면모를 더 알 릴 수 있는 주제를 쓰자.
에세이를 읽지 않으면 입학사정관이 알 수 없었을 내용으로 다양한 모습을 어필하여 원서에 나와있는 숫자들 이외의 모습들을 보길 원하며 이런 다양한 모습은 학생을 파악하는데 더 많은 도움이 된다.
상투적인 에세이 쓰기
윌리엄앤메리칼리지의 헨리 브로더스 입학사정관이 지적한 건 봉사활동 경험에 대해서라든지 ‘모두가 화합하면 뭐든지 할 수 있다’ 같이 흔한 내용 말고 독창적인 글을 쓰라고 조언했다. 몇백 몇 천 개의 에세이를 읽어야 하는 입학사정관의 입장에서는 벌써 수십 번도 더 본 듯한 에세이를 또 읽어야 하는 것만큼 고문도 없을 것이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자란 학생은 많다. 의사가 되고 싶어하는 학생도 많다.
물론 학생의 진실한 열정이 바탕이 되어야 에세이가 빛이 나는 법이지만 꼭 평범한 주제의 에세이를 써야겠다면 또래보다 더 깊이있고 통찰력이 있거나 색다른 사고방식을 보여 줄 필요가 있겠다. 내가 쓴 에세이와 비슷한 에세이가 몇 개나 더 있을까? 그 어떤 에세이도 입학 사정관을 지루하게 한다면 결코 좋은 에세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학생의 입장에서 보면 특별할 것 없이 평탄하게 자라온 환경에서 에세이 주제를 선택하려니 스스로에게는 큰 이슈가 되겠지만 비슷한 다른 수 만 명 학생들이 적어낸 에세이를 생각해야 한다. 좀 더 창의적인 에세이가 나오지 않는다면 자신의 에세이는 묻혀버릴 것이다.
목적 없이 대학에 지원하기
라이스대학의 크리스 뮤노즈 입학사정관은 대학마다 맞춤 에세이를 쓰지 않으면 좋은 에세이일 확률이 낮다고 강조했다. 다른 학교에도 제출한 에세이를 학교 이름을 바꾸지 않고 제출한 경우도 흔하다고 한다.
단순히 이름의 문제가 아니다. 굳이 왜 우리 학교 우리 교수진이어야 하는가? 진심으로 그 학교에 관심이 있다면 구체적인 이유를 댈 수 있어야 한다고 보기 때문에 지원하는 10개 이상의 대학마다 에세이를 매번 새로이 쓸 수는 없다고 해도 각 대학에 특성을 겨냥해서 꼭 수정해야 한다.
이 점은 한인 학생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요즈음 더 많은 대입 원서를 작성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는데 그러다 보니 학생들이 지원하는 이유도 없이 지원서를 내는 경우가 허다하다. 더구나 경쟁력이 좀 떨어지는 학생일수록 지원 대학 개수를 늘리기 때문에 실수가 발생한다. 원서를 제출하기 전에 좀 더 철저히 검토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 한다.
자격 요건 미달
보스턴대학의 켈리 월터 입학사정관은 학생들이 대학에 관한 리서치는 일찍 시작하는 추세이지만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요건까지는 자세히 보지 않아서 문제가 되기도 한다고 경고했다.
예를 들어 엔지니어링 전공을 할 학생은 기본적으로 고등학교에서 물리와 미적분을 들어야 한다. 그렇기에 다른 조건은 다 갖추었는데 필요한 과목을 듣지 않은 학생의 원서를 검토하는 것만큼 안타까운 일도 없다고 했다. 관심 있는 대학교나 전공이 있다면 필요한 수업이나 요건이 무엇인지 지원하기 전에 파악해야 하겠다.
설명하지 않기
콜게이트대학의 캐런 지아니노 입학사정관은 성적표나 과외활동에 질문이 생길 여지가 있다면 미리 설명하는 게 좋다고 한다. 예를 들어 프랑스어를 3년이나 들었는데 고등학교 마지막 해에 그만두었다면 스케줄이 겹쳤다든지의 설명 없이는 그냥 어려운 수업을 피하려고 중단했다고 오해할 수 있다.
만약 엔지니어링 전공의 학생이 스패니시를 3까지 듣고 다음해엔 대신 과학 관려 과목을 2개나 선택했다면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그렇지 않고는 의문이 생길 수 있는 항목일 것이다. 가능한 전문가에게 원서를 훑어보게 하고 조금이라도 의아한 점이 있는지 확인받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팁을 제시했다.
한인 학생들도 스패니시 과목을 보통 3까지 듣고 그만두는 학생들이 많다. 다른 수준 높은 과목을 선택했을 때는 AP스패니시를 선택하지 않은게 이해가 가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는 당연히 아카데믹 도전이 부족하다고 여길 수도 있다.
수 변 원장 | 보스톤에듀케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