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 2010
만추(晚秋, 영어: Late Autumn)는 이만희 감독의 1966년 동명의 작품을 김태용 감독이 미국 시애틀을 배경으로 2010년에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현빈과 탕웨이가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된 이 작품은 2010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상영되었으며 이 영화에서 감독과 배우 사이로 만난 중국스타 탕웨이와 김태용 감독이 결혼을 해서 한때 연애가의 탑뉴스로 자리잡기도 했다.
수감된 지 7년 만에 특별 휴가를 나온 여자 애나와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는 남자 훈의 짧고 강렬한 사랑.
시애틀의 주택가. 완전히 넋이 나간 한 여자가 도로를 내려온다. 무언가 생각이 난듯 정신을 차리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니 한 남자가 쓰러져있다. 혹시나 했는데.....본의아니게 남편을 죽인 죄의식 속에서도 남편의 손에 쥐어져 있는 사진 한장을 발견하고는 불현듯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서 사진을 조각을 내어서 씹어 삼킨다.
그리곤 프래즈노의 을씨년스러운 교도소로 장면은 이어진다.
수인번호 2537번 애나.
그로부터 7년 뒤, 애나는 교도소에서 어머니의 부고로 장례에 참석하기 위해 사흘의 휴가를 받아서 시애틀로 가는 버스를 타게 된다.
시애틀행 버스에서 운명적으로 옆자리에 앉은 남자는 훈.
사랑이 필요한 여자들에게 에스코트 서비스를 하는 그는, 미국에서 교포여자를 상대로 '즐거움'을 선사하는 그렇고그런 일에 종사하고 있는 한국남자인데 누군가로부터 도망치는 중이다. 쫓기듯 간이정거장에서 차에 탄 훈은 애나에게 차비를 빌린다. “나랑 만나서 즐겁지 않은 손님은 처음이니까, 할인해 줄게요. 오늘 하루.” 훈은 돈을 갚을때까지 간직하라며 억지로 시계를 채워주지만 애나는 무뚝뚝하게 돌아선다.
7년 만에 만난 가족도 시애틀의 거리도, 자기만 빼 놓고 모든 것이 변해 버린 것 같아 낯설기만 한 애나. 돌아가 버릴까? 발길을 돌린 터미널에서 훈을 다시 만난다. 그리고 장난처럼 시작된 둘의 하루. 시애틀을 잘 아는 척 안내하는 훈과 함께, 애나는 처음으로 편안함을 느낀다.
“2537번, 지금 돌아가는 길입니다…” 이름도 몰랐던 애나와 훈. 호기심이던 훈의 눈빛이 진지해지고 표정 없던 애나의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떠오를 때쯤, 누군가 훈을 찾아 오고 애나가 돌아가야 할 시간도 다가오는데...
서로 아픈 사연과 현실을 살고 있는 두 남녀는 어느새 서로에게 조금씩 빠져든다. 짧은 시간에 많은 일을 겪은 그들은 애나가 출소하는 날 다시 만나길 기약한다.
프래즈노에서 시애틀까지는 약 930 마일이다. 개인적으로 드라이브를 해도 16시간이 소요되는 거리지만 Greyhound 버스의 스케쥴을 보면 중간에 손님들의 탑승을 위해서 Local 로 내려서도 몇번 정유를 해야하며 또한 중간 중간 휴식을 해야하기에 꼬박 20시간 이상이 걸리는 거리이다. 이런 긴 여정속에서 모자라는 버스요금 $30 을 빌리면서 그들의 얘기는 시작된다.
참고로 Greyhound 나 기타 버스를 탈 경우 프래즈노에서 시애틀까지의 요즘의 버스요금은 $110-$130 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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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박유희의 그때 그 영화 글 중에서 이만희 감독의 오리지날 만추에 관한 글이다.특별휴가 받은 여죄수;위조지폐범 청년 ‘사랑과 이별’ 뛰어난 영상미 호평…흥행도 성공
‘만추’는 3일간의 특별휴가를 받은 여죄수와 위조지폐범으로 쫓기는 청년의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다.늦가을이라는 의미의 제목처럼 인생에 대한 깊은이 해에 바탕을 둔 원숙한 사랑을 보여준다.
1960년대 한국영화의 전성기를 경험했던 세대에게 최고의 걸작을 꼽으라고 하면 가장 많이 돌아오는 대답이 있다. 바로 이만희 감독의 <만추>이다. 늦가을이라는 뜻의 만추라는 제목에서부터 고독과 운치가 느껴진다. 그리고 스산한 가을을 배경으로 하는 흑백의 스틸컷(영화 속 한장면이 담긴 사진)들은 그러한 느낌이 영화에 그대로 깃들어 있음을 말해주기도 한다.
영화는 교도소에 복역 중인 한 여인(문정숙)이 출소를 1년 앞두고 모친상을 당해 주어진 3일간의 특별휴가 기간에 겪는 사랑과 이별 이야기다. 그녀는 어머니의 산소를 찾아가는 기차 안에서 우연히 한 청년(신성일)을 만난다. 그의 낙천적인 태도와 너스레에 여인은 복역하는 동안 굳게 닫혔던 마음의 빗장을 열고 그와 사랑에 빠진다. 그런데 사실 청년은 위조지폐범으로 경찰에 쫓기는 몸이었다. 불안한 상황에 놓인 청년과 여인은 정처 없이 늦가을의 무덤가, 쓸쓸한 동물원, 인적 없는 갯벌을 함께 헤맨다. 그러면서 황폐해진 영혼을 말없이 위로하고 자연스레 서로에 대한 뜨거운 갈망을 깨달아간다.
그러다 헤어짐의 순간이 다가오자 빈 기차 화물칸을 찾아 사랑을 나눈다. 여인이 교도소로 복귀하기 직전 둘은 교도소 앞 우동집에서 마지막 식사를 하는데 청년은 이별의 슬픔을 감추려고 더욱 너스레를 떤다. 사정을 모르는 여인은 형기를 마치는 1년 뒤에 청년과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고 그가 건네준 내복을 품에 안고 교도소로 들어간다. 여인이 사라지자 청년은 기다리고 있던 형사들에게 체포된다. 1년 후 출소한 여인은 약속했던 공원에서 청년을 기다리지만 그는 나타나지 않는다. 홀로 남은 그녀 주변으로 흩날리는 낙엽만이 그녀의 심경을 대변한다.
이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는 영상 천재라고 불렸던 이만희 감독에 의해 연출돼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 영화가 제작된 시기에 한국영화에서는 예술성이 추구되고 있었고 이를 갖추고자 문학작품에 기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이 영화의 각본은 애초부터 최대한 대사를 절제하고 영상 미학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기획됐고, 그 결과 한국 예술영화의 새로운 경지를 선보인 작품이 탄생할 수 있었다. 당시 신문 기사에 의하면 이 영화는 재래식 영화수법에서 탈피해 “시적 감흥 북돋는 영상”(<경향신문>, 1966.12.3), “세계영화예술에 도전하는 한국영화의 정점”(<동아일보>, 1966.12.1)이라고 호평받았다. 또 당시 20만에 육박하는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크게 성공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재 우리는 이 영화를 볼 수가 없다. 영화 유산에 대한 지난날의 인식 부족으로 영화의 원본 필름이 세관에서 소각되었고 지금까지 복사본 한벌조차 발견되지 않고 있다. 북한에서 영화 활동을 했던 최은희씨의 증언에 의하면 영화광이었던 김정일의 필름 수장고에 <만추>가 있다고 하나 현재로서는 그것도 확인할 길이 없다.
그나마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것은 <만추>가 여러번 리메이크되었다는 사실이다. 국내에서는 <육체의 약속>(감독:김기영, 1975년 작), <만추>(감독:김수용, 1981년 작), <만추>(감독:김태용, 2010년 작)까지 세번에 걸쳐 리메이크되었고, 일본에서는 <약속>(감독:사이토 고이치, 1972년 작)이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되기도 했다. 그중에서 원작에 가장 가까운 작품으로 평가되는 것은 김수용 감독의 <만추>이다. 이 영화와 현재 남아 있는 원작의 스틸컷들을 살펴보면 아쉽게나마 이만희 감독의 <만추>가 떠오르는 듯하다.
<영화평론가>
고 이만희 감독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이만희 감독은 1931년 서울 출신으로 1961년 영화 '주마등'의 감독으로 데뷔했다. 이후 1963년 영화 '돌아오지 않는 해병'으로 제3회 대종상과 제1회 청룡상에서 감독상을 수상하는 등 연출력을 인정 받았다.
젊은 세대들에게 유명한 현빈, 탕웨이 주연의 만추도 이만희 감독의 1967년작 '만추'를 리메이크한 것이다. 고(故) 이만희 감독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만추'는 절박한 남녀의 애정을 묘사한 작품으로 제17회 베를린영화제 출품을 비롯해 각종 영화제에서 대상과 감독상을 휩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