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춘 법
이춘금氏(가명)는 필자와 가끔 상담하시곤 하는 50대 후반의 여성분이시다. 다니던 직장에서 갑자기 예고 없이 해고를 당하니 당장 그 달치 방세가 걱정이었다. 어려서 철없이 부모가 반대하는 결혼을 한 뒤 몇 년 못 살고 이혼하고 딸 하나 키우며 평생을 살았다. 여기저기 미국 안 가본 주가 거의 없을 정도로 떠돌며 살았는데 이분 사주팔자 속에 강한 역마살 때문 이었을 것이다. 어렵게 살면서도 남들에게 한 번도 아쉬운 소리 안하고 살았고 더더우기 부모형제에게도 도움을 청해 본 적 없을 정도로 자존심이 강했다. 딸은 성장하여 엄마 곁을 떠났고 그래도 어려운 살림에 대학까지 졸업 시켜서 떳떳한 직장까지 얻어 떠났으니 대견한 일이였다. 50대 후반의 나이에 이곳저곳 수 십군데도 넘게 이력서를 넣어 보았으나 다들 고개를 저었다.
“나이 많은 여자라서 아무래도 저보다 어린 사장님들이 함부로 부릴 수 없을 것 같아 불편한가 봐요!” 필자에게 털어놓은 취직 안 되는 이유였다. 법이 있으니 대놓고 나이 탓을 하지는 않지만 그런 것 같다고 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홈리스 되는 게 시간문제 인 것 같아요. 어쩌면 좋죠?” 안타까와 발을 동동 구르며 자신이 언제 취직이 될 수 있을지 취업 운 을 묻는다. 필자가 운을 짚어보니 한 달 안에는 어느 곳이든 취업할 수 있을 운이었다. “한 달 안에는 취업 운이 있는데 별로 신통한 자리는 아닌 것 같네요!” 라고 하니 “아휴! 신통하고 말고가 어딨어요? 내 처지에 찬밥, 더운밥 가릴 땐가요? 정말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그토록 절박했던지 필자가 취직을 시켜준다고 한 것도 아닌데 연신 ‘고맙습니다’를 연발하신다. 시간이 조금 흐른 뒤 취업이 됐다고 인사를 하러왔는데 정말 신통치 못한 자리에 취직이 된 것 같았다.
어디에서 근무 중이냐고 물어도 대답을 잘 하지 않는다. 프라이버시 문제이니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런데 몇 달이 지난 뒤 사색이 돼서 필자를 다시 찾았다. 와서 하시는 말씀이 “아이고 선생님! 저 어쩌면 좋아요? 나이 먹어서 이런 개망신이 어디 있어요? 어쩌면 좋죠 선생님?” 라고 하시며 안절부절이다. 두서없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아마도 맛사지 팔러 업체에 취업을 하신듯했다. 아가씨들 밥이나 해주며 청소 등 간단한 뒤치다꺼리만 해주면 한 달에 5천불씩이나 많이 월급을 주고 아가씨들이 이모! 이모! 하며 집어주는 팁이 꽤나 된다고 했다. 아가씨들이 돈을 쉽게 버니 인심도 후하다 했다. 처음에는 꺼려져서 망설였지만 당장 집에서 쫓겨나야 할 저지이니 어쩔 수 없이 취직을 했다고 한다. 높은 수입도 큰 유혹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경찰이 들이 닥쳤다고 한다. 경찰이 매춘현장을 단속 하려면 사복형사들이 손님으로 가장하고 매춘 업을 하는 업소를 찾아가서 증거를 잡는다고 했다.
아가씨들은 주로 리빙룸이나 대기실에서 화투치며 손님을 기다리고 주방에서 일하는 일명 ‘이모’들이 찾아온 사람에게 문을 열어주고 대화를 나누게 되는데 보통 손님들이 이 주방 아줌마에게 여자를 원한다고 이야기한다고 한다. 아줌마가 손님을 룸으로 안내하면 아가씨들과 손님이 흥정을 하고 돈을 지불하는데 돈을 건네고 난 후 손님으로 가장한 형사가 무전으로 신호를 하면 밖에 대기하고 있던 정복경찰들이 들이닥치는 식으로 단속을 하는 게 보통이란다. 아가씨들은 매춘 혐의로 체포하고 나이든 주방아줌마 일명 이모들은 주인이나 메니저 혐의로 체포된다고 했다. 이춘금氏는 전혀 이런 위험부담에 대해 들은바 없어 무서워서 벌벌 떨기만 했는데 체포되는 과정에서도 아가씨들은 껌을 딱딱 씹으며 “에이 재수 없어 XX" 이라며 태연했다고 한다.
매춘행위는 경범죄에 해당되어 벌금 몇 푼 내면 끝이지만 주방아줌마가 메니저로 인정되면 그야말로 중범이 된다고 했다. 메니저나 포주는 경범죄가 아닌 중범으로 다뤄지기에 까딱 잘못하면 감옥에 가야하고 심하면 추방될 수도 있기에 심각하다고 했다. 아무튼 이춘금氏는 날벼락을 맞은 셈이다. 더더욱 기가 막힌 일은 이런 단속과정에서 경찰들에게 강간당하는 일이 종종 있다는 점이였다. 아무리 억울해도 증거가 없으니 소용없고, 만약 시끄럽게 굴면 괘씸죄에 걸려 이런저런 올가미를 씌워 감옥에 보낸다고 했다. “선생님! 저 어쩌면 좋아요? 저보고 아가씨들 관리하는 메니저 혐의를 씌웠어요! 감옥에 가서 깜빵살이 하고 추방까지 될 수 있다고 하니 어쩌면 좋아요? 이 나이에 매춘법에 걸렸으니 창피해서 앞으로 세상 어떻게 살아간대요?” 안타까운 일이였다.
이춘금氏에게 당시 취업운이 있었으니 이런 위험한 자리가 아니라도 다른 JOB이 분명이 생겼을 텐데 이런 위험한 자리를 선택한 것은 월급 5천에 팁이 잘하면 월 3천은 될 수 있다는 것에 돈 욕심이 났을 터였다. “그때 지금 이 자리하고 마켙에서 캐시보는 일이 나왔었는데 마켙일은 주는 시간도 적어서 한달내내 일해 봐야 2000불이 채 안돼서 욕심을 내다보니 이렇게 망조가 들었어요! 흑흑흑!” 참으로 안타까왔다. 그래도 필자가 이분의 운을 짚어보니 감옥에 가거나 추방될 운은 아니었다. 필자가 짚은 이분의 쾌가 ‘익지가인’의 쾌였기 때문이다. 풀이하면 ‘다소 곤란함을 겪다가 해결되는 운이다. 성사여부가 경각에 달린 문제가 있으니 빨리 결정하라. 한 가지를 선택하여 둘 다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둘 중 하나를 희생하여야 하는 운 이다’라는 말로 해석할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춘금씨는 아무 처벌도 받지 않고 무사할 수 있었다. 조건은 검찰에 이 업소의 약점을 최대한 상세히 증언하여 업주가 큰 처벌을 받을 수 있게 협조하는 조건이었다. 이 업소주인에게 자신을 소개해 준 사람을 배신하는 행위라서 망설여졌지만 까딱 잘못하면 자신이 팔자에 없는 매춘법으로 중형을 받을 수도 있어 인간적으로 안됐지만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하여 둘 다 놓치지 않게 하라. 둘 중 하나를 희생해야 하는 운’이라 했는데 둘 중 하나가 ‘인간관계에 대한 배신’이였고 나머지 하나는 ‘무사한 것’인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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